표준임대차계약서와 자유 양식, 뭘 써야 하나
임대차계약서 마스터·7분·
표준임대차계약서는 우선 사용을 권하는 서식이고, 당사자가 합의하면 다른 서식을 써도 계약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어느 쪽을 쓰든 제재가 따르지는 않으므로 선택 기준은 의무 여부가 아니라 빠뜨림을 얼마나 막아 주느냐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0조 = 법무부장관이 국토교통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하는 표준계약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되, 당사자가 다른 서식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경우는 예외
표준이라는 말이 의무처럼 읽히는 이유
법에 이름이 적혀 있지만 문장은 우선적으로 사용한다에서 끝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표준계약서에 관한 조항이 하나 있습니다. 서면으로 계약을 맺을 때 법무부장관이 국토교통부장관과 협의하여 정하는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입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반드시 그 서식을 써야 한다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항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당사자가 다른 서식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문장입니다. 우선적으로라는 표현과 이 단서를 함께 읽으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권장이지 강제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오해가 굳어진 데는 이름의 힘도 있습니다. 표준이라는 말은 규격이나 기준을 떠올리게 하고, 규격은 지키지 않으면 탈이 난다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이 서식을 쓰지 않았다고 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어느 쪽이 제재를 받는 일은 없습니다.
소관 부처를 잘못 아는 경우도 흔합니다. 부동산 관련이라 국토교통부가 만든 것으로 여기기 쉬운데, 조항이 정한 주체는 법무부장관이며 국토교통부장관과 협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표준계약서를 설명하는 글에서 이 부분이 자주 뒤바뀌므로 출처를 확인하고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양식 때문에 꼬이는 방식
- 표준 서식을 법정 의무 서식으로 알고 다른 양식을 무조건 거부한다
- 출처를 모르는 파일을 내려받아 그대로 인쇄한다
- 칸이 모자라 특약을 종이 여백에 손으로 몰아 적는다
- 상대가 준비한 양식을 읽지 않고 서명란만 찾아 채운다
-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파일로 출력해 와 문면을 대조하지 않는다
양식 문제를 없애는 방식
- 표준 서식은 권장이고 다른 서식도 유효하다는 것을 알고 고른다
- 언제 만들어진 양식인지 확인한 뒤 최신 기준으로 채운다
- 특약란이 넉넉한 양식을 골라 문장을 본문 안에 넣는다
- 상대가 준 양식이라도 칸을 하나씩 짚어 가며 읽는다
- 같은 파일로 출력해 같은 문면에 서명하고 각자 한 부씩 갖는다
두 양식이 실제로 갈리는 지점
효력에서는 차이가 없고, 빠뜨림을 막는 능력에서 차이가 납니다.
표를 보기 전에 기준을 하나 세워 두면 읽기가 쉬워집니다. 계약이 유효한가라는 질문과 계약서가 쓸모 있는가라는 질문은 다른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앞의 질문에서는 두 양식이 같은 자리에 서고, 뒤의 질문에서 비로소 갈라집니다.
| 보는 항목 | 표준임대차계약서 | 자유 양식 |
|---|---|---|
| 법에 이름이 있는가 | 있음 | 없음 |
| 써야 할 의무인가 | 우선 사용 권장 | 합의하면 사용 가능 |
| 계약의 효력 | 유효 | 유효 |
| 쓰지 않았을 때의 제재 | 해당 없음 | 없음 |
| 항목 누락 위험 | 칸이 미리 잡혀 있음 | 만든 사람에 달림 |
| 정하는 주체 | 법으로 정해져 있음 | 제각각 |
| 문언을 둘러싼 다툼 | 상대적으로 적음 | 표현 해석이 갈리기 쉬움 |
셋째 줄과 넷째 줄에 표시를 해 둔 것은 이 두 줄이 가장 자주 잘못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자유 양식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흔들리지 않고 어느 쪽도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 계약 자리에서 양식을 두고 실랑이할 일이 줄어듭니다.
실질적인 차이는 다섯째 줄 아래에 몰려 있습니다. 미리 잡힌 칸은 그 자체로 점검표 역할을 합니다. 채워야 할 자리가 보이면 비워 둔 것이 눈에 띄고, 눈에 띄면 묻게 됩니다. 자유 양식에서는 그 자리가 아예 없어서 무엇을 빠뜨렸는지조차 모른 채 서명하는 일이 생깁니다.
마지막 줄은 나중에 드러나는 차이입니다. 널리 쓰이는 문면은 같은 문장을 여러 사람이 같은 뜻으로 읽어 온 이력이 쌓입니다. 반대로 누군가 새로 쓴 문장은 두 당사자가 서로 다르게 이해했을 가능성이 그만큼 큽니다.
자유 양식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로
양식 자체가 아니라 양식이 비워 둔 자리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자유 양식으로 계약을 쓴 뒤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들여다보면 경로가 비슷합니다. 먼저 어디선가 받은 파일을 그대로 씁니다. 그 파일에는 특약을 적을 자리가 두세 줄뿐이거나, 관리비를 적는 칸이 없거나, 임대인의 인적 사항을 적는 자리가 이름 하나로 끝나 있습니다.
다음 단계에서 사람들은 빈자리를 종이 여백으로 해결합니다. 여백에 손으로 적은 문장은 나중에 언제 누가 썼는지를 두고 다투기 쉽습니다. 본문 안에 자리를 잡고 들어간 문장과 여백에 얹힌 문장은 읽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무게부터 다릅니다.
마지막 단계는 대조 없이 서명하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각자 출력해 온 파일이 미세하게 다른데도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면, 나중에 서로 다른 문면의 종이를 들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계약서는 같은 문면에 함께 서명해 각자 한 부씩 갖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래 점검표는 표준 서식이 아닌 양식을 쓰기로 했을 때 최소한으로 확인할 것들입니다. 다섯 줄을 모두 통과하면 어떤 양식이든 실무에서 큰 문제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자유 양식을 쓰기 전 확인
점검표의 둘째 줄을 넣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숫자만 적힌 금액은 한 글자만 고쳐도 자릿수가 바뀝니다. 한글 표기를 함께 두면 나중에 고쳐 쓴 흔적이 곧바로 드러납니다.
넷째 줄에서 본문 안이라고 못 박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특약은 계약서에서 가장 개별적인 부분이라 분량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자리가 좁으면 문장을 줄이게 되고 줄인 문장은 뜻이 흐려집니다.
그래서 무엇을 기준으로 고르는가
의무인지 따지지 말고 내 계약의 특수한 사정이 몇 줄인지부터 세십시오.
계약 내용이 단순할수록 널리 쓰이는 서식이 유리합니다. 보증금과 기간, 인적 사항만 정확히 들어가면 되는 계약이라면 굳이 새 양식을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잡혀 있는 칸을 채우는 것만으로 필요한 항목이 다 들어갑니다.
반대로 특수한 사정이 여러 줄 있는 계약이라면 특약 공간이 넉넉한 양식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임차인이 여럿이거나, 임대인이 공동명의거나, 반려동물이나 사업 용도처럼 따로 정할 것이 많은 경우가 여기 해당합니다.
고를 때 마지막으로 볼 것은 시점입니다. 임대차는 통지 기한이나 신고 기준처럼 개정으로 바뀐 항목이 많은 분야라, 오래된 양식에는 지금 기준과 어긋나는 안내 문구가 남아 있곤 합니다. 양식에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면 그 문구가 최신 기준인지 한 번 확인해 두십시오.
정리하면 선택의 축은 두 가지입니다. 내 계약이 담아야 할 항목이 다 들어가는가, 그리고 그 양식이 지금 기준을 반영하고 있는가. 이 둘을 통과하면 표준 서식이든 아니든 실무에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나요?
없습니다. 법은 우선 사용을 권할 뿐이고 당사자가 합의하면 다른 서식을 쓸 수 있습니다.
표준임대차계약서는 국토교통부가 만드나요?
소관 부처가 국토교통부 하나라고 적은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제30조는 두 부처가 협의해 정하도록 두었고 그 주체는 법무부입니다.
자유 양식으로 쓴 계약서도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확정일자는 서식의 종류가 아니라 계약서라는 문서에 부여됩니다.
중개사무소에서 주는 양식은 어느 쪽인가요?
널리 쓰이는 서식을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칸을 하나씩 확인하고 채우면 됩니다.
양식을 섞어 써도 되나요?
한 계약에는 한 문면만 두는 것이 원칙입니다. 필요한 내용은 특약으로 더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표준 서식에 없는 조항을 넣으면 문제가 되나요?
특약으로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이 정한 보호보다 임차인에게 불리한 내용은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