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에 무엇을 넣어야 하나요
임대차계약서 마스터·8분·
특약란에는 법이 정해 두지 않은 것, 그중에서도 이 집과 이 계약에만 해당하는 사정을 적습니다. 수리비를 누가 대는지, 보증금을 언제 어느 계좌로 돌려주는지처럼 조문을 펴도 답이 나오지 않는 항목이 이 칸으로 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0조 = 표준계약서를 우선 사용하되 당사자가 다른 서식에 합의하면 그러하지 아니함 · 특약의 개수나 형식을 정한 조항은 없음
누수는 임차인이 알아서 처리한다
노후 배관에서 비롯된 누수의 수리비는 임대인이 부담하고, 임차인의 사용 부주의로 생긴 파손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보증금은 퇴거 후 빠른 시일 내에 돌려준다
보증금은 임대차 종료일에 열쇠 반환과 맞추어 임차인 명의 계좌로 송금한다
임차인은 당분간 전입신고를 하지 않기로 한다
임차인은 잔금일에 주민등록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치고, 임대인은 그날까지 새로운 담보권을 설정하지 아니한다
특약란은 법이 비워 둔 자리를 메우는 칸이다
법이 이미 정한 것은 다시 적을 필요가 없고, 법이 침묵하는 것은 적어 두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주택 임대차에는 당사자가 손대지 않아도 굴러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2년보다 짧게 정했으면 그 기간을 2년으로 보고,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 날 오전 0시부터 제삼자에게 효력이 생깁니다. 이런 항목은 계약서에 한 줄도 없어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반대로 법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영역이 훨씬 넓습니다. 보일러가 고장 났을 때 누가 얼마까지 대는지, 관리비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세 사람이 함께 들어와 살아도 되는지는 조문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자리를 채우라고 만들어 둔 칸이 특약사항입니다.
그래서 특약을 고를 때 던질 질문은 하나로 줄어듭니다. 이 문장이 없으면 나중에 무엇을 두고 말이 갈릴 것인가. 갈릴 여지가 없는 내용이라면 굳이 넣어 계약서를 길게 만들 이유가 없고, 갈릴 여지가 큰 내용이라면 한 줄이라도 넣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서식을 어느 것으로 하느냐는 이와 별개입니다.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는 서면으로 계약할 때 우선적으로 쓰도록 되어 있을 뿐이고, 당사자가 다른 서식을 쓰기로 합의하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종이를 쓰든 특약란에 무엇을 적었는지가 나중에 읽히는 부분입니다.
이 집에만 있는 사정부터 적는다
다른 계약에 그대로 옮겨 붙일 수 있는 문장은 대체로 넣을 값이 낮습니다.
아래 표는 특약란에 올릴 후보를 두 갈래로 나눈 것입니다. 왼쪽 항목이 빠졌을 때 실제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가운데 칸에 적었습니다. 그 상황이 그려지지 않는 항목이라면 넣지 않아도 됩니다.
| 특약란에 올릴 값 | 적어 두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 | 판단 |
|---|---|---|
| 수리비를 가르는 금액 기준과 원인 | 고장이 날 때마다 처음부터 협의 | 넣는다 |
| 보증금을 돌려주는 시점과 입금 계좌 | 종료일에 순서를 두고 서로 기다림 | 넣는다 |
| 관리비에 포함되는 항목 | 청구서를 받고 나서야 내역을 확인 | 넣는다 |
| 반려동물·재임대처럼 허용 여부가 갈리는 행위 | 허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로 말이 갈림 | 해당될 때 |
| 법이 정한 기간과 상한을 옮겨 적은 문구 | 조문과 어긋나는 순간 그 줄이 분쟁거리 | 넣지 않는다 |
넷째 줄은 해당되는 계약에서만 씁니다. 반려동물을 기를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그 조항은 빈칸이나 마찬가지이고, 반대로 기를 생각이 있는데 한 줄도 없으면 이사한 뒤에 허락 여부를 새로 협의하게 됩니다. 계약 시점에 이미 알고 있는 사정은 그때 적어 두는 것이 가장 싸게 끝납니다.
마지막 줄이 가장 흔한 낭비입니다. 갱신이나 증액에 관한 조문을 요약해 옮겨 적어 둔 계약서가 많은데, 요약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조문과 계약서 문장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상태가 됩니다. 정확히 옮길 자신이 없으면 아예 적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요건을 뒤집으려는 문장은 힘을 쓰지 못한다
특약에 적었다고 해서 법이 정한 요건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이 전입신고를 미루기로 하는 문구입니다. 대항력이 생기려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쳐야 하고, 그 효력은 다음 날 오전 0시에 붙습니다. 특약으로 전입신고를 늦추면 요건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질 뿐입니다.
확정일자를 두고도 비슷한 오해가 생깁니다. 확정일자는 대항요건과 함께 갖췄을 때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요건이지, 그 자체로 대항력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특약에 확정일자만 언급하고 입주와 전입신고를 빼 두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두 요건이 다 모이지 않습니다.
차임을 매년 일정 비율씩 올린다는 문구도 그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존속 중인 임대차에서 하는 증액청구는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의 20분의 1을 넘지 못하고, 계약이나 앞선 증액이 있은 뒤 1년 안에는 다시 청구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 문장과 이 기준이 부딪히면 그 자리에서 협의가 다시 시작됩니다.
갱신에 관한 포기 문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보도록 법이 정해 두었습니다. 이 구조를 계약서 한 줄로 지우려는 시도는 분쟁의 씨앗을 남길 뿐이고, 실제로 다투게 되면 조문이 먼저 읽힙니다.
한 줄을 다듬는 순서
주체·시점·범위·증거, 이 넷이 들어갔는지만 보면 됩니다.
특약 문장이 쓸모없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표현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비어 있는 자리가 있어서입니다. 누가 하는지, 언제까지 하는지, 어디까지가 그 범위인지, 나중에 무엇으로 확인하는지가 한 문장 안에 들어 있으면 해석이 갈릴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아래 여섯 줄을 순서대로 통과시키면 대개 쓸 만한 문장이 됩니다. 특약을 새로 쓸 때뿐 아니라 중개사무소에서 받은 초안을 검토할 때도 같은 순서로 읽으면 됩니다.
특약 한 줄 점검
넷째 줄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집니다. 입주 시점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긴다거나 관리비 내역서를 매달 보낸다는 식으로 확인 수단을 함께 적어 두면, 다툼이 생겨도 무엇을 놓고 이야기할지가 정해집니다. 확인 수단이 없는 약속은 서로의 기억에 기대게 됩니다.
여섯째 줄은 형식적으로 보이지만 값이 큽니다. 같은 문장을 임대인은 상한으로 읽고 임차인은 최소한으로 읽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서명하기 전에 한 번씩 소리 내어 읽고 서로 같은 뜻인지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은 몇 분이면 충분합니다.
특약 때문에 다투게 되는 자리
분쟁은 특약이 없어서가 아니라 특약이 애매해서 생기는 쪽이 더 많습니다.
첫째는 범위가 열려 있는 문장입니다. 소모품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문구가 대표적인데, 형광등과 배관 부속과 보일러 부품 가운데 어디까지가 소모품인지에 대해 두 사람의 생각이 같을 이유가 없습니다. 금액 기준을 함께 적어 두면 이 다툼은 거의 사라집니다.
둘째는 시점이 비어 있는 문장입니다. 종료 후 반환한다거나 즉시 처리한다는 표현은 읽는 사람마다 며칠을 떠올리는지가 다릅니다. 보증금이 제때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사를 가야 하면 임차권등기명령이라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 애초에 날짜를 못 박아 두었으면 거기까지 가지 않았을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셋째는 계약서 안에서 서로 부딪히는 문장입니다. 본문에는 원상복구 의무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특약에는 벽지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적혀 있다면, 어느 쪽이 우선인지를 두고 다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특약을 추가할 때는 본문의 해당 조항을 함께 읽고 어느 쪽을 남길지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넷째는 계약 이후의 절차와 어긋나는 문장입니다. 보증금이 6천만 원을 넘거나 월 차임이 30만 원을 넘는 주택 임대차는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안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특약에 신고를 하지 않기로 적어 두어도 그 의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신고와 확정일자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특약에 적어 두더라도 절차를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 누가 언제 하느냐를 정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특약은 몇 줄까지 넣을 수 있나요?
줄 수를 정한 규정은 없습니다. 자리가 모자라면 별지에 이어 쓰고 양쪽이 함께 서명해 두면 됩니다.
중개사무소에서 준 특약 문구를 그대로 써도 되나요?
초안으로는 쓸 만하지만 그 집의 사정이 반영돼 있는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수리비와 관리비 항목은 특히 손을 대야 하는 부분입니다.
특약에 전입신고를 미루기로 적으면 어떻게 되나요?
요건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쳐야 그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이미 서명한 계약서에 특약을 추가할 수 있나요?
양쪽이 합의하면 추가할 수 있습니다. 추가한 자리에 두 사람의 날인을 함께 남겨 두어야 나중에 시비가 없습니다.
특약과 계약서 본문이 서로 다르면 어느 쪽이 맞나요?
그 자체가 분쟁 사유가 됩니다. 특약을 넣을 때 본문의 해당 조항을 함께 읽고 어느 쪽을 남길지 미리 정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