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서 시장 규모를 추정해 적는 법
사업계획서 마스터·9분·
시장 규모 칸의 내용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에 이르는 계산 사슬입니다. 어디서 얻은 값에 무엇을 곱해 어떤 범위로 좁혔는지가 문서 안에 남아 있으면, 값 자체가 다소 거칠어도 읽는 쪽에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칸은 법령이 정한 항목이 아니라 정부지원사업 공고가 붙여 배포하는 사업계획서 양식이 요구하는 자리 · 규모를 세 단계로 나누어 적는 방식은 투자·창업 실무의 관행이며 법이나 공고가 정한 구분이 아님
검토할 자리가 없는 방식
- 출처 없이 조 단위 숫자 하나만 적는다
- 몇 해 전 보고서의 값을 연도 표기 없이 옮긴다
- 산업 전체 규모를 그대로 우리 시장이라고 부른다
- 성장률을 곱해 미래 값을 만들고 근거를 생략한다
- 여러 자료의 값을 섞어 하나의 숫자로 합친다
검토할 자리를 남기는 방식
- 값마다 어느 자료의 몇 년 기준인지 붙인다
- 자료가 오래되었으면 그 사실을 적고 한계를 밝힌다
- 산업 전체에서 우리가 닿는 범위까지 좁히는 과정을 보인다
- 미래 값을 쓸 때 어떤 가정으로 늘렸는지 문장으로 남긴다
- 출처가 다른 값은 합치지 않고 나란히 둔 뒤 차이를 설명한다
이 칸은 문제인식에서 정의한 무리의 크기를 재는 자리입니다
시장 규모는 그 자체로 자랑하는 칸이 아니라 앞에서 정의한 곤란이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지를 재는 칸입니다.
사업계획서를 쓰다 보면 시장 규모 칸에서 가장 오래 멈춥니다. 우리 분야의 규모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고, 검색으로 나오는 값은 자료마다 다르며, 어떤 값을 골라야 하는지 알려 주는 규칙도 없기 때문입니다.
규칙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항목은 법령이 정한 것이 아니라 공고에 붙어 오는 양식이 요구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어느 자료를 써야 한다는 지정도 없고, 어느 정도 크기여야 한다는 기준도 없습니다. 대신 다른 요구가 걸립니다. 적은 값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칸을 채우는 방향이 정해집니다. 커 보이는 숫자를 찾아 넣는 것이 아니라, 앞 칸에서 정의한 무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재는 것입니다. 문제인식에서 이사가 잦은 세입자를 이야기했다면, 여기서 재야 할 것은 산업 전체가 아니라 그 무리의 크기입니다.
두 접근의 차이는 마지막에 드러납니다. 산업 전체 규모를 적어 두면 다음 칸으로 넘어갈 때 그 값을 쓸 데가 없습니다. 반대로 무리의 크기를 재 두면 매출 추정에서 그 값을 그대로 이어받아 몇 퍼센트를 가져오겠다는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칸에 배점이 얼마나 붙는지는 그해 공고의 평가기준표에 있습니다. 배점을 짐작해 적어 둔 글이 많지만 공고에 공개된 값만 사실이므로, 받아 둔 공고문에서 직접 확인하십시오.
위에서 내려오는 방식과 밑에서 쌓아 올리는 방식
규모를 재는 길은 크게 둘이고, 둘을 함께 써서 서로를 검산하는 것이 실무의 방식입니다.
첫째는 큰 값에서 출발해 우리 쪽으로 좁혀 오는 방식입니다. 공표된 산업 통계나 조사 보고서의 값을 출발점으로 삼고, 지역·연령·업종·채널 같은 조건을 차례로 걸어 범위를 줄입니다. 자료만 있으면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다만 좁혀 가는 각 단계가 곧 가정입니다. 어떤 조건으로 몇 퍼센트를 남겼는지가 적혀 있지 않으면 결과 값은 근거가 없습니다. 이 방식으로 쓴 문단이 힘을 잃는 자리는 대부분 마지막 한 번의 곱셈에 아무 설명이 없을 때입니다.
둘째는 한 사람 또는 한 건에서 출발해 쌓아 올리는 방식입니다. 고객 한 명이 얼마를 얼마나 자주 쓰는지를 잡고, 그런 고객이 몇 명인지를 곱합니다. 우리가 직접 관측한 값에서 시작하므로 설명하기 쉽고, 뒤에 오는 매출 추정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방식의 약점은 사람 수를 어떻게 잡느냐에 결과가 크게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두 방식을 함께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에서 내려온 값과 밑에서 올라간 값이 비슷한 자리에 놓이면 서로가 서로의 검산이 되고, 크게 어긋나면 어느 가정이 틀렸는지를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두 값이 어긋났을 때 한쪽을 지우고 맞는 것처럼 보이는 값만 남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나중에 가장 크게 되돌아옵니다. 어긋난 사실과 그 이유를 한 줄로 적어 두는 편이 문서를 지킵니다.
| 재는 방향 | 출발점 | 적어 두어야 하는 것 |
|---|---|---|
| 위에서 아래로 | 공표된 산업·업종 통계 | 조건마다 몇 퍼센트를 남겼는지와 그 근거 |
| 아래에서 위로 | 고객 한 명의 사용액과 빈도 | 그 값을 어디서 관측했는지와 표본의 크기 |
| 두 방향을 함께 | 양쪽 결과 | 어긋난 폭과 어긋난 이유 |
| 미래 시점으로 늘릴 때 | 현재 값과 증가 가정 | 어떤 이유로 늘어난다고 보는지 |
| 자료가 오래되었을 때 | 가장 최근에 확인된 값 | 자료 시점과 그 사이의 변화 가능성 |
표에서 경고색이 붙은 줄은 위험한 방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 줄을 쓸 때 함께 적지 않으면 문단이 무너지는 항목을 표시한 것입니다.
셋째 줄이 이 칸의 완성형입니다. 두 방향을 다 해 보고 차이를 남기는 것만으로 계획서의 다른 숫자들까지 신뢰를 얻습니다.
밑에서 쌓아 올릴 때 사슬을 만드는 순서
한 사람이 얼마를 쓰는가에서 시작해 곱해 나가되, 각 마디에 출처를 붙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쌓아 올리는 방식은 표로 보면 단순합니다. 어려운 것은 계산이 아니라 각 마디의 값을 어디서 가져왔는지 적는 일입니다. 아래 순서는 그 마디를 빠뜨리지 않도록 늘어놓은 것입니다.
숫자를 넣기 전에 사슬의 모양부터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양이 정해지면 어떤 값을 조사해야 하는지가 드러나고, 조사하지 못한 마디가 어디인지도 함께 보입니다.
- 한 건의 크기를 정한다고객 한 명이 한 번에 지불하는 금액이거나 한 건의 거래액입니다. 우리 서비스의 가격이 정해져 있다면 그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 한 사람이 한 해에 몇 번인지를 붙인다구매 주기입니다. 관측한 값이 없으면 유사한 서비스의 공개 자료를 쓰되 어느 자료인지 적습니다.
- 대상이 되는 사람의 수를 잡는다문제인식에서 정의한 무리입니다. 통계로 셀 수 있는 조건이면 통계를 쓰고, 셀 수 없는 조건이면 셀 수 있는 조건까지만 좁혀 적습니다.
- 우리가 실제로 닿을 수 있는 범위로 줄인다지역·채널·시기 같은 제약을 겁니다. 여기서 줄인 비율이 나중에 매출 추정의 출발점이 됩니다.
- 각 마디 옆에 출처와 기준 시점을 적는다자료명과 연도, 직접 관측한 것이면 언제 몇 건을 보았는지를 적습니다. 이 줄이 빠지면 앞의 네 단계가 전부 의견이 됩니다.
- 가정이 바뀌면 결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 줄 남긴다가장 흔들리는 마디 하나를 골라 위아래로 흔들어 봅니다. 결과의 폭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근거가 됩니다.
여섯 단계를 밟으면 문단이 아니라 표가 하나 나옵니다. 표로 두고 그 아래에 두세 줄로 읽는 법을 적어 두면 이 칸은 닫힙니다.
다섯째에서 대부분 막힙니다. 출처를 적으려고 하면 그제야 값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 마디가 나오는데, 그 마디가 바로 다시 확인해야 할 자리입니다.
세 단계로 나누어 적는 관행
규모를 전체·유효·확보 가능으로 나누어 적는 방식은 널리 쓰이지만 법이나 공고가 정한 구분은 아닙니다.
시장 규모를 이야기할 때 세 겹으로 나누어 적는 방식을 자주 봅니다. 가장 넓은 전체 시장, 우리 제품이 닿을 수 있는 유효 시장, 초기에 실제로 가져올 수 있는 확보 가능 시장으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영어 약자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분은 투자와 창업 실무에서 굳어진 관행입니다. 법령에 나오는 개념이 아니고, 공고 양식이 이렇게 나누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이 틀을 쓰지 않아도 되고, 쓴다고 해서 그 자체로 점수가 붙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쓸 만한 이유는 좁혀 가는 과정이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한 위에서 아래로 좁히는 작업을 세 칸으로 나누어 보여 주는 셈이라, 읽는 쪽에서 어느 단계의 가정이 미심쩍은지 짚기 쉬워집니다.
다만 세 겹으로 적어 두고 정작 겹과 겹 사이에 무엇을 곱했는지 적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칸만 셋으로 늘어난 것이고 근거는 하나도 늘지 않습니다. 이 틀의 값은 칸이 아니라 칸 사이의 화살표에 있습니다.
쓸 때는 관행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쓰십시오. 정해진 기준인 것처럼 적으면 앞 칸에서 공고와 법을 갈라 놓은 노력이 여기서 무너집니다.
그렇게 볼 근거가 없습니다. 평가항목과 배점은 그해 공고의 평가기준표에 있고, 이 구분을 요구한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좁혀 간 과정이 보이면 형식은 자유롭습니다.
하나를 골라 쓰되 다른 값이 있다는 사실을 함께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무엇을 세었는지가 달라서 값이 갈리는 경우가 많고, 그 차이를 설명하는 문장이 오히려 근거가 됩니다.
인접한 분야의 값을 빌려 오고 왜 그 값을 빌릴 수 있다고 보는지를 적는 방법이 있습니다. 빌려 왔다는 사실을 감추는 순간 그 문단은 되물었을 때 지킬 수 없게 됩니다.
여기 적은 값은 뒤에서 반드시 돌아옵니다
시장 규모 칸의 숫자는 매출 추정과 자금 계획에서 다시 불려 나오므로 혼자 있는 값이 아닙니다.
시장 규모를 크게 적어 두면 그 순간에는 유리해 보입니다. 그런데 다음 칸에서 매출 목표를 적을 때 그 큰 값의 몇 퍼센트를 가져오겠다는 문장을 쓰게 되고, 심사 과정에서는 그 퍼센트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 되묻게 됩니다.
값을 부풀린 계획서가 무너지는 자리가 대개 여기입니다. 규모 칸 하나만 놓고 보면 반박하기 어렵지만, 매출 추정과 나란히 놓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 지점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이 칸을 쓸 때는 다음 칸을 미리 열어 두고 쓰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 방향의 손해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좁게 잡으면 성장 전략에서 확장할 여지가 남지 않습니다. 초기에 닿을 범위와 넓혀 갈 범위를 따로 적어 두면 이 문제가 풀립니다.
아래 목록은 규모 칸을 닫기 전에 훑어보는 것입니다. 다섯 줄이 채워지면 뒤 칸에서 이 값을 불러 써도 문서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시장 규모 칸을 닫기 전에
넷째 줄은 시간이 걸리는 항목이라 자주 건너뜁니다. 그러나 두 방향의 계산이 남아 있는 계획서는 다른 숫자들까지 함께 신뢰를 얻습니다.
다섯째 줄에서 걸리면 규모 칸이 아니라 문제인식 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어받을 수 없다는 것은 앞에서 정의한 무리와 여기서 잰 무리가 서로 다르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로 커야 하나요?
정해진 기준이 없습니다. 크기 자체보다 그 값에 이르는 과정이 설명되는지가 문제이며, 좁은 시장이라도 왜 그 무리를 먼저 잡는지가 적혀 있으면 됩니다.
몇 년 뒤 시장 규모를 예측해서 적어도 되나요?
적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값에서 무엇을 근거로 늘렸는지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성장률만 곱해 놓고 근거를 생략하면 되물었을 때 답할 문장이 남지 않습니다.
통계 자료의 출처를 어디까지 적나요?
자료를 낸 곳과 자료의 이름, 기준 연도까지 적으면 충분합니다. 링크가 필요하다면 본문 대신 각주나 별도 목록으로 빼는 편이 문단을 읽기 좋게 만듭니다.
직접 조사한 값만으로 규모를 적어도 되나요?
됩니다. 몇 명을 어떤 방식으로 만났는지와 그 표본으로 전체를 짐작할 때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함께 적으면 오히려 설명하기 쉬운 근거가 됩니다.
시장 규모와 목표 매출을 같은 칸에 적어도 되나요?
양식이 칸을 나누어 두었다면 나누어 적는 편이 낫습니다. 규모는 시장의 크기이고 목표 매출은 우리가 가져올 몫이라, 한 칸에 섞이면 어느 쪽 가정이 틀렸는지 찾기 어려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