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관리대장 쓰는 법
연차 마스터·8분·
연차 관리대장은 법이 갖추라고 정한 장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만드는 이유는 남은 일수를 두고 말이 엇갈리는 순간이 반드시 오고, 그때 꺼내 대 볼 것이 없으면 양쪽 다 기억으로 겨루게 되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이 갖추라고 정한 서류 목록에 연차 관리대장은 없음 · 필수 기재 항목 수·명칭·서식을 정한 규정도 확인되지 않음
법이 시켜서 쓰는 장부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이 갖추라고 정한 서류 목록에 이 대장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연차 관리대장을 만들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대개 양식부터 찾습니다. 어딘가에 정해진 서식이 있고 그것을 그대로 채우면 되리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찾아도 나오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사업주에게 갖추도록 정한 것은 근로자명부와 임금대장 계통의 서류입니다. 연차 관리대장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칸을 몇 개 두어야 한다는 규정도, 무슨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규정도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만드는가. 나중에 대조할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남은 일수를 두고 말이 엇갈리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 꺼내 놓을 것이 없으면 양쪽 다 기억에 기대게 됩니다. 기억은 서로 다르게 남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규격을 알려 주는 글이 아닙니다. 무엇을 남겨 두어야 그 순간에 대 볼 수 있는지를 정리한 글입니다. 지켜야 할 목록이 아니라 남겨 둘 목록으로 읽어 주십시오.
이 차이는 실무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의무 서류라면 형식을 맞추는 것이 목적이 되지만, 대조를 위한 기록이라면 형식보다 되짚을 수 있느냐가 목적이 됩니다. 두 목적은 서로 다른 칸을 요구합니다.
대조가 필요해지는 순간
기록이 필요해지는 시점은 기록을 만들 수 있는 시점보다 한참 뒤입니다.
대조라는 말이 막연하니 그것이 실제로 필요해지는 자리를 짚어 보겠습니다. 크게 둘인데, 둘 다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만들어 낼 수 없는 종류입니다.
첫째는 남은 휴가를 쓰도록 알리는 절차입니다. 이 절차는 누구에게 며칠이 남았는지를 개인별로 알려 주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숫자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알릴 내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고, 알렸다는 사실도 뒤에 확인되지 않습니다. 요건이 무엇인지는 촉진을 다루는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둘째는 그만두는 사람의 몫을 셈할 때입니다. 회계연도로 굴려 온 회사라면 여기서 입사일 기준으로 놓았을 때의 일수와 맞춰 보아야 하는데, 그 계산은 언제 얼마가 붙었고 언제 얼마가 쓰였는지가 남아 있어야 가능합니다.
여기에 담당자가 바뀌는 상황이 하나 더 얹힙니다. 인수인계 문서에 잔여 숫자만 적혀 있으면 다음 사람은 그 숫자를 믿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틀렸을 때 어디서 틀렸는지 찾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대조가 필요해지는 순간 | 기록이 없으면 못 하게 되는 일 |
|---|---|
| 남은 일수를 개인별로 알릴 때 | !알릴 내용을 만들 수 없고 알렸다는 사실도 남지 않습니다 |
| 소멸이 지나간 뒤 말이 엇갈릴 때 | !언제 무엇이 사라졌는지 되짚을 근거가 없습니다 |
| 그만두는 사람의 몫을 셈할 때 | !회계연도로 굴려 온 결과를 입사일 기준과 맞춰 볼 수 없습니다 |
|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 !앞사람의 계산을 이어받을 출발점이 없습니다 |
네 줄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른쪽 칸의 일이 벌어지는 시점에는 이미 기록을 만들 시간이 지나가 있다는 것입니다. 소급해 정리하려 해도 결재 기록과 근태 자료를 다시 맞춰야 하고, 그 사이에 빠진 것이 생깁니다.
그러니 대장을 쓰는 일은 관리 습관의 문제라기보다 시점의 문제입니다. 필요해진 뒤에는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해지기 전에 쌓아 두는 것입니다.
칸은 질문에서 나옵니다
정해진 항목이 없으니 이 칸이 비면 무엇을 못 하는지로 정하십시오.
필수 항목이 없다는 말은 아무거나 적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무엇을 적을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하는 기준을 하나 세워 두면 고민이 짧아집니다. 이 칸이 비어 있으면 나중에 무엇을 못 하게 되는가입니다.
이 기준으로 훑으면 남길 것이 자연스럽게 걸러집니다. 보기에 그럴듯하지만 없어도 아무 지장이 없는 칸이 있고, 눈에 띄지 않지만 빠지면 계산 전체가 멈추는 칸이 있습니다.
아래 표는 그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왼쪽을 채워야 할 목록으로 읽지 말고, 오른쪽을 감당할 수 있는지로 판단하십시오.
| 적어 두는 것 | 이 칸이 비면 못 하게 되는 일 |
|---|---|
| 산정 기준 | 이 사람의 일수를 어느 날부터 세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
| 붙은 날 | 언제부터 쓸 수 있었는지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
| 붙은 일수 | 무엇이 생겼는지 알 수 없어 나머지 계산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
| 쓴 날 | 며칠을 썼는지 세려면 결재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훑어야 합니다 |
| 남은 몫 | 그날 기준으로 얼마가 남았는지를 곧바로 답할 수 없습니다 |
|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 | 개인에게 기한을 알려 줄 수 없습니다 |
| 알린 기록 | 알렸다는 사실을 뒤에 확인할 수 없습니다 |
맨 위와 맨 아래가 가장 자주 빠집니다. 산정 기준은 회사 안에서 다 아는 사실이라 굳이 적지 않고, 알린 기록은 안내 메일함에 있으니 대장에는 안 적는 식입니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 시간이 지나면 확인하기 가장 어려운 항목이 됩니다.
칸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오른쪽 칸에 적힌 일을 실제로 할 일이 없다면 그 칸은 없어도 됩니다. 회사마다 대장의 모양이 다른 것은 그래서 정상입니다.
덧붙이면 이 표는 무엇을 적는가까지입니다. 어떤 파일로 굴릴지, 계산을 자동으로 돌릴지는 성격이 다른 물음이라 따로 다루는 편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기록은 한 줄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느 시점에는 지난해에 붙어 아직 살아 있는 몫과 새로 붙은 몫이 함께 있습니다.
대장을 처음 짤 때 흔히 사람 하나에 줄 하나를 놓습니다. 이름 옆에 남은 일수를 적어 두면 한눈에 들어오니 자연스러운 배치입니다. 그런데 이 배치가 금세 막힙니다.
휴가는 붙은 시점마다 쓸 수 있는 기간이 따로 딸려 옵니다. 그래서 어느 날짜를 찍어 보면 지난해에 붙어 아직 살아 있는 몫과 올해 새로 붙은 몫이 같은 사람에게 함께 존재합니다. 남은 몫 칸에 숫자 하나만 적어 두면 그중 어느 쪽이 먼저 없어지는지가 기록에서 지워집니다.
쓴 날을 적을 때도 같은 문제가 따라옵니다. 하루를 썼다고만 적혀 있으면 그 하루가 어느 몫에서 빠져나간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중에 사라진 일수를 세려면 바로 이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기준으로 줄을 나누기보다 붙은 시점을 기준으로 나누는 편이 뒤가 편합니다. 한 사람에게 여러 줄이 생기지만, 각 줄이 언제 생겨 언제까지 유효한지를 스스로 말해 주게 됩니다.
입사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 이 구조가 특히 잘 듣습니다. 달마다 하나씩 붙어 줄이 여럿 생기는데, 한 줄로 눌러 두면 각각이 언제 생겼는지가 남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알리는 절차의 기준일도 다르게 잡히므로 줄을 나누어 두면 대상자를 추리기도 쉬워집니다.
줄이 늘어나는 것을 부담으로 보지 마십시오. 늘어난 줄은 나중에 대조할 때 그대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눌러 놓은 한 줄은 당장은 깔끔하지만 되짚을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사람 단위로 한눈에 보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줄을 합치지 말고 사람별로 묶어 보여 주는 화면을 따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 기록의 단위와 보는 단위를 같게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넘겨받은 대장을 볼 때 먼저 확인할 것
숫자가 맞느냐보다 그 숫자가 어디서 나왔느냐가 먼저 무너집니다.
이미 굴러가던 대장을 넘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잔여 숫자부터 검산하려 들면 시간만 들고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검산의 출발점이 되는 것들이 먼저 갖춰져 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아래 항목을 훑어 보십시오. 표시되지 않는 칸이 있으면 그 칸이 곧 앞사람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고, 물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지점부터 새로 쌓기 시작해야 합니다.
넘겨받은 대장에서 먼저 볼 것
첫 칸이 비어 있는 경우가 뜻밖에 많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라 적지 않고 지나가는데, 담당자가 두 번 바뀌면 아무도 확실히 말하지 못하는 항목이 됩니다.
셋째 칸이 비어 있으면 그 대장은 앞으로도 계속 같은 문제를 냅니다. 지금까지의 기록을 다시 쪼갤 수 없더라도, 다음 해부터라도 나누어 쌓기 시작하면 그 지점부터는 대조가 가능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연차 관리대장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나요?
근로기준법이 갖추라고 정한 서류 목록에 이 대장은 없습니다. 다만 남은 일수를 알리거나 그만두는 사람의 몫을 셈할 때 대 볼 기록이 없으면 그 자리에서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필수로 넣어야 하는 항목이 정해져 있나요?
항목 수나 명칭을 정한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칸이 비면 나중에 무엇을 못 하게 되는지를 기준으로 회사가 정하면 됩니다.
잔여 일수만 적어 두면 안 되나요?
그 숫자가 맞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어긋났을 때 어디서 갈렸는지를 알려 주지 못합니다. 붙은 것과 쓴 것이 함께 있어야 되짚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에 한 줄로 만들면 되나요?
붙은 시점마다 쓸 수 있는 기간이 따로 딸려 오므로, 지난해에서 넘어온 몫과 새로 붙은 몫이 한 줄에 눌리면 어느 쪽이 먼저 없어지는지가 남지 않습니다.
보관 기간이 정해져 있나요?
이 대장의 보존 의무나 기간을 정한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뒤에 대조할 일이 있는 기록이므로 회사가 필요한 기간을 스스로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대장에 적힌 일수가 제 계산과 다르면요?
먼저 어느 날부터 세었는지를 확인하십시오. 기준일이 다르면 같은 근속이라도 붙은 시점과 남은 몫이 함께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