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쓰는 보고서 구조
보고서 마스터·8분·
앞에 와야 하는 것은 간추린 내용이 아니라 무엇을 정해 달라는 문장입니다. 첫 줄이 요청이 되면 그 아래에 무엇을 얼마나 붙일지가 저절로 정해집니다.
실무에서 두괄식이라 부르는 구성은 읽는 사람이 전체를 읽지 않아도 요지를 얻게 하는 배치를 말합니다
지난주 진행 상황을 정리해 보고드립니다
두 갈래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갈지 이번 주 안에 정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였습니다
세 가지 가운데 두 번째를 제안드리며 이유는 아래 두 줄입니다
향후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해 주시면 다음 주에 착수하고, 넘어가면 착수가 두 주 밀립니다
간추려 앞에 놓는 것과는 다릅니다
한 일을 줄여서 맨 앞에 옮겨 놓아도 읽는 사람의 손은 멈추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쓰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개 이것입니다. 본문을 다 쓴 다음 그 내용을 몇 줄로 줄여 맨 앞에 붙입니다. 이렇게 하면 앞부분만 읽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앞부분을 읽고 나서 받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달라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았지만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그래서 아래로 내려가 끝까지 읽게 되고, 앞에 붙여 둔 몇 줄은 결국 한 번 더 읽은 셈이 됩니다.
이 문서를 받는 사람이 놓인 자리를 떠올려 보면 답이 나옵니다. 그 사람은 읽고 나서 무언가를 정해야 합니다. 그러니 맨 앞에 있어야 하는 것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정해 달라는 것인지입니다.
이 하나를 바꾸면 나머지가 따라옵니다. 첫 줄이 요청이 되면 그 아래에는 그 요청을 받치는 것만 남으면 되고, 받치지 않는 것은 뒤로 밀리거나 빠집니다. 무엇을 얼마나 쓸지를 고민하던 자리가 없어집니다.
첫 줄 아래에 오는 네 덩어리
요청 · 근거 · 고르지 않은 쪽 · 그다음 일 순서입니다.
첫 줄을 요청으로 잡고 나면 아래는 네 덩어리로 정리됩니다. 순서를 외울 필요는 없고, 각 덩어리가 무엇에 답하는지만 알면 자리가 맞춰집니다.
특히 셋째 덩어리를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안하는 쪽만 적고 고르지 않은 쪽은 적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받는 사람은 다른 길이 있었는지부터 물어야 하고, 묻는 순간 그 자리에서 결정이 미뤄집니다.
아래 표는 네 덩어리를 순서대로 두고, 그 덩어리가 없을 때 돌아오는 말을 오른쪽에 적은 것입니다.
| 덩어리 | 무엇에 답하는가 | 없으면 돌아오는 말 |
|---|---|---|
| 요청 | 무엇을 정해 달라는 것인가 | 그래서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건가 |
| 근거 | 왜 그렇게 보는가 | 무슨 근거로 그렇게 판단했나 |
| 고르지 않은 쪽 | 다른 길은 없었는가 | 다른 방법은 안 되나 |
| 그다음 일 | 정하면 무엇이 이어지는가 | 정하면 언제부터 되는 건가 |
네 덩어리의 길이는 같지 않아도 됩니다. 요청은 한 줄이고 근거가 대여섯 줄인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근거가 요청보다 앞에 놓이는 순간 구성이 무너지므로 순서만은 지키십시오.
넷째 덩어리는 짧아도 힘이 큽니다. 정하면 무엇이 언제부터 이어지는지가 적혀 있으면 받는 사람은 미루는 대가를 함께 보게 됩니다. 그 한 줄이 결정을 그 자리에서 나게 만듭니다.
다 쓴 초안을 뒤집는 순서
처음부터 이 순서로 쓰려 하면 잘 되지 않으니 다 쓰고 뒤집는 편이 빠릅니다.
머릿속에서는 대개 시간 순서로 정리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해 보았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되었다는 흐름입니다. 그 흐름대로 일단 쓰고 나서 자리를 바꾸는 방식이 손에 붙습니다.
- 정해 달라는 것을 한 문장으로 뽑는다초안을 다 읽고 나서, 이 문서로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두 문장이 되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입니다.
- 그 문장을 맨 위로 올린다뽑은 문장을 첫 줄에 놓습니다. 원래 첫머리에 있던 상황 설명은 아래로 내립니다.
- 근거로 쓸 것만 남긴다본문을 훑으며 첫 줄을 받치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뒤로 보냅니다. 받치지 않는데 아까워서 남긴 것이 문서를 늘립니다.
- 고르지 않은 쪽을 한 덩어리로 만든다검토했다가 접은 것이 있으면 왜 접었는지를 짧게 적습니다. 없었다면 없었다고 적는 편이 낫습니다.
- 정한 뒤에 이어질 일을 붙인다정해지면 언제 무엇이 시작되는지, 넘어가면 무엇이 밀리는지를 한두 줄로 적습니다.
첫 단계에서 한 문장이 나오지 않는 문서가 있습니다. 정해 달라는 것이 실은 없는 경우입니다. 그런 문서는 기록으로 남기는 문서이므로 이 구성을 억지로 씌우지 말고 짧게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 번째 단계가 가장 오래 걸립니다. 애써 조사한 것을 덜어 내는 일이라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덜어 낸 것은 지우지 말고 뒤에 붙임으로 옮겨 두면 마음이 놓입니다.
근거를 많이 붙일수록 결론이 흐려집니다
받치는 것과 곁들이는 것을 가르지 않으면 첫 줄의 힘이 흩어집니다.
근거가 많으면 튼튼해 보일 것 같지만 읽는 쪽에서는 반대로 느껴집니다. 열 줄이 붙어 있으면 그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 이유인지를 스스로 골라내야 하고, 골라내다 보면 처음의 요청이 눈에서 멀어집니다.
가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그 줄이 빠지면 첫 줄이 흔들리는지 보는 것입니다. 흔들리면 근거이고, 흔들리지 않으면 곁들이는 이야기입니다. 곁들이는 이야기는 뒤로 보내거나 붙임으로 옮기면 됩니다.
숫자를 근거로 쓸 때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언제 기준의 숫자인지가 함께 적혀 있어야 합니다. 같은 숫자라도 지난달 말 기준인지 어제 기준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데, 기준 시점이 없으면 받는 사람이 물어보아야 합니다.
사실과 의견을 한 문장 안에 섞지 않는 것도 여기에 걸립니다. 무엇이 확인된 것이고 무엇이 우리 쪽 판단인지가 갈려 있어야 받는 사람이 각각의 무게를 다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줄 수로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빠지면 첫 줄이 흔들리는 것만 남기면 대체로 서너 줄 안쪽으로 정리됩니다.
본문에서 덜어 내고 붙임으로 옮기십시오. 없앤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긴 것이므로 필요할 때 가리키면 됩니다.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같은 숫자라도 기준이 다르면 판단이 달라지고, 기준이 없으면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말이 오갑니다.
결론을 앞에 두기 어려운 경우
아직 정해지지 않았거나 나쁜 소식일 때도 앞에 두는 것이 낫습니다.
아직 무엇을 제안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려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제안 대신 지금 막혀 있는 것을 첫 줄에 놓으십시오. 어느 대목에서 판단이 필요한지가 앞에 있으면, 제안이 없어도 받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압니다.
나쁜 소식일 때 앞을 돌려 쓰고 싶어지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그동안의 노력을 먼저 적어 두고 마지막에 결과를 적는 방식인데, 읽는 쪽에서는 뒤에 가서야 사정을 알게 되어 대응이 늦어집니다. 늦게 알린 것이 나중에 다시 문제가 됩니다.
정해 달라고 청할 상대가 여럿인 건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첫 줄에 누구에게 무엇을 청하는지를 나누어 적으십시오. 뭉뚱그려 놓으면 서로 상대가 정할 것이라 여기고 아무도 정하지 않습니다.
어느 경우든 원칙은 같습니다. 받는 사람이 첫 줄을 읽고 자기가 할 일을 알 수 있으면 그 문서는 제 몫을 한 것입니다.
첫 줄만 따로 읽어 보기
다섯째 줄이 이 목록의 핵심입니다. 받는 사람이 바쁜 날에는 첫 줄만 읽고 넘어갑니다. 그 상태로도 큰 어긋남이 없어야 이 구성이 제대로 잡힌 것입니다.
이렇게 잡아도 읽히지 않는 문서가 있습니다. 구성 밖의 이유로 지나가는 경우인데, 그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두괄식으로 쓰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읽는 사람이 전체를 읽지 않아도 요지를 얻게 하는 배치를 말합니다. 보고서에서는 무엇을 정해 달라는 문장이 첫 줄에 오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 일을 간추려 앞에 놓으면 안 되나요?
안 될 것은 없지만 그것만으로는 받는 사람이 자기가 할 일을 알 수 없습니다. 간추린 내용보다 청하는 문장이 앞에 있어야 합니다.
제안할 것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지금 막혀 있는 대목을 첫 줄에 놓으십시오. 어디에서 판단이 필요한지가 앞에 있으면 제안이 없어도 그 문서는 제 몫을 합니다.
근거를 얼마나 붙여야 하나요?
빠지면 첫 줄이 흔들리는 것만 남기십시오. 흔들리지 않는 것은 뒤로 보내거나 붙임으로 옮기면 됩니다.
나쁜 소식도 앞에 적어야 하나요?
앞에 적는 편이 낫습니다. 뒤에 두면 받는 쪽이 늦게 알게 되고, 늦게 알린 것 자체가 다시 문제가 됩니다.
정해 달라고 청할 사람이 여럿이면 어떻게 하나요?
첫 줄에서 누구에게 무엇을 청하는지 나누어 적으십시오. 뭉뚱그리면 서로 상대가 정할 것이라 여기고 아무도 정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