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견적서를 비교하는 기준
견적서 마스터·7분·
이사 견적을 비교하려면 금액보다 조건을 먼저 맞춰야 합니다. 차량의 종류와 대수, 작업 인원, 포장과 정리를 어디까지 하는지, 사다리차 같은 장비가 포함인지가 다르면 세 곳의 금액은 애초에 같은 대상을 두고 나온 값이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이사화물 표준약관(표준약관 제10035호)의 견적 조항은 사업자와 고객의 인적 사항, 인수·인도 일시와 장소, 이사화물의 주요 내역과 운임단가, 작업조건, 운임 등의 합계액과 그 내역을 견적서에 적도록 열거합니다. 다만 이것은 법령이 아니라 표준이 되는 약관입니다.
이삿짐 일체 운송 — 합계 한 줄
차량의 종류와 대수, 작업 인원, 포장과 정리 여부를 각각 줄로 나눈 뒤 그 아래에 합계를 적습니다
사다리차와 에어컨은 당일에 협의
장비 사용과 에어컨 탈부착을 견적 단계에서 항목으로 올리고, 쓰지 않게 되면 빼기로 적어 둡니다
이사 예정일 오전
인수 일시와 인도 일시를 나누고 발송 장소와 도착 장소를 각각 적습니다
세 곳에서 받은 금액이 서로 다른 대상을 가리키고 있다
짐의 양과 작업 조건이 다르게 잡혀 있으면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사 견적은 다른 견적과 받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짐을 직접 보지 않고 전화나 메신저로 대강의 평수와 가구 몇 가지를 듣고 금액을 부르는 일이 흔합니다. 빠르고 편하지만, 그렇게 나온 세 개의 금액은 서로 다른 짐의 양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작업 조건이 겹칩니다. 짐을 싸 주는지, 도착해서 정리까지 해 주는지, 엘리베이터가 없는 층이라 사다리차를 쓰는지, 에어컨을 떼고 다시 달아야 하는지에 따라 같은 짐이라도 드는 품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사 견적을 비교할 때 첫 작업은 값을 나란히 놓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하나로 맞추는 것입니다. 조건이 맞춰지지 않은 채로 고른 싼 견적은, 당일에 조건이 드러나면서 결국 싸지 않은 견적이 됩니다.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자리도 거의 여기입니다. 계약할 때 말한 짐과 당일의 짐이 다르다는 주장, 그건 포함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오갑니다. 종이에 조건이 적혀 있지 않으면 이 다툼은 기억 대 기억이 됩니다.
표준약관이 견적서에 적도록 열거해 둔 갈래
법령은 아니지만,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를 이미 정리해 둔 목록이 있습니다.
이사에는 참고할 만한 목록이 하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이사화물 표준약관입니다. 이 약관에는 견적에 관한 조항이 있고, 견적서에 적을 항목을 갈래별로 열거해 두었습니다.
먼저 성격부터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이것은 법령이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들어 보급하는 표준이 되는 약관이고, 사업자가 그것을 채택해 계약에 편입했을 때 비로소 그 계약의 내용이 됩니다. 법이 모든 이사업체에 이 항목을 적으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쓸모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이사 거래에서 무엇이 흔히 문제가 되는지를 오래 살펴본 끝에 나온 목록이라, 소비자가 견적서를 확인할 때 쓰는 점검표로는 아주 좋습니다. 아래 표의 왼쪽 칸이 그 목록입니다.
그러니 이 표는 두 가지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계약하려는 업체가 이 약관을 쓰는 곳이라면 약관의 내용을 확인하는 자료가 되고,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그만큼은 적어 달라고 요청할 근거가 됩니다.
| 표준약관의 견적 조항이 열거한 갈래 | 받은 견적서에서 확인할 점 |
|---|---|
| 사업자의 상호·사업자등록번호·대표자·주소·전화번호와 견적서 작성 담당자의 성명 | 상호와 등록번호가 나중에 받을 계약서·영수증과 같은지 |
| 고객의 성명·주소·전화번호 | 이사 당일에 실제로 연결되는 번호인지 |
| 이사화물의 인수·인도 일시와 발송·도착 장소, 주요 내역과 운임단가 | 주요 내역이 일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져 있지 않은지 |
| 작업조건 — 운송자동차의 종류 및 대수, 작업인원, 포장 및 정리 여부, 장비사용 내역 | 사다리차 같은 장비가 포함인지 별도인지 |
| 운임 등의 합계액과 그 내역 | 합계만 있고 그 내역이 비어 있지는 않은지 |
오른쪽 칸에 느낌표가 붙은 세 줄이 당일에 말이 갈리는 자리입니다. 셋 모두 짐의 양이나 작업량과 직접 이어져 있어, 적혀 있지 않으면 그날 현장에서 정해집니다.
특히 마지막 줄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합계만 적힌 견적서는 나중에 무엇이 빠졌고 무엇이 더해졌는지 따질 기준이 없습니다. 내역이 있어야 늘어난 부분만 두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 약관이 걸리는 경우와 걸리지 않는 경우
표준약관은 채택한 계약에서만 그 계약의 내용이 됩니다.
표준약관을 법으로 오해하면 엉뚱한 요구를 하게 됩니다. 이 약관을 쓰지 않는 업체에게 약관대로 하라고 말해도 근거가 없고, 반대로 그 업체와 계약했다고 해서 소비자가 보호를 못 받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의 내용은 그 계약이 무엇을 담고 있느냐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확인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이 업체가 어떤 약관을 쓰는지, 그 약관을 계약 전에 볼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먼저입니다. 표준약관을 쓰는 곳이라면 그 사실을 표시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준약관을 쓰지 않는 업체와 계약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앞의 표에 있는 갈래를 견적서나 계약서에 직접 적어 넣어 달라고 요청하는 편이 낫습니다. 약관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개별 약정으로 넣으면 됩니다.
방문 견적을 권하는 안내도 같은 맥락에서 읽으십시오. 한국소비자원을 비롯한 소비자 기관이 이사 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 안내하는 것이지, 방문 견적을 받아야 한다고 법이 정한 것은 아닙니다. 권고와 의무를 나눠 아는 편이 실제 협상에서도 유리합니다.
비교하기 전에 세 곳에 똑같이 알려 줄 조건
점검표를 문자나 메일로 보내면 한 가지가 더 생깁니다. 어떤 조건으로 견적을 요청했는지가 날짜와 함께 남는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조건이 달랐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이 기록이 기준이 됩니다.
같은 이유로 돌아온 답도 문서로 받아 두십시오. 통화로 들은 금액은 그 자리에서는 충분해 보이지만 며칠 뒤에는 서로 다르게 기억됩니다.
견적이 얇으면 이사 당일에 무슨 일이 생기나
현장에서 조건을 정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는 협상력이 없습니다.
이사 당일의 특징은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짐이 이미 나와 있고 차가 도착해 있으며 새 집에서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조건을 다시 정하자는 말이 나오면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견적서에 조건이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은 단순한 서류 미비가 아닙니다. 조건을 정하는 시점을 가장 불리한 순간으로 미뤄 둔 것과 같습니다. 며칠 전이었다면 다른 업체와 견주어 볼 수 있었을 일이, 그날에는 그냥 받아들이는 일이 됩니다.
반대로 항목이 나뉘어 있으면 그날의 대화가 짧아집니다. 짐이 견적보다 늘었다면 늘어난 부분이 무엇인지 서로 보이고, 장비를 쓰게 됐다면 그 항목이 별도라고 이미 적혀 있습니다. 다툼이 아니라 계산이 됩니다.
덧붙여, 견적서에 적힌 내용이 이사업체를 구속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글은 견적서의 법적 성질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적혀 있는 것이 많을수록 나중에 무엇을 약속했는지 다투기 어려워진다는 점은 어느 쪽으로 보든 같습니다.
짐 보관이 필요한 이사라면 이 문제가 한 겹 더 붙습니다. 보관 기간과 보관 중의 책임을 견적 단계에서 항목으로 올려 두지 않으면, 짐이 창고에 들어간 뒤에 조건을 정하게 됩니다.
이사 피해와 관련한 배상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그 기준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한국소비자원 등 상담 창구를 통해 그 시점의 기준을 확인하십시오.
받은 견적서를 나란히 놓고 마지막으로 볼 것
같은 조건으로 받았다면 이제 값을 봐도 됩니다.
조건을 맞춰 세 곳에서 받았다면 그다음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항목의 개수가 아니라 항목의 내용이 서로 대응하는지를 봅니다. 한 곳에만 있는 항목이 있다면 그것이 더 하는 일인지, 다른 곳이 빠뜨린 것인지를 물으면 됩니다.
합계 아래의 세금 표기도 함께 보십시오. 부가세가 합계 안에 들어 있는지 밖에 있는지에 따라 실제로 낼 금액이 달라집니다. 표기가 아예 없다면 어느 쪽인지 물어 문서에 적어 달라고 하십시오.
언제까지 이 금액이 유효한지도 확인할 만합니다. 며칠로 정해야 한다는 값이 있는 것은 아니고 출처마다 다르게 말합니다. 다만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는 거래이므로, 기간이 적혀 있으면 그 안에서 결정하면 되고 없으면 물어서 적어 두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계약서와 견적서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 맞춰 보십시오.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기준이 되는 문서는 계약서 쪽으로 옮겨 갑니다. 견적서에서 확인한 조건이 계약서에 그대로 옮겨져 있지 않으면, 그 조건은 사라진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마지막 확인을 건너뛰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견적을 꼼꼼히 받아 놓고도 계약서는 업체가 내미는 대로 서명해 버리면, 앞의 노력이 문서 사이의 틈으로 빠져나갑니다.
두 문서를 나란히 놓고 항목 이름을 하나씩 짚어 보는 데 몇 분이면 됩니다. 그 몇 분이 이사 당일의 한 시간을 아껴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사업체가 견적서를 꼭 써 줘야 하나요?
모든 사업자에게 견적서 발급을 명령하는 조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사화물 표준약관을 채택한 사업자라면 그 약관의 견적 조항이 계약의 내용이 되므로 성격이 달라집니다.
표준약관이라는 말은 법으로 정해졌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해 보급하는 표준이 되는 약관이고, 사업자가 채택해 계약에 편입해야 그 계약의 내용이 됩니다. 법령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방문 견적을 꼭 받아야 하나요?
의무는 아닙니다. 다만 짐의 양이 금액을 좌우하는 거래이므로 소비자 기관이 피해 예방 방법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방문이 어렵다면 사진과 목록으로라도 조건을 남겨 두십시오.
견적서 금액과 당일 청구액이 다르면 어떻게 하나요?
먼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견적서의 항목과 대조하십시오. 늘어난 작업이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범위와 금액을 정해 기록으로 남기고, 합의 없이 청구된 부분은 분리해 다투는 편이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