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복대리(재위임)가 허용되는 경우
위임장 마스터·7분·
다시 맡기는 일이 허용되는 경우는 본인이 승낙했을 때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둘뿐입니다. 그리고 복대리인을 세웠다고 해서 처음 대리인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임에 따른 책임이 그대로 남습니다.
법률행위로 부여된 대리권은 본인의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가 없으면 복대리인을 선임하지 못합니다(민법 제120조) · 복대리인은 그 권한 안에서 본인을 대리합니다(제123조 제1항) · 본인이 지명한 복대리인에 대해서는 대리인의 책임이 좁아집니다(제121조 제2항)
재위임을 두고 흔히 하는 생각
- 대리인이 바빠지면 알아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도 된다
- 복대리인은 대리인의 대리인이라 본인과는 상관이 없다
- 사람을 넘기고 나면 처음 대리인은 손을 뗀 것이 된다
- 복대리인의 권한은 처음 대리인이 정하기 나름이다
- 본인이 사람을 찍어 주면 대리인의 부담이 더 커진다
민법이 짜 둔 구조
-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복대리인을 세우면 그 선임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 복대리인은 그 권한 안에서 본인을 대리한다
- 선임에 따른 책임은 처음 대리인 쪽에 남는다
- 대리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이 복대리인에게 생겨나지는 않는다
- 본인이 지명한 경우에는 부적임을 알고도 알리지 않은 때에만 책임을 진다
복대리인은 누구를 대리하는가
한 칸 뒤로 물러난 사람이 아니라 본인을 직접 대리하는 사람입니다.
재위임이라는 말을 들으면 권한이 사슬처럼 이어진 그림이 떠오릅니다. 본인에서 대리인으로, 대리인에서 다시 그다음 사람으로 한 칸씩 내려가는 구조를 상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민법이 짜 둔 그림은 다릅니다. 복대리인으로 선임된 사람은 자기 권한 안에서 본인을 대리하며, 대리인을 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슬이 아니라 본인에게 곧장 연결된 또 하나의 선이 생기는 셈입니다.
이 구조는 실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복대리인이 맺은 계약의 효과는 처음 대리인을 거치지 않고 본인에게 갑니다. 상대방도 그 계약의 당사자로 본인을 상대하게 되며, 처음 대리인은 그 계약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권리와 의무의 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복대리인은 본인이나 제삼자에 대해 대리인과 같은 권리의무를 가지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층에 놓여 있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복대리인은 그 권한내에서 본인을 대리한다. 복대리인은 본인이나 제삼자에 대하여 대리인과 동일한 권리의무가 있다.
민법 제123조(복대리인의 권한)
조문에서 그 권한내라는 말이 걸어 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리인이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이 복대리인에게 생겨날 수는 없으므로, 복대리인의 권한은 처음 위임장에 적힌 범위를 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시 맡기는 일은 권한을 넓히는 방법이 되지 못합니다. 사람만 늘어날 뿐 종이에 적힌 경계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맡기는 일이 되는 경우는 둘뿐입니다
위임장으로 받은 권한은 원칙적으로 넘길 수 없고, 문이 열리는 사유가 두 개 있습니다.
법률행위로 대리권을 받은 사람, 그러니까 위임장을 받아 든 사람에게는 복대리인을 세울 자유가 처음부터 주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원칙과 그 조문 원문은 위임 범위를 적는 방법을 다룬 글에 옮겨 두었으니 문언이 필요하면 그쪽을 펼치십시오.
문이 열리는 첫째 사유는 본인의 승낙입니다. 맡긴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넘겨도 좋다고 허락한 경우이며, 위임장에 재위임을 허용한다는 문구를 적어 두는 방식이 가장 깔끔합니다.
둘째 사유는 부득이한 사유입니다. 대리인이 갑자기 아프거나 사고를 당해 직접 처리할 수 없게 되었는데 기한이 정해져 있는 절차라면 이쪽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단순히 다른 일이 바쁘다는 사정은 여기에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래 표는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상황을 두 사유에 비추어 갈라 둔 것입니다. 오른쪽 칸이 그 상황에서 복대리인을 세울 수 있는지입니다.
| 상황 | 어떤 사유로 볼 수 있는가 | 복대리인을 세울 수 있는가 |
|---|---|---|
| 위임장에 재위임을 허용한다고 적어 둠 | 본인의 승낙 | 세울 수 있습니다 |
| 맡긴 뒤 본인에게 따로 연락해 동의를 받음 | 본인의 승낙 | 세울 수 있습니다 |
| 대리인이 입원해 기한이 있는 절차를 못 밟게 됨 | 부득이한 사유로 볼 여지 | 사정에 따라 열립니다 |
| 대리인이 다른 업무가 몰려 직접 가기 번거로움 | 어느 쪽도 아님 | 세울 수 없습니다 |
| 대리인이 자기 직원에게 심부름만 시킴 | 권한을 넘긴 것이 아님 | 대리행위가 아니면 이 문제가 아닙니다 |
마지막 줄은 성격이 다릅니다. 서류를 접수 창구까지 들고 가는 일처럼 판단이 개입하지 않는 심부름은 대리권을 넘긴 것이 아니어서 복대리 문제로 가지 않습니다. 다만 창구에서 대리인 본인의 신분 확인을 요구하면 그 절차에서 막힙니다.
넷째 줄이 실제로 가장 자주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사정은 이해되지만 조문이 열어 둔 두 사유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사람을 바꾸려면 본인에게서 다시 받는 것이 순서입니다.
넘긴 뒤에도 처음 대리인에게 남는 것
사람을 세웠다고 해서 처음 대리인이 자리에서 빠지지는 않습니다.
복대리인을 선임하고 나면 처음 대리인은 손을 뗀 것이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민법은 그 반대 방향으로 짜여 있어, 누구를 골라 앉혔는지에 대한 책임이 그 사람에게 남습니다.
그 책임이 눈에 띄게 좁아지는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복대리인을 본인이 직접 지명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그 사람이 그 일에 맞지 않거나 성실하지 않다는 사정을 알고서도 본인에게 알리거나 해임하는 일을 게을리한 때가 아니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 특칙의 취지는 간단합니다. 사람을 고른 것이 본인이라면 그 선택의 결과까지 대리인에게 물을 이유가 없고, 대신 알게 된 사정을 전달할 의무만 남긴 것입니다.
뒤집어 읽으면 본인 쪽에서 얻는 실무 지침도 나옵니다. 사람을 직접 찍어 주면 진행은 빨라지지만 대리인 쪽 책임은 얇아지므로, 누가 고를 것인지를 정할 때 이 차이를 알고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대리인이 본인의 지명에 의하여 복대리인을 선임한 경우에는 그 부적임 또는 불성실함을 알고 본인에 대한 통지나 해임을 태만한 때가 아니면 책임이 없다.
민법 제121조 제2항(임의대리인의 복임권과 그 책임)
조문에 적힌 통지나 해임이라는 두 낱말이 실제 행동 지침입니다. 맡은 사람이 미덥지 않다고 느꼈다면 그 사실을 본인에게 알리거나 그 자리에서 물리는 것, 둘 중 하나는 해 두어야 이 문장의 보호를 받습니다.
그러니 복대리는 책임을 옮기는 장치가 아니라 사람을 늘리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늘어난 사람만큼 확인할 자리도 함께 늘어납니다.
종이에는 무엇을 적어 두어야 하는가
재위임 여부를 한 줄로 밝혀 두면 이 문제 대부분이 미리 정리됩니다.
여기까지의 구조를 위임장에 옮기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다시 맡기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를 한 줄로 적어 두는 것입니다. 허용한다면 그것이 곧 첫째 사유의 승낙이 되고,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 문장 자체가 창구에서 판단 기준이 됩니다.
허용하기로 했다면 조건을 붙여 두는 편이 낫습니다. 누구를 세울 수 있는지 범위를 정하거나, 세울 때 본인에게 알리도록 하거나, 복대리인이 할 수 있는 행위를 처음 권한보다 좁게 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 뜻도 적어 두십시오. 적어 두지 않으면 부득이한 사유라는 둘째 문이 여전히 남아 있고, 그 사유가 있었는지는 나중에야 다투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이 바뀌었다면 그 사실이 상대방에게 보이게 하는 일이 남습니다. 처음 위임장만 들고 다른 사람이 나타나면 창구에서 확인이 막히기 쉬우므로, 승낙받은 사실과 새로 선임된 사람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편이 절차가 빠릅니다.
처음 대리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권한이 함께 존재하는 상태가 되며, 복대리인의 권한도 처음 위임장에 적힌 범위 안에서만 인정됩니다.
본인의 사망은 대리권의 소멸 사유이므로 그에 딸린 복대리권도 함께 힘을 잃습니다. 소멸 사유의 조문은 사망을 다룬 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위임으로 받은 권한을 다시 넘기는 문제이므로 같은 두 사유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넘기는 일은 이 단계에서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한 줄을 적는 일과 적지 않는 일의 차이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적어 두면 승낙 여부가 종이 위에서 끝나고, 적지 않으면 부득이했는지를 두고 사람이 다투게 됩니다.
위임 범위를 적는 다른 항목들과 마찬가지로, 이 한 줄도 대리인을 의심해서 넣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보는 사람에게 경계를 알려 주려고 넣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위임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맡겨도 되나요?
본인이 승낙했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됩니다. 두 사유 가운데 어느 것도 없으면 복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습니다.
복대리인은 대리인의 대리인인가요?
아닙니다. 복대리인은 그 권한 안에서 본인을 대리하며, 본인이나 제삼자에 대해 대리인과 같은 권리의무를 가집니다.
복대리인의 권한이 처음 대리인보다 넓어질 수 있나요?
넓어지지 않습니다. 대리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이 복대리인에게 생겨날 수 없으므로 처음 위임장에 적힌 범위가 그대로 상한이 됩니다.
사람을 넘기면 처음 대리인은 책임에서 벗어나나요?
벗어나지 않습니다. 선임에 따른 책임이 남으며, 본인이 직접 지명한 경우에만 그 책임이 통지와 해임을 게을리한 때로 좁아집니다.
바빠서 못 가는 것도 부득이한 사유인가요?
일이 몰렸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사유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직접 처리할 수 없게 된 사정과 기한의 압박이 함께 있는지를 봅니다.
위임장에 재위임에 관한 문구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승낙이 없는 상태이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복대리인을 세울 수 없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는지만 남습니다. 그 판단을 미루지 않으려면 허용 여부를 미리 적어 두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