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증명과 각서·합의서의 차이

내용증명 마스터·9분·

갈림길은 상대의 서명이 있는가입니다. 내용증명으로 부치는 통지는 상대가 동의하지 않아도 혼자 만들 수 있지만, 각서나 합의서는 상대가 서명해야 비로소 문서가 됩니다. 그래서 쓰는 국면 자체가 다릅니다.

각서·합의서·지불각서는 모두 법령이 정한 이름이 아닙니다 · 문서의 성질은 제목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정합니다

각서도 합의서도 법령이 정해 둔 이름이 아닙니다

이름표만 보고 성질을 가르려 하면 처음부터 막힙니다.

각서, 합의서, 지불각서, 확인서 같은 이름들은 실무에서 오래 쓰여 왔지만 법령에 그런 문서 종류가 정의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름을 붙이면 어떤 효력이 생긴다는 대응표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다르다고 성질이 다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각서라고 적힌 종이에 서로 합의한 내용이 들어 있으면 그것은 합의의 문서이고, 합의서라고 적힌 종이에 한쪽의 다짐만 들어 있으면 그것은 다짐의 문서입니다. 판단의 기준은 이름표가 아니라 안에 무엇이 적혀 있는가입니다.

여기까지는 내용증명으로 부치는 통지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통고서라고 부르든 최고장이라고 부르든 안에 담긴 요구가 성질을 정합니다.

그러면 이 셋을 가르는 진짜 기준은 무엇인가. 이 편은 그 기준을 한 가지로 좁혀 보겠습니다. 문서가 만들어지는 방식입니다.

문서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라고 하면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물음은 간단합니다. 이 종이가 완성되는 데 상대가 필요한가입니다.

이 물음 하나로 세 이름이 두 갈래로 갈립니다.

혼자 만들 수 있는 문서와 상대가 있어야 만들어지는 문서

한쪽은 보내면 성립하고 다른 한쪽은 상대가 서명해야 성립합니다.

내용증명으로 부치는 통지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만드는 문서입니다. 상대가 동의하든 반대하든 문서 자체는 완성되고, 상대에게 닿으면 그 안에 담긴 의사표시가 효력을 얻습니다. 상대의 협조가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각서와 합의서는 반대입니다. 상대가 서명하지 않으면 그 종이는 초안일 뿐입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적어 두어도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동의가 곧 성립 요건입니다.

이 차이가 실무에서 갖는 뜻은 큽니다. 상대와 연락이 끊겼거나 상대가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합의서를 만들자는 제안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서명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것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보내는 문서입니다.

아래 표는 세 가지를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갈라 놓은 것입니다. 가운데 열이 이 편의 축입니다.

문서완성되는 방식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일방적인 통지보내는 쪽이 혼자 만든다그래도 문서는 남는다
각서한쪽이 서명해 상대에게 준다받아 낼 방법이 없다
합의서양쪽이 함께 서명한다만들어지지 않는다

둘째 줄의 각서는 조금 특이한 자리에 있습니다. 서명하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그 한 명이 상대방이라는 점에서 결국 상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내가 쓰는 문서가 아니라 상대에게서 받아 내야 하는 문서입니다.

그래서 셋을 다시 두 갈래로 묶으면 이렇게 됩니다. 내가 혼자 만들 수 있는 것이 하나, 상대가 있어야 만들어지는 것이 둘입니다.

그래서 쓰는 국면이 갈립니다

협조가 있을 때 쓰는 문서와 협조가 없을 때 쓰는 문서입니다.

만들어지는 방식이 다르면 쓰이는 상황도 갈립니다. 이 대목이 이 편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상대가 대화에 응하고 있다면 합의서 쪽이 유리합니다. 얼마를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양쪽이 함께 적어 두면 그 뒤에 다툴 거리가 크게 줄어듭니다. 상대가 그 내용을 인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서에 남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응하지 않고 있다면 선택지가 하나로 좁아집니다. 서명을 받아 낼 방법이 없으니 합의서는 만들어지지 않고, 남는 것은 일방적으로 요구를 보내는 길뿐입니다. 이때 그 요구가 언제 어떤 문언으로 나갔는지를 남기려고 문면이 기록되는 방식을 고르게 됩니다.

순서로 보면 대개 뒤쪽이 먼저이고 앞쪽이 나중입니다. 요구를 보냈더니 상대가 연락을 해 오고, 조건을 조율해 합의에 이르면 그때 합의서를 씁니다. 두 문서가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한 흐름의 앞뒤에 놓이는 셈입니다.

합의서를 쓸 수 있는데도 굳이 통지를 보내야 하나요

상대가 서명할 뜻이 있다면 굳이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조율이 길어질 것 같고 기한이 걸린 사안이라면 요구한 시점을 먼저 고정해 두는 실익이 있습니다.

각서를 써 달라고 요구해도 되나요

요구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그 요구는 만들어지지 않은 문서로 남습니다. 상대가 거절할 경우까지 계산해 두십시오.

합의서를 쓴 뒤에도 통지를 보낼 일이 있나요

합의한 내용을 상대가 지키지 않으면 그때 다시 요구를 보내게 됩니다. 그 요구의 근거가 되는 것이 앞서 만든 합의서입니다.

세 번째 물음이 두 문서가 이어지는 자리를 보여 줍니다. 합의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근거이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다시 일방적인 요구로 돌아갑니다.

남는 자료의 성격이 다릅니다

상대가 서명한 종이와 내가 보낸 종이는 나중에 다른 말을 합니다.

나중에 이 문서들을 꺼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차이가 한 번 더 드러납니다. 각각이 무엇을 보여 주는 자료인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서명한 문서는 상대가 그 내용을 인정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금액이 얼마이고 언제까지 하기로 했는지를 상대 스스로 확인한 셈이니, 그 부분에 관한 다툼이 크게 줄어듭니다.

일방적으로 보낸 통지는 다릅니다. 그 종이가 보여 주는 것은 내가 그렇게 요구했다는 사실이지 상대가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체국이 남겨 주는 것도 문언과 발송 시점까지입니다.

이것을 약점으로만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투어지는 쟁점이 무엇이냐에 따라 필요한 자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인정했는지가 쟁점이면 서명받은 문서가 필요하고, 언제 요구했는지가 쟁점이면 발송 기록이 남는 쪽이 필요합니다. 재판에서 각각이 어디까지 말해 주는지는 증거력을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상대가 인정했다는 자료상대가 서명한 문서
  • 내가 요구했다는 자료일방적으로 보낸 통지
  • 주장이 옳다는 증명둘 다 아닌 것
세 번째 칸을 기대하면 어느 쪽을 골라도 실망하게 됩니다.

세 번째 칸을 굳이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어느 문서를 만들든 그것으로 내 주장이 옳다는 것까지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그 부분은 계약서나 거래 기록 같은 다른 자료가 답합니다.

그러니 문서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이 더 강한가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입니다.

실제로는 이어서 씁니다

요구를 보내고 상대가 응하면 그 자리에서 합의서로 넘어갑니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두 문서를 하나의 흐름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순서를 정리해 두겠습니다.

먼저 요구를 보냅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해 달라는 것인지와 그 근거가 되는 사실을 적어 상대에게 닿게 합니다. 이 단계의 목적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상대가 반응해 오면 조건을 조율합니다. 이때 오간 내용은 나중에 합의서의 뼈대가 되므로, 구두로만 주고받지 말고 남는 형태로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합의가 되면 그 내용을 문서로 만들고 양쪽이 서명합니다. 여기서 앞서 보낸 요구가 다시 쓰입니다. 무엇을 요구했고 무엇이 조정되었는지가 이어져 있으면 합의서의 내용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앞의 요구가 그대로 기록으로 남습니다. 그 기록이 다음 절차의 출발점이 되므로, 첫 단계를 대충 보내면 마지막에 손해가 돌아옵니다.

어느 문서를 만들지 정하기 전에

여섯 줄이 채워지면 두 문서 가운데 무엇이 지금 필요한지가 정해집니다.

셋째 줄이 판단의 중심입니다. 인정 여부가 쟁점이면 서명을 받아 내는 데 힘을 쓰고, 요구 시점이 쟁점이면 보내는 쪽에 힘을 쓰십시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름이 성질을 정하지 않고, 갈림길은 상대의 서명입니다. 상대가 협조하면 함께 만드는 문서를, 협조하지 않으면 혼자 만들어 보내는 문서를 쓰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각서와 합의서는 법적으로 다른 문서인가요?

둘 다 법령이 정한 이름이 아닙니다. 제목이 아니라 안에 담긴 내용이 성질을 정하므로, 이름만으로 갈리는 것은 없습니다.

내용증명과 각서 중 무엇이 더 강한가요?

강약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통지는 혼자 만들어 보낼 수 있고, 각서는 상대가 서명해야 손에 들어옵니다.

상대가 서명을 안 해 주면 어떻게 하나요?

합의서나 각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남는 길은 요구를 일방적으로 보내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합의서를 썼는데도 통지를 보낼 일이 있나요?

합의한 내용을 상대가 지키지 않으면 그때 다시 요구를 보내게 됩니다. 그 요구의 근거가 앞서 만든 합의서입니다.

어느 쪽이 증거로 더 쓸모 있나요?

쟁점에 따라 다릅니다. 상대가 인정했는지가 다투어지면 서명받은 문서가, 언제 무엇을 요구했는지가 다투어지면 발송 기록이 남는 쪽이 쓰입니다.

통지를 보내면서 각서 양식을 같이 보내도 되나요?

막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상대가 서명해 보내 줄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응하지 않을 경우까지 계산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내용증명
마스터
내용증명 마스터비즈폼 내용증명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6년 11월 14일

내용증명 관련 서식

이 글에서 다룬 기준을 반영한 양식입니다.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서식 받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