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내용증명을 쓸 때 위험한 표현
내용증명 마스터·9분·
AI로 썼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문서의 힘은 누가 썼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담겼는가로 정해집니다. 다만 자동으로 채워진 문장은 요구와 기한, 도달, 표현의 경계 네 자리에서 어긋나기 쉽습니다.
AI가 만든 문서를 따로 정한 법령은 없습니다 · 사람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자리는 4가지에 사실관계 1가지가 더해집니다
누가 썼는지는 효력을 가르지 않습니다
자동으로 만든 문서라서 무효가 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초안을 받아 놓고 이대로 보내도 되는지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이 대신 써 준 것도 아니고 기계가 만든 문장이니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걱정입니다.
그 걱정을 뒷받침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이 문서에 관해 법령이 정한 것은 우체국이 무엇을 증명하는지와 어떻게 접수하는지까지이고, 누가 문장을 만들었는지를 따지는 대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문서에는 법정 서식이 없고 필수 기재사항의 개수를 정한 조항도 없으며 제목을 무엇으로 붙이라는 규정도 없습니다. 형식을 정해 두지 않은 문서에서 작성 도구를 따질 자리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러니 물음을 옮겨야 합니다. AI로 써도 되느냐가 아니라, AI가 만든 문장에서 무엇이 비거나 어긋나기 쉬운가입니다. 이 글은 그 자리만 지목합니다.
미리 말해 두자면 여기서 다루는 것은 문장의 품질이 아닙니다. 자동으로 만든 문장은 대체로 매끄럽고 읽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매끄러움이 아니라 그 매끄러움이 빈칸을 덮어 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그럴듯한 문장이 덮어 버리는 네 자리
문장이 어색해서 걸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워서 못 알아채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문서를 지탱하는 요소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요구하는가, 언제까지인가, 누구에게 보내는가, 그리고 어떤 표현으로 적었는가입니다. 네 자리 가운데 하나만 비어도 통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자동으로 만든 초안은 이 네 자리를 비워 두지 않습니다. 빈칸을 남기는 대신 그럴듯한 문장으로 메웁니다. 요구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식으로 채워지고, 기한은 조속히 이행해 달라는 표현으로 채워집니다.
사람이 쓴 초안이라면 빈칸이 빈칸으로 남아 눈에 띕니다. 채워져 있는데 내용이 없는 상태가 더 위험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 쓴 문서처럼 보여서 확인 없이 접수까지 가 버립니다.
아래 표의 가운데 열이 그 네 자리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입니다. 오른쪽 열은 초안을 받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확인할 것입니다.
| 문서를 지탱하는 요소 | 자동으로 채워지면 | 사람이 확인할 것 |
|---|---|---|
| 무엇을 요구하는가 | 정당한 권리 행사 같은 일반론으로 뭉개진다 | 얼마를 달라는 것인지 한 줄로 나오는가 |
| 언제까지인가 | 조속히나 빠른 시일 내로 흐른다 | 구체적인 날짜가 적혀 있는가 |
| 누구에게 보내는가 | 확인 없이 이름과 주소가 채워진다 | 실제로 확인한 주소가 맞는가 |
| 어떤 표현으로 적었는가 | 법적 조치 예고가 부풀려진다 | 사실 그대로만 적혀 있는가 |
둘째 줄에는 단서가 하나 붙습니다. 기한을 적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계의 뜻을 밝히는 통지만은 예외입니다. 민법이 상계의 의사표시에 조건이나 기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요구사항을 다룬 글이 이 조문을 자세히 다룹니다.
넷째 줄은 갈래가 따로 있습니다. 표현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는 조문과 판단 기준이 걸린 문제여서, 그 경계는 표현의 위험을 정면으로 다룬 글에서 확인하십시오. 이 글은 자동으로 만든 문장이 그쪽으로 흐르기 쉽다는 것까지만 지목합니다.
가장 무거운 자리는 사실관계입니다
잘못 적힌 날짜와 금액이 그대로 증명되어 남습니다.
앞의 네 자리는 문서가 힘을 못 쓰게 만드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무거운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문서가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해지는 경우입니다.
자동으로 만든 초안에는 날짜와 금액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을 맺은 날, 지급하기로 한 날, 남은 금액 같은 것들입니다. 알려 주지 않은 값도 문장의 흐름에 맞게 채워져 있곤 합니다.
그 값이 실제와 다르면 문제가 커집니다. 창구는 문서를 읽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어서, 잘못 들어간 날짜나 금액이 있어도 그 문언이 그대로 증명 대상이 됩니다. 우체국은 그런 내용의 문서가 그날 나갔다는 것만 확인해 줍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상대도 같은 문서를 갖고 있고 우체국에도 한 통이 남아 있으니, 뒤에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 하면 앞서 스스로 적어 보낸 문언과 부딪히게 됩니다. 잘못 쓴 문서가 증거로 남는다는 것이 이 글에서 가장 무거운 지점입니다.
조문 번호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근거로 든 조항이 실제와 다르면 요구의 근거 자체가 흔들리고, 상대에게는 반박할 재료가 하나 생깁니다.
- 하지 않는다창구가 내용을 심사하나
- 그대로 증명된다틀린 값이 적혀 있으면
- 상대와 우체국그 문언을 가진 쪽
- 스스로 적어 보낸 문장나중에 부딪히는 것
그래서 초안을 받은 뒤 가장 먼저 손대야 하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날짜와 금액, 조항, 사람 이름은 초안이 채워 준 값이 아니라 자기 자료에서 확인한 값으로 바꿔야 합니다.
확인할 자료가 마땅치 않다면 그 문장을 통째로 빼는 편이 낫습니다. 적지 않아 아쉬운 문장은 나중에 보탤 수 있지만, 잘못 적어 보낸 문장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초안을 받은 뒤에 사람이 하는 일
고칠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확인할 값을 채워 넣는 작업입니다.
초안을 손보는 방식은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문장을 다듬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값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앞의 것은 급하지 않고 뒤의 것은 미룰 수 없습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빠뜨리지 않습니다. 먼저 사실을 확인하고, 그다음에 네 자리가 채워졌는지 보고, 마지막으로 문장을 정리하는 순서입니다. 이 순서를 뒤집으면 문장을 열심히 다듬어 놓고 정작 날짜가 틀린 문서를 부치게 됩니다.
아래는 접수 전에 한 번 훑을 목록입니다. 초안을 무엇으로 만들었든 같은 목록이 적용되지만, 자동으로 만든 초안에서는 특히 앞의 세 줄이 자주 걸립니다.
초안을 접수하기 전에 확인할 것
셋째 줄이 가장 손이 많이 갑니다. 알려 준 적 없는 내용이 문장 사이에 끼어 있는 경우가 있어서, 한 문장씩 이것을 내가 말했는지 되짚어야 합니다.
일곱째 줄은 표현 쪽 항목입니다. 요구와 이어지지 않는 사정이 끼어 있으면 문서가 청구의 모습에서 멀어지므로, 관계없는 대목은 지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러면 무엇까지 맡겨도 되나
판단이 필요 없는 자리와 판단이 전부인 자리를 갈라 두면 됩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아예 쓰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데 그런 뜻은 아닙니다. 이 문서에는 판단이 필요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 그 부분에서는 도구가 시간을 줄여 줍니다.
문장을 고르게 다듬는 일, 항목의 순서를 정리하는 일, 격한 표현을 눌러 주는 일이 그렇습니다. 감정이 앞선 문장을 걸러 내는 데에도 쓸모가 있습니다.
반대로 맡길 수 없는 부분도 뚜렷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요구할 것인지, 기한을 언제로 잡을 것인지, 어떤 사실을 근거로 들 것인지는 사안을 아는 사람만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결정을 초안에 맡기면 그럴듯한 값이 대신 들어앉습니다.
그래서 쓰는 방식을 뒤집어 보기를 권합니다. 빈 화면에서 초안을 받아 고치는 대신, 요구와 기한과 근거를 먼저 정해 놓고 그것을 문장으로 옮기는 데에만 도구를 쓰는 것입니다. 항목이 나뉜 서식을 먼저 채워 두면 이 순서가 자연스럽게 잡힙니다.
그렇게 정한 법령이 없습니다. 효력은 문서에 무엇이 담겼는지로 정해지고 작성 도구를 따지는 조항은 없습니다.
확인하지 않은 조항은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근거가 어긋나면 요구 자체가 흔들리고 상대에게 반박할 재료가 생깁니다.
매끄러움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다 쓴 문서처럼 보여서 비어 있는 자리를 지나치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도구는 문장을 만들고 사람은 값을 정합니다. 이 경계를 지키면 자동으로 만든 초안이 위험해질 이유가 없습니다.
경계를 넘는 순간이 언제인지도 분명합니다. 확인하지 않은 숫자가 문서에 남는 그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AI로 작성한 내용증명도 효력이 있나요?
작성 도구를 따지는 조항이 없습니다. 문서의 힘은 무엇이 담겼는지로 정해지므로 도구 때문에 효력이 갈리지는 않습니다.
자동으로 만든 초안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하나요?
날짜와 금액, 조항 같은 값입니다. 문장을 다듬는 일보다 값을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창구는 내용을 심사하지 않으므로 그 문언이 그대로 증명됩니다. 상대와 우체국이 같은 문서를 갖게 되어 나중에 바로잡기 어려워집니다.
기한은 무조건 적어야 하나요?
요구를 담은 통지라면 구체적인 날짜로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상계의 뜻을 밝히는 통지에는 조건이나 기한을 붙이지 못하도록 민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초안이 써 준 강한 표현을 그대로 써도 되나요?
사실 그대로인지부터 보십시오. 실제로 밟을 수 있는 절차를 사실대로 적는 것과 부풀려 적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도 AI를 쓰는 편이 나은 자리는 어디인가요?
문장을 다듬고 순서를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요구와 기한과 근거를 정하는 일은 사안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