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확인서 확인해준 사람이 지는 책임
사실확인서 마스터·11분·
내 이름으로 써서 수사기관에 낸 확인서는 증거를 위조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다만 동의 없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만든 확인서라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근거는 형법 제155조가 정한 증거인멸등의 죄이며 판시 요지만 확보해 사건번호는 적지 않았습니다 · 이 조문의 법정형은 확인하지 못해 다루지 않습니다
써 준 사람이 뒤에 놓이는 자리
종이는 부탁한 사람이 가져가지만 이름은 써 준 사람에게 남습니다.
확인서를 부탁받는 사람은 대개 그 일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옆에서 본 사람, 함께 일했던 사람, 같은 건물에 살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종이를 건네주고 나면 자기 일이 끝났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그 종이는 부탁한 사람의 손에서 어디론가 갑니다. 회사로 가기도 하고 법원으로 가기도 하며, 경찰서나 검찰청으로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종이가 어디로 가든 거기 적힌 이름은 써 준 사람의 것입니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수사기관으로 간 경우를 봅니다. 남의 형사사건에 쓰라고 확인서를 써 준 사람이 어떤 자리에 놓이는지가 여기서 가장 자주 묻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말해 두면 결론은 한 줄로 끝나지 않습니다. 확인된 판시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그 방향이 뒤집히는 지점이 따로 있습니다. 둘을 함께 알아야 지금 부탁받은 일이 어느 쪽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증거를 위조한다는 말이 가리키는 것
형법 제155조는 증거 자체를 만들어 내거나 손대는 행위를 겨냥합니다.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하거나 위조·변조하는 행위, 그리고 위조·변조한 증거를 사용하는 행위를 다룹니다. 증거인멸등의 죄라고 부르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위조라는 말이 어디를 가리키는지가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판시로 확인되는 법리는 증거를 위조한다는 것이 증거 자체를 위조하는 것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봅니다.
참고인은 피의자가 아니면서 사건에 관해 물음을 받는 사람입니다. 목격자나 관계자가 여기에 해당하고, 확인서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는 사람도 대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 법리가 놓인 이유를 짚어 두면 뒤의 이야기가 쉬워집니다. 수사기관이 사람을 불러 이야기를 듣는 절차에서 그 사람이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것은 절차 안에서 다뤄야 할 일이지, 증거라는 물건을 만들어 낸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 형법 제155조를 읽을 때는 무엇이 증거인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이 물음의 답이 확인서 쪽으로 오는지 사람의 말 쪽으로 오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내 이름으로 써서 낸 확인서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불려 나가 말하는 것과 미리 적어 내는 것을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참고인이 타인의 형사사건에서 직접 진술하거나 증언하는 것을 대신하여, 또는 그에 앞서 허위의 사실확인서나 진술서를 작성해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은 증거위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유는 앞 절에서 본 법리에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적어 낸 서면은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말로 하느냐 종이에 적어 내느냐의 차이일 뿐, 참고인이 자기 이야기를 전한다는 성격은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확인서를 써서 수사기관에 낸 행위 자체를 두고 증거를 위조했다고 부르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검색하면 그런 문장이 자주 나오는데, 판시가 가리키는 방향과 어긋납니다.
여기서 반드시 붙여 두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이 판시가 정리한 것은 형법 제155조가 그 행위에 미치는지에 관한 것이지, 그 행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아닙니다. 앞선 글에서 갈라 본 다른 죄들은 이 판시와 무관하게 각자의 요건으로 따로 판단됩니다.
특히 그 확인서가 누군가를 처벌받게 하려는 신고에 실려 갔다면 무고를 다루는 조문 쪽이 따로 문제 됩니다. 그 요건은 처벌을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어떤 행위인가 | 형법 제155조의 자리인가 | 확인된 근거 |
|---|---|---|
|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함 | 들어가지 않습니다 | 증거 자체를 위조하는 것이 아니라는 법리 |
| 참고인이 자기 이름으로 허위 확인서를 써서 냄 | 들어가지 않습니다 | 허위로 진술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판시 |
| 동의 없이 타인 명의로 확인서를 만들어 냄 | 달라집니다 | 그 사람의 진술이 애초에 없다는 판시 |
표의 앞 두 줄과 마지막 줄은 같은 조문 아래에서 정반대 방향으로 갈립니다. 갈라놓는 것은 내용의 진실성이 아니라 이름 칸에 누가 들어가 있느냐입니다.
다음 절에서 그 마지막 줄을 자세히 봅니다. 실제로 사람이 넘어가는 지점이 거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름 칸이 바뀌면 결론도 바뀝니다
그 사람의 의사로 한 진술이 애초에 없었다면 남는 것은 만들어 낸 물건뿐입니다.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다른 사람 명의의 확인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증거위조에 해당한다고 본 판시가 있습니다. 앞 절의 결론과 방향이 정반대인데, 뜯어보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오히려 같은 논리를 따릅니다.
앞 절의 판시가 기댄 것은 참고인이 자기 이야기를 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름 칸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고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적조차 없다면, 전할 이야기라는 것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진술이 아니라 없던 것을 만들어 낸 물건입니다. 증거 자체를 만들어 냈다는 앞 절의 정의에 그대로 들어맞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이 뒤집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잣대가 다른 답을 내는 셈입니다.
부탁을 받는 자리에서 이 경계를 넘기가 의외로 쉽습니다. 그 사람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니 대신 적어 두었다가 나중에 알려 주면 된다는 식으로 손이 먼저 움직입니다. 그러나 나중의 동의가 이미 만들어진 문서의 성격을 되돌려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확인서에서 가장 단순하고 가장 중요한 규칙은 하나입니다. 이름 칸에는 그 이름의 주인이 직접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확인해 줄 때 어떻게 나눠 적는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 확인해 줄 사람이 직접 읽게 한다대신 적어 주려다 명의가 흔들립니다. 문장을 만들어 주더라도 읽고 고치는 것은 본인이 합니다.
- 본인이 자기 손으로 이름을 적고 서명하게 한다여기가 앞 절의 경계선입니다. 대신 적는 순간 문서의 성격이 바뀝니다.
-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은 지운다부탁하는 쪽이 넣어 달라고 한 문장이라도 그 사람이 겪지 않은 일이면 뺍니다.
- 종이가 어디에 쓰일지 물어 둔다회사에 내는지 수사기관에 내는지에 따라 그 문장이 놓이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둘째 단계가 실제로 사고를 가장 많이 막습니다. 급한 자리에서 대신 적어 주는 일이 생각보다 흔하게 벌어집니다.
넷째 단계는 써 주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어디에 쓰일지 모르는 채로 적어 준 문장은 뒤에 어떤 절차에 들어가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자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낸 경우는 또 다릅니다
말을 대신 적어 낸 것과 없던 자료를 꾸며 낸 것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앞의 두 절이 다룬 것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서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에서는 확인서 한 장으로 끝나지 않고 뒷받침한다며 다른 자료가 함께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있었던 것처럼 꾸민 기록이나 만들어 낸 문서 같은 것들입니다.
이 방향에는 다른 법리가 놓여 있습니다. 허위의 증거를 적극적으로 조작해 제출한 결과 수사기관이 충실히 수사를 하더라도 그것이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위계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 문제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법리를 지금 상황에 그대로 대입하지는 마십시오.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그렇게 보는지, 확인서가 그 안에 어떻게 놓이는지는 이 글이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런 갈래가 따로 있다는 것까지만 적어 둡니다.
실무적으로 기억해 둘 것은 하나입니다. 이야기를 적는 일과 자료를 만드는 일 사이에 선이 있고, 그 선을 넘으면 지금까지 본 것과 다른 조문들이 걸어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부탁하는 쪽이 확인서만으로는 약하니 무언가 더 붙이자고 할 때가 그 선 앞에 서는 순간입니다. 붙일 것이 실제로 있는 자료라면 문제가 없고, 만들어야 하는 자료라면 거기서 멈추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써 주는 사람이 세워 둘 선
판시가 정리해 준 것은 조문 하나의 범위이지 책임 전체가 아닙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게 됩니다. 내 이름으로 내가 아는 것을 적어 낸 서면은 증거를 위조한 것으로 보지 않지만, 이름을 빌리는 순간 그 결론이 사라지고, 자료를 만들어 내는 쪽으로 가면 다른 조문들이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이 정리를 안심하는 데 쓰면 곤란합니다. 확인된 것은 특정 조문이 어디까지 미치는가에 관한 판시이고, 그 밖의 책임까지 없다고 말해 주는 자료는 이 글이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없다고 확인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은 다르게 다뤄야 합니다.
부탁한 쪽의 책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구한 사람이 어떤 자리에 서는지는 근거를 확보하지 못해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책임진다고 말해 주더라도 그 말이 이 종이에 적힌 이름을 바꿔 주지는 않는다는 정도만 기억해 두면 됩니다.
그러니 확인해 주는 사람이 세울 선은 조문이 아니라 문장에서 나옵니다. 내가 직접 보고 겪은 것, 그리고 뒤에 누가 물어도 같은 말을 되풀이할 수 있는 것까지가 그 선입니다. 그 선 안에서 적으면 여기서 본 어떤 갈래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 선을 지키면서도 도움이 되는 확인서를 쓰는 방법은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좁혀서 정확하게 쓴 확인서가 넓게 두루뭉술하게 쓴 확인서보다 실제로 더 쓸모가 있습니다.
그대로 두는 것보다 알리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인은 뒤에 다시 조사를 받거나 법정에 서게 될 수 있고, 그때 앞의 서면과 말이 어긋나면 그 자체가 다뤄집니다.
그 문서의 명의는 친구가 됩니다. 다만 내가 겪지 않은 일을 문장으로 만들어 주는 일이므로, 문장을 만드는 자리에 서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제출된 서면을 없던 것으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를 밝혀 두면 뒤에 남는 기록이 달라집니다.
세 문답이 모두 시간이 지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확인서는 건넬 때가 아니라 그 뒤에 문제가 되고, 그때는 고치기가 훨씬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부분은 앞의 단계 목록입니다. 넘기 전에 멈추는 것이 넘고 나서 수습하는 것보다 언제나 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허위 사실확인서를 수사기관에 내면 증거위조죄인가요?
참고인이 자기 이름으로 작성해 제출한 경우라면 증거위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면 아무 책임이 없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형법 제155조가 그 행위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지 다른 조문까지 정리해 준 것이 아닙니다. 특히 누군가를 처벌받게 하려는 신고에 실려 갔다면 무고를 다루는 조문이 따로 문제 됩니다.
다른 사람 이름으로 확인서를 만들어 제출하면 어떻게 되나요?
결론이 달라집니다. 동의 없이 임의로 타인 명의의 확인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그 사람의 의사에 따른 진술이 애초에 없으므로 증거위조에 해당한다고 본 판시가 있습니다.
확인서에 더해 다른 자료를 만들어 붙이면 어떻게 되나요?
선이 달라집니다. 허위 증거를 적극적으로 조작해 제출한 경우를 두고는 위계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 문제 될 수 있다는 법리가 따로 있습니다. 다만 적용 범위는 이 글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서를 써 준 사람도 조사를 받게 되나요?
그 사건의 진행에 따라 참고인으로 다시 물음을 받거나 법정에 증인으로 불려 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되풀이할 수 있는 내용만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