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견적서 요청받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 견적서
해외 거래처에서 영문 견적서를 보내달라는 메일이 왔다
갑자기 영문 견적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은 대부분 이렇게 시작됩니다. 해외 거래처에서 Quotation을 요청하는 메일이 오거나, 상사가 영문 견적서를 준비해 두라고 지시하는 경우입니다. 국문 견적서는 어느 정도 익숙하더라도 영문 견적서 앞에서는 항목 명칭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영어 표현을 써야 하는지, 국문 견적서와 구성이 같은 건지 다른 건지, 금액은 어떤 통화 단위로 써야 하는지 한꺼번에 고민이 밀려옵니다.
이 글은 영문 견적서를 처음 작성하는 실무자가 가장 빠르게 완성할 수 있도록, 항목별 영어 표현과 국문 견적서와의 차이점, 그리고 작성 시 자주 발생하는 실수를 한 곳에 정리한 가이드입니다.
1. 영문 견적서의 기본 구조부터 이해하기
영문 견적서(Quotation)는 국문 견적서와 전달하는 정보의 본질은 같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품목을 얼마에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영문 견적서에는 해외 거래 특성상 국문 견적서에 없는 항목이 추가되고, 표기 방식도 달라집니다.
영문 견적서의 기본 구조는 크게 네 영역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발신자 정보(Seller Information)로 회사명, 주소, 연락처, 담당자명을 기재합니다. 두 번째는 수신자 정보(Buyer Information)로 거래처의 회사명과 담당자 정보를 넣습니다. 세 번째는 견적 본문(Quotation Details)으로 품목명(Description), 수량(Quantity), 단가(Unit Price), 합계(Total Amount)를 표 형태로 구성합니다. 네 번째는 거래 조건(Terms and Conditions)으로 결제 조건, 납품 조건, 유효기간 등을 명시합니다.
2. 국문 견적서와 영문 견적서, 실무에서 체감하는 차이점
항목 자체는 비슷해 보이지만 영문 견적서에는 국문 견적서에서 잘 다루지 않는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첫 번째 차이는 통화와 환율 표기입니다. 영문 견적서에서는 어떤 통화 기준인지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USD, EUR, KRW 등 ISO 통화 코드를 금액 앞에 표기하는 것이 국제 표준입니다. 환율 변동이 큰 경우에는 환율 기준일을 함께 적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 차이는 납품 조건(Delivery Terms) 표기입니다. 국내 거래에서는 "납품 장소: OO 물류센터" 정도로 충분하지만, 해외 거래에서는 인코텀즈(Incoterms) 기준을 명시해야 합니다. 가장 흔히 쓰이는 조건은 FOB(본선인도)와 CIF(운임보험료포함)이며, 어떤 조건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운송비와 보험료의 부담 주체가 달라지므로 영문 견적서에서 반드시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세 번째 차이는 유효기간(Validity) 표현입니다. 국문 견적서에서는 "견적 유효기간: 발행일로부터 30일"로 쓰지만, 영문 견적서에서는 "This quotation is valid for 30 days from the date of issue"처럼 완결된 문장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 영문 견적서 작성 시 자주 발생하는 실수
영문 견적서를 처음 작성하는 실무자가 반복적으로 겪는 실수가 있습니다. 미리 알아두면 검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날짜 형식의 혼동이 가장 흔합니다. 미국식은 MM/DD/YYYY, 유럽식은 DD/MM/YYYY를 사용하기 때문에 03/05/2026이라고 쓰면 3월 5일인지 5월 3일인지 상대방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영문 견적서에서는 2026-03-05 또는 March 5, 2026처럼 오해가 없는 형식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금액에 천 단위 구분 기호를 쉼표와 마침표로 혼용하는 실수도 잦습니다. 영미권에서는 1,000.00(쉼표가 천 단위, 마침표가 소수점)이 표준이지만,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반대로 사용합니다. 영문 견적서에서는 거래 상대의 지역에 맞추거나, 통화 코드와 함께 영미권 표준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Payment Terms란에 단순히 "T/T"라고만 쓰면 선불인지 후불인지, 납품 후 며칠 이내인지가 불명확합니다. "T/T 50% in advance, 50% upon delivery"처럼 비율과 시점을 함께 명시해야 영문 견적서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4. 영문 견적서, 양식부터 갖춰놓으면 작성이 빨라진다
영문 견적서를 매번 처음부터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항목 구성이 정해져 있는 표준 영문 견적서 양식을 하나 확보해 두면, 거래처별로 금액과 품목만 교체하면서 반복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영업 빈도가 높은 회사라면 영문 견적서 양식을 사내 표준으로 지정해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업무 시간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양식을 고를 때는 위에서 정리한 네 가지 영역(발신자 정보, 수신자 정보, 견적 본문, 거래 조건)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 인코텀즈와 결제 조건을 기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를 확인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