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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부지요 |  | |
| 아부지요
하종오
제는요, 살아오면서 강으로 살고 싶었니더
제는요, 태어날 적부터 뜻이 있어
우리나라 위해 엉엉 울었다고 하셨지예
살아가면서 눈물을 아껴두기보다는
칼에 베어도 죽지 않는 강물이 돼야 안 되겠읍니껴
곡식에 병이 생기면 사람들이 아프고
한 해의 곡식이 마르면 사람들이 평생 목이 타서
물꼬 싸움하는 땅을 주셨잖습니껴
똥물에서 헐떡이는 피래미떼 모으고
봄 찾아 돌아오는 떠돌이새 맞이하고
천방지축 컹컹 짖는 들짐승도 달래주며
제는요, 곧게곧게 떨어지는 폭포말고요
휘며 꺾이며 흐르는 굽이굽이 강물말입니더
두만강 압록강 임진강 금강 모두
낙동강까지 한 줄기 물길로 잇고 싶었니더
아침 저녁 왔다가는 짜디짠 밀물 썰물 아니라
서러운 우리나라 사람들이 두 손 모아 떠먹고
볍씨 겉보리 씨앗 몇 됫박 거두는 평야 위해
제는요, 민물로 살기로 안했읍니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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