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위임 금액을 적어야 하는 경우
위임장 마스터·8분·
금액을 적으라고 정한 일반 규정은 없습니다. 그 칸은 채워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맡기는 쪽이 스스로 상한을 긋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판단은 단순합니다. 돈이 오가는 일을 맡기면서 그 크기를 스스로 정해 두고 싶다면 적고, 숫자가 정해지지 않은 일이라면 금액 대신 다른 값으로 범위를 좁힙니다.
권한을 정하지 않은 대리인은 민법 제118조에 따라 보존행위와 성질이 변하지 않는 이용·개량행위만 가능 · 권한을 넘은 행위라도 상대방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이 책임지는 구조가 있음
이 칸은 요구된 칸이 아닙니다
금액란이 비어 있다고 반려되는 것이 아니라, 채워 두면 권한이 그만큼 줄어드는 칸입니다.
금액을 적어야 하느냐는 물음은 대개 두 가지 걱정에서 나옵니다. 안 적으면 접수가 안 될까 하는 걱정이 하나이고, 적어 두면 그 액수에 묶여 일이 안 될까 하는 걱정이 다른 하나입니다. 방향이 정반대인 두 걱정이 같은 칸을 두고 부딪히는 셈입니다.
먼저 앞의 걱정부터 덜어 두겠습니다. 위임장에 금액을 적으라고 정한 일반 규정은 없습니다. 애초에 일반적인 위임장에는 법이 정한 기재 항목 자체가 없고, 금액도 예외가 아닙니다. 비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종이가 흠 있는 문서가 되지는 않습니다.
뒤의 걱정은 절반은 맞습니다. 숫자를 적으면 권한이 그 숫자 안으로 들어갑니다. 다만 그것이 이 칸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액란은 맡기는 쪽이 스스로 선을 긋는 도구이지, 창구가 요구해서 채우는 칸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면 물음이 바뀝니다. 적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이 일에 선을 그어 둘 필요가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답은 맡기는 일의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숫자가 들어가면 무엇이 달라지나
금액은 대리인을 묶는 동시에 그 선을 상대방에게도 보여 줍니다.
금액을 적는 효과는 두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안쪽입니다. 대리인이 스스로 판단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다른 하나는 바깥쪽인데 이쪽이 실제로 더 중요합니다. 거래 상대방도 그 숫자를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권한을 넘은 행위라도 상대방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그 결과가 맡긴 본인에게 오는 구조가 있습니다. 그런데 종이에 상한이 적혀 있으면 그 위의 거래를 하려는 상대방은 스스로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믿을 만했다고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숫자 한 줄이 그 통로를 좁히는 셈입니다.
반대로 아무 숫자도 없으면 그 판단은 다른 재료로 이루어집니다. 종이에 적힌 문장이 넓을수록 상대방 쪽의 사정이 두터워지고, 그만큼 본인에게 결과가 넘어올 여지가 커집니다. 아래 표는 세 가지 적는 방식을 이 기준으로 갈라 본 것입니다.
| 적는 방식 | 대리인에게 생기는 제약 | 상대방에게 보이는 것 |
|---|---|---|
| 금액을 적지 않음 | 종이만으로는 상한이 없습니다 | 적힌 문장의 넓이가 곧 판단 재료가 됩니다 |
| 상한을 적음 | 그 위로는 스스로 정하지 못합니다 | 넘는 거래인지 그 자리에서 계산됩니다 |
| 정확한 액수를 적음 | 그 액수의 거래만 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액수면 곧바로 어긋납니다 |
| 범위를 적음 | 아래위 양쪽으로 묶입니다 | 협상의 여지가 어디까지인지 드러납니다 |
| 금액 대신 대상을 특정함 | 그 대상에 관한 일만 됩니다 | 다른 물건이나 계좌는 대상 밖입니다 |
마지막 줄을 함께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금액이 유일한 제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계좌번호 하나, 지번 하나로 대상을 좁혀 두면 금액을 적지 않아도 대리인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숫자가 정해지지 않은 일이라면 억지로 금액을 만들어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상과 상대 기관과 할 동작을 정확히 적어 두는 것이 같은 일을 합니다. 금액은 그 위에 한 겹 더 얹는 장치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적기로 했다면 어떻게 쓰나
숫자를 정하기 전에 그 숫자가 무엇을 재는 값인지부터 정합니다.
금액을 적기로 했다면 다음 순서로 가십시오. 숫자를 먼저 떠올리고 칸에 넣는 방식은 대개 어긋납니다. 같은 거래에서도 대금과 한도와 수수료가 서로 다른 값이라, 무엇을 재는 숫자인지 정하지 않으면 읽는 쪽에서 다르게 해석합니다.
- 그 숫자가 무엇을 재는지 정한다물건값인지, 대리인이 쓸 수 있는 한도인지, 받아 올 돈의 액수인지를 먼저 정합니다. 같은 자리에 놓이지만 뜻이 전혀 다른 값들입니다.
- 고정할지 상한으로 둘지 고른다액수가 이미 정해진 거래면 그 액수를 적습니다. 협상이 남아 있으면 얼마 이하 또는 얼마 이상처럼 방향을 붙여 적어야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 숫자와 한글을 함께 적는다금 오백만원정처럼 글자를 함께 두면 숫자만 고쳐지는 일을 막습니다. 자릿수를 잘못 읽는 사고도 줄어듭니다.
- 그 금액이 붙는 대상을 옆에 적는다어느 계좌의 얼마인지, 어느 물건의 얼마인지를 함께 적습니다. 금액만 떠 있으면 무엇에 관한 돈인지 다시 물어야 합니다.
- 금액 밖의 행위를 닫는 문장을 붙인다위에 적은 금액을 넘는 거래는 위임하지 않는다는 한 줄을 두면 읽는 쪽에서 폭넓게 해석할 여지가 사라집니다.
- 지정 서식에 금액 칸이 있으면 그 칸을 쓴다절차가 서식을 정해 둔 경우에는 그 서식의 칸 구성이 우선입니다. 칸 밖에 따로 적어 넣기보다 정해진 자리를 채우십시오.
셋째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종이는 손을 떠난 뒤에 고쳐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넣어 둘 값어치가 있습니다. 숫자만 적힌 칸은 자릿수 하나가 바뀌기 쉽고, 바뀐 뒤에는 원래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다섯째 단계는 금액을 여러 줄 적을 때 특히 도움이 됩니다. 여러 숫자가 나열되어 있으면 합쳐서 그만큼까지 된다고 읽는 사람이 생기는데, 닫는 문장 한 줄이 그 해석을 막습니다.
금액란에서 잘못 알려진 것들
적어야 하는 절차가 정해져 있다는 말과, 적으면 안전해진다는 말이 함께 있습니다.
첫째는 특정 절차에서 금액을 반드시 적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정한 일반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절차가 서식을 정해 두고 그 서식에 금액 칸이 있다면 그 칸은 채우는 것이 맞고, 그것은 위임장 일반의 규칙이 아니라 그 서식의 요구입니다.
둘째는 금액을 적으면 그 자체로 안전해진다는 생각입니다. 숫자는 대리인이 종이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폭을 줄일 뿐, 대리인이 종이를 넘어 무엇을 하는 일까지 막지는 못합니다. 금액을 적어 두고도 위임 내용이 넓으면 다른 통로로 같은 위험이 남습니다.
셋째는 넉넉하게 적어 두면 편하다는 생각입니다. 실제 거래보다 훨씬 큰 상한을 적어 두면 선을 그은 효과가 사라집니다. 그 종이를 본 상대방에게는 그만큼까지 맡겨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 액수의 거래가 이루어져도 넘었다고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넷째는 금액을 적어 두었으니 기간은 없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두 값은 서로 다른 축을 막습니다. 금액은 얼마까지를 정하고 기간은 언제까지를 정합니다. 한쪽만 있으면 다른 축은 열린 채로 남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린 축이 문제가 됩니다.
무효가 되지 않습니다. 적으라고 정한 일반 규정이 없으므로 비어 있어도 문서로서는 그대로입니다. 다만 대리인의 폭을 스스로 좁힐 기회를 쓰지 않은 것입니다.
얼마 이하처럼 상한만 적어 두거나, 금액 대신 대상을 특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계좌나 물건을 하나로 좁히면 금액을 적지 않아도 움직일 폭이 크게 줄어듭니다.
종이에 상한이 적혀 있었다면 상대방이 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결과가 어디로 가는지는 상대방의 사정을 함께 따져 정해지므로, 그 다툼의 구조는 표현대리를 다룬 편에서 확인하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위임장에 금액을 꼭 적어야 하나요?
적으라고 정한 일반 규정은 없습니다. 채워야 하는 칸이 아니라 맡기는 쪽이 스스로 상한을 긋는 도구로 보시면 됩니다.
금액을 적으면 그 액수 안에서만 대리할 수 있나요?
적어 둔 값이 종이 위의 선이 됩니다. 그 위의 거래를 하려는 상대방은 넘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므로, 넘은 행위의 결과를 본인에게 돌리기가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정확한 액수 대신 한도만 적어도 되나요?
됩니다. 얼마 이하처럼 방향을 붙여 적으면 그 안에서 협상할 여지를 남기면서도 상한은 지켜집니다.
숫자만 적어도 되나요?
금 오백만원정처럼 한글을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숫자만 있으면 자릿수가 바뀌어도 원래 값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금액을 적었으면 기간은 안 적어도 되나요?
두 값이 막는 축이 다릅니다. 금액은 얼마까지를, 기간은 언제까지를 정하므로 한쪽만 적으면 다른 축은 열린 채로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