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확인서와 진술서, 언제 각각 쓰나
사실확인서 마스터·9분·
누구의 일을 적느냐가 두 문서를 가릅니다. 사실확인서는 그 일을 곁에서 본 제3자가 남의 일을 확인해 주는 종이이고, 진술서는 그 일의 당사자가 자기 일을 스스로 적는 종이입니다. 그래서 갈림은 제목이 아니라 문장의 주어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둘 다 개인이 자기 이름으로 만드는 사문서라 서식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것이 있다고 해서 적힌 내용이 사실로 굳어지지는 않으며, 민사에서는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법원이 여러 사정을 함께 보아 판단합니다.
한 자리에서 두 이름이 함께 요구됩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사람이 각자 씁니다.
회사 안에서 일이 하나 터지면 관련된 사람들에게 종이를 한 장씩 받습니다. 이때 요구되는 이름이 하나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적어 오라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때 무엇을 보았는지 확인해 달라고 합니다. 회사 밖에서도 마찬가지라, 다툼이 생긴 자리에서는 당사자가 쓴 종이와 곁에 있던 사람이 쓴 종이가 함께 모입니다.
그런데 요구하는 쪽도 두 이름을 정확히 갈라 쓰지 않는 일이 잦습니다. 확인서를 써 오라고 해 놓고 정작 받아 보면 겪은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적은 종이가 오고, 진술서를 달라고 했는데 남이 본 것을 적어 온 종이가 오기도 합니다. 이름이 그때그때 섞이니 받는 쪽에서도 무엇을 받은 것인지 헷갈립니다.
이 혼선이 성가신 것은 종이의 쓸모까지 흔들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자리에서 쓴 것인지가 흐릿한 종이는 읽는 쪽에서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 정하기 어렵습니다. 잘 쓰였는데도 무게가 실리지 않는 종이는 대개 이 자리에서 어긋나 있습니다.
다행히 갈림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음 절의 한 가지 물음이면 대부분 그 자리에서 정리됩니다.
그날 저는 정말 억울했고 그 지시는 부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오전 회의실에서 그 지시가 오가는 것을 옆자리에서 직접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분은 평소에도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같은 팀에서 함께 일한 기간 동안 그분이 말없이 자리를 비운 것을 본 일이 없습니다
이 일은 제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자 합니다
제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위 두 문장뿐이고 그 밖의 사정은 알지 못합니다
갈리는 것은 누구의 일을 적느냐입니다
그 일의 당사자인가, 곁에서 본 사람인가.
사실확인서는 제3자의 자리에서 씁니다. 다툼의 밖에 서 있던 사람이 자기가 보고 들은 것을 남을 위해 적어 주는 종이이고, 그래서 적는 사람과 그 종이로 무엇을 얻는 사람이 서로 다릅니다. 이 어긋남이 이 문서의 쓸모를 만듭니다.
진술서는 그 반대편입니다. 확인된 범위에서 진술서는 본인이 자기와 관련된 사항을 스스로 기재한 서면을 가리킵니다. 적는 사람과 그 종이가 향하는 사람이 같은 자리에 있으니, 성격상 자기편에서 쓴 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절차 안에서 그것이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이 글의 범위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몇 가지 자리로 곧장 번집니다. 문장의 주어가 달라지고, 적을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고, 부탁하는 쪽의 태도까지 달라집니다. 아래 표에서 셋째 줄을 먼저 보십시오. 나머지 줄은 거기서 따라 나옵니다.
다만 표의 마지막 줄은 두 문서가 같은 자리에 있음을 보여 줍니다. 둘 다 개인이 자기 이름으로 만드는 사문서이고, 그래서 어느 쪽도 신청해서 받아 오는 종이가 아닙니다.
| 갈리는 자리 | 사실확인서 | 진술서 |
|---|---|---|
| 누가 쓰나 | 그 일을 곁에서 본 제3자 | 그 일의 당사자 본인 |
| 누구의 일을 적나 | 남의 일 | 자기 일 |
| 문장의 주어 | 제가 본 것은 이러합니다 | 제가 겪은 것은 이러합니다 |
| 쓰게 되는 계기 |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 스스로 밝힐 것이 있어서 |
| 이해관계 | 밖에 서 있는 것이 보통 | 안에 서 있음 |
| 개인이 만드는 사문서인가 | 그렇습니다 | 그렇습니다 |
둘째 줄과 다섯째 줄을 붙여 읽으면 사실확인서가 왜 부탁을 받아 쓰는 문서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밖에 서 있는 사람은 그 종이를 스스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누군가 필요하다고 해서 쓰는 것이고, 그래서 부탁하는 쪽은 무엇을 확인받고 싶은지를 먼저 말해 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당사자에게 남의 일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기 일을 스스로 적은 종이를 받아 놓고 제3자의 확인을 받았다고 세면, 그 셈은 뒤에서 어긋납니다.
문장의 주어가 어긋나면 성격이 흔들립니다
제목은 확인서인데 안은 자기 이야기인 종이가 가장 흔합니다.
써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대개 도와주려는 마음이 앞섭니다. 그러다 보면 본 것을 적는 자리에 생각과 평가가 함께 들어옵니다. 부당했다고 여긴다거나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문장이 그렇습니다.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 문장들은 확인의 자리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더 자주 벌어지는 것은 적는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당사자의 자리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같은 부서에서 함께 겪은 일이라면 곁에서 본 사람이 동시에 당사자이기도 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자기 억울함이 문장에 섞여 들어가면 종이의 성격이 중간에서 바뀝니다.
이것이 왜 손해인지는 읽는 쪽에서 보면 분명합니다. 확인해 주는 종이의 값어치는 밖에 서 있던 사람이 본 것을 적었다는 데서 나오는데, 안에 서 있는 사람의 목소리가 섞이면 그 값어치가 흐려집니다. 아래 세 쌍이 실제로 자주 걸리는 자리입니다.
고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문장마다 주어와 동사를 확인해 보십시오. 무엇을 보았다거나 들었다는 동사로 끝나면 확인의 자리에 있는 것이고, 생각한다거나 여긴다는 동사로 끝나면 그 문장은 다른 자리로 넘어간 것입니다.
두 자리를 한 종이에 섞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자기 일을 적을 자리와 남의 일을 확인해 줄 자리를 나누어 각각 적으면, 읽는 쪽에서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할 수 있습니다.
덧붙일 수는 있지만 본 것과는 갈라 적으십시오. 두 가지가 한 문단에 섞여 있으면 어디까지가 목격이고 어디부터가 판단인지 구분되지 않습니다.
적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직접 본 것인지 전해 들은 것인지를 문장 안에 밝혀 두어야 합니다. 그 표시가 없으면 종이 전체가 같은 무게로 읽히지 않습니다.
읽는 쪽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나
어느 쪽이든 그것만으로 사실이 굳어지지는 않습니다.
종이를 받아 두면 그 내용이 그대로 인정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해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실주장이 진실한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유심증주의라고 불리는 원칙입니다.
그래서 문서가 진짜라는 것과 그 안에 적힌 내용이 맞다는 것은 별개로 다뤄집니다. 진짜로 만들어진 종이가 맞다고 인정되더라도, 거기 적힌 내용을 어느 정도로 받아들일지는 다시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그 판단에는 누가 썼는지, 언제 썼는지, 어떤 방식으로 적었는지 같은 사정이 함께 고려됩니다.
여기가 두 문서의 차이가 실제로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고려되는 사정 안에 작성자가 누구인가가 들어 있으니, 밖에 서 있던 사람이 적은 종이와 안에 서 있는 사람이 적은 종이가 같은 자리에서 읽히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반드시 이긴다는 뜻이 아니라, 읽는 쪽이 그 차이를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종이가 마지막 절차도 아닙니다. 적어 준 사람을 불러 물어보는 절차가 뒤에 따로 있고, 실무에서는 그 방식으로 신빙성을 다툽니다. 그러니 나중에 불려 나가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적는 것이 결국 가장 안전합니다. 증거로서의 무게를 더 자세히 다룬 편은 따로 있으니 그쪽을 보십시오.
여기서 다룬 것은 민사에서의 일반론까지입니다. 형사 절차에서 이런 종이가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규칙이 따로 있어 이 글에서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을 미리 단정하지 마십시오.
실무에서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무게는 제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누가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근거로 적었는지가 그대로 무게가 됩니다.
둘 중 무엇을 쓸지 고르는 순서
자리를 먼저 정하고 제목은 나중에 붙입니다.
부탁을 받았을 때 제목부터 정하려 들면 도로 막힙니다. 이름은 요구한 쪽이 부르는 대로 적으면 되고, 정작 정해야 할 것은 내가 어느 자리에서 쓰는가입니다. 아래 네 줄을 순서대로 짚으면 대개 첫 줄에서 갈립니다.
특히 조직 안에서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자리가 흐릿한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회의에 있었고 같은 지시를 받았다면, 곁에서 본 사람이면서 동시에 그 일의 당사자입니다. 이럴 때 자리를 갈라 두지 않으면 종이가 중간에서 흔들립니다.
자리를 정한 뒤에 할 일은 범위를 못 박는 것입니다. 어디까지 직접 보았고 어디부터는 알지 못하는지를 문장으로 남겨 두면, 나중에 그 종이가 다뤄질 때 흔들릴 자리가 줄어듭니다.
- 그 일의 당사자인지 먼저 가른다내가 겪은 일을 스스로 밝히는 자리라면 확인해 주는 종이가 아닙니다. 자리를 바꿔 잡으면 뒤의 모든 문장이 어긋납니다.
- 무엇을 확인해 달라는 것인지 되묻는다부탁하는 쪽이 확인받고 싶은 사실을 한 문장으로 말하지 못하면, 받아 쓴 종이도 한 문장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 아는 범위와 모르는 범위를 갈라 적는다직접 본 것, 전해 들은 것, 알지 못하는 것을 각각 밝혀 두십시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적어 두는 문장이 오히려 나머지를 지탱합니다.
- 언제의 일인지를 문장 안에 넣는다시점이 빠진 문장은 읽는 쪽에서 놓을 자리가 없습니다. 날짜를 못 박기 어렵다면 어느 무렵인지라도 적어 두십시오.
- 제목은 요구한 쪽이 부르는 대로 적는다이름을 고르는 데 시간을 들일 자리가 아닙니다. 자리와 범위가 잡혀 있으면 제목이 무엇이든 종이는 제 몫을 합니다.
셋째 줄이 이 순서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줄입니다. 확인해 주는 종이를 흔드는 것은 대개 틀린 문장이 아니라, 어디까지 아는지가 밝혀지지 않은 문장입니다. 아는 범위를 좁게 적을수록 그 안의 문장은 단단해집니다.
비즈폼에는 확인할 사실과 알게 된 경위를 나눠 적도록 짜 놓은 양식과, 확인하는 사람이 여럿일 때 각자의 자리를 따로 적을 수 있는 양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빈 문서에서 시작해 자리가 섞이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실확인서와 진술서는 무엇이 다른가요?
누구의 일을 적느냐가 다릅니다. 사실확인서는 곁에서 본 제3자가 남의 일을 확인해 주는 종이이고, 진술서는 그 일의 당사자가 자기 일을 스스로 적은 서면입니다.
당사자가 사실확인서를 써도 되나요?
자기 일을 자기가 적으면 확인해 주는 자리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제목을 그렇게 붙였더라도 내용이 자기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는 다른 종이로 읽습니다.
겪은 사람이면서 본 사람이기도 하면 어떻게 하나요?
한 종이에 두 자리를 섞지 마십시오. 자기 일을 적는 것과 남의 일을 확인해 주는 것을 나누어 각각 적으면 읽는 쪽에서 갈라 볼 수 있습니다.
사실확인서를 받아 두면 그 내용이 사실로 인정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민사에서는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여러 사정을 함께 보아 판단하므로, 종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내용이 굳어지지는 않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무겁게 받아들여지나요?
어느 쪽이 반드시 앞선다고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누가 썼는지가 판단에 고려되는 사정에 들어가므로, 밖에 서 있던 사람이 적은 종이와 안에 서 있는 사람이 적은 종이가 같은 자리에서 읽히지는 않습니다.
확인서·진술서·경위서는 서로 다른 계통인가요?
만드는 주체로 보면 셋 다 개인이 쓰는 같은 계통입니다. 다만 경위서는 조직 안에서 일의 경과를 적어 올리는 자리에 쓰이는 이름이라 쓰임이 조금 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