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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밤이면 클로버가 잎을 접는 것을……밤이면 클로버가 잎을 접는 것을……-김이구-
당신은 아십니까
밤이면 클로버가 잎을 접는 것을
유월의 긴긴 해가 고요히 잠기고
땅거미 슬금슬금 내리는 저녁
낫을 들고 돌아오는 논둑 길에서
수천의 동그란 이파리들이
소리없이 눈꺼풀 닫히고 있는 것을
당신은 아십니까
숱하게 벤 자국을 뒤에 남기고
시퍼렇던 낫날은 고개 숙이며
단단하게 못박힌 손바닥에선
풀물이 뿜어내는 독한 향기……

오늘 뜬 해는
하루 종일 뜨겁게 쏟아져 내리고
검은 얼굴, 탄 팔뚝
접어올린 바지엔 흙탕이 말라붙고
종아리엔 핏줄이 불끈
어깨에 삽을 메고 돌아올 때
길가에 늘어선 클로버 이파리들
하늘 향해 벌렸던 세 손바닥을
지는 해 따라 다소곳이 모아쥐는 걸
당신은 아십니까,
밤이면 클로버가 잎을 접고서
하얀 손등을 보이는 것을. (1980)

당신은 아십니까
밤이면 클로버가 잎을 접는 것을
유월의 긴긴 해가 고요히 잠기고
땅거미 슬금슬금 내리는 저녁
낫을 들고 돌아오는 논둑 길에서
수천의 동그란 이파리들이
소리없이 눈꺼풀 닫히고 있는 것을
당신은 아십니까
숱하게 벤 자국을 뒤에 남기고
시퍼렇던 낫날은 고개 숙이며
단단하게 못박힌 손바닥에선
풀물이 뿜어내는 독한 향기……

오늘 뜬 해는
하루 종일 뜨겁게 쏟아져 내리고
검은 얼굴, 탄 팔뚝
접어올린 바지엔 흙탕이 말라붙고
종아리엔 핏줄이 불끈
어깨에 삽을 메고 돌아올 때
길가에 늘어선 클로버 이파리들
하늘 향해 벌렸던 세 손바닥을
지는 해 따라 다소곳이 모아쥐는 걸
당신은 아십니까,
밤이면 클로버가 잎을 접고서
하얀 손등을 보이는 것을.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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