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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지금은 그대가 내곁에 머물지 않아도..
비록 지금은 그대가 내곁에 머물지 않아도..


그 이름 하나에는
구실이 왜 그리도 많았는지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같이 느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고 하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너의 말 한마디에
온 에너지를 다 쓰고 있는 나
너의 웃음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나
별 것 아닌 손짓에
얼굴 빨개지는 나를 보면서
난 또 부끄러움을 느꼈다.

뭐랄까?
길에서
우연히 만난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야
편안히 만날 수 있고
타인이라 해야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있는
널.
아마도 난
무척 좋아했나 보다.

오늘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리워하면
안 될 것만 같아
그냥 자꾸만
지워버리려 했다.

문득,
가슴 한 공간이
비어 있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가혹한 일인 것 같아
그리운 이에게
전화를 걸고
목소리를 엿들었다.
긴긴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지만
긴 시간 만큼이나
내게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돌아서면서
색바랜 잎들을 쓸고 지나는 차가운 바람이
마구 원망스럽고 서러워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해도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돌아와 누운 자리
밤을 새워
무어라 써야 할 것 같은데
가슴 속에 잠겨 있어
손으로 꺼내 놓을 수가 없다.
아니,
언제까지고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 두고
고이고이 남겨두고만 싶다.
그리고
어느 환하게 햇살이 빛나는 날
가시나무 새처럼
단,
한번만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싶다.

이제 너를 그리는 마음을
허겁지겁 싸서 돌아오지 않을
나라로 보내야겠다.
그래야
마음을
비울 수 있을 테니까..

곧
추운 겨울이 또 올 테지만
훈훈한 가슴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곱게곱게
간직하리라.


이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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