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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대접´과 ´푸접´ |  | |
| ´푸대접´과 ´푸접´
고시조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나비야, 청산에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예로부터 벌과 나비는 남자, 꽃은 여자로 상징되어 탐화봉접(探花蜂蝶)이란 말은 여자를 찾아 다니는 난봉꾼을 가리켰습니다. 글자 그대로면 꽃을 찾아 다니는 벌과 나비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이처럼 여색을 찾아 다니는 난봉꾼, 또는 활량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것입니다.
위에 소개한 시조는 지은이를 알 수 없는 작품인데, 언뜻 보면 자연을 찾아 靑山에 노닐고, 꽃을 찾아 쉬고, 또다른 靑山을 찾는 모습을 보여 자연에 몰입하고 심취하는 모습을 보인 듯하지만, 실은 탐화봉접의 즐겨움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종장에 ´꽃에서 푸대접 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한 대목으로 미루어 보면, 지은이는 꽃을 찾되 그로부터 환대를 받고 싶고, 절대로 힘으로 꽃을 꺾거나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태도,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려는 품도를 보여 줍니다.
그것은 어떻든, 오늘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종장에 나오는 ´푸대접´이란 말에 대해서입니다. ´푸대접´은 아시다시피 성의 없게 아무렇게나 하는 대접입니다. 한자말로는 冷待, 薄待, 不待接, 疎待, 外待, 寒待이 있습니다. 이 ´푸대접´은 한자말 이 변하여 된 말인 듯 싶습니다.
´푸대접´과는 달리 인정미나 붙임성을 이르는 말로 ´푸접´이란 말이 있습니다. 흔히 ´있다´, ´없다´, ´좋다´ 따위 낱말과 결합아여 쓰이는 말입니다. ´푸접이 좋은 말솜씨´하면 붙임성 있는 말솜씨를 가리기고, ´푸접없이 톡톡 내쏜다´하면 인정머리 없이 쌀쌀하게 내쏘는 말솜씨를 나타냅니다.
* 대화(부부간) *
(남) : ˝오늘 뭐 언짢은 일 있어소? 푸접없이 나를 대하니 말이오.˝
(여) : ˝당신에게 내색을 안 한다면서도 나도 모르게 푸접스럽게 당신을 대했나 보죠? 미안해요, 여보.˝
(남) : ˝당신을 붙임성 없이 쌀쌀하게 만든 사건이 무엇인지 궁금하구려.˝
(여) : ˝아이들은 용돈이 부족하다고 투덜거리고, 가게에서는 외상값 덜갚았다고 푸대접이고, 집주인은 내일까지 전셋돈 올린 거 해오라니 설상가상, 이를 어쩌지요?˝
(남) : ˝모두가 돈 잘 못 버는 나 때문이구려. 필요한 돈 다 준비됐으니 푸접 있게 한번 웃어보구려.˝
* 여러분 잠깐만! *
대화 가운데 나온 말 중 ´설상가상´이란 말이 있었는데, 어떤 뜻으로 쓴 말일까요?
´설상가상´이란 눈 위에 다시 서리가 내렸다는 뜻의 숙어로서 어려움이 겹치는 것을 나타냅니다. 우리말에 ´엎친 데 덮친다.´는 말과 같습니다. 반대로 좋은 일이 겹칠 때는 금상첨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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