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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언젠가 mbc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아주 찰라의 장면이었지만 꼭 이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나를 자극시켰다.
왜인지는 알 수 없다.
얼마 뒤 서점에 갔다. ´베스트 셀러´코너에서 이 책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모양을 하고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받은 것 같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진정 세상을 나혼자 살아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이 책을 사고 한참이 되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접어두었던 페이지를 다시 연다.
주인공은 평범한 농사꾼이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 내용을 책으로 묶은 모양이다. 그 대상이 대부분 스님이다.
시종일관 농사에 관한 내용이 전부지만 그 속내는 깊다. 힘에 겨워 논농사는 그만두고 밭농사에 정성을 쏟는다.
농사를 지으며 생각하는 것이란 잡다한 푸념이 아닌 진정 세상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가 말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나무의 품위있고 멋있는 풍채를 지켜주는 것은 뿌리일진데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는 뿌리보다는 확연이 들어나는 나무가 되기를 바란다고..
나 자신조차 나의 뿌리는 내릴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벌써 나무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또 그가 말했다. 미숙한 대중은 세상에 끌려가고 성숙한 민중은 세상을 바로잡아 갈 수 있다고..
그 만큼 그는 개개인이 주체적 인간이 되기를 강조한다.
아직까지 내가 세상을 바로잡고 이끌어 갈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지만 내 삶의 주체가 나임을 다시한번 머리속에 박아둔다.
평범한 농사꾼이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교훈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책 중간중간에 보이는 그의 모습들에 나는 눈을 떼기 힘들었다. 많은 풍파를 헤쳐온 얼굴이기도 하고 삶의 모든 진리를 담아둔 얼굴이기도 하다. 한번쯤 어루만지고 싶은 것은 왜일까?
헌데 더욱 놀라운것은 아침 잠을 설쳐 부시시한 얼굴로 돌아본 나의 아버지의 얼굴에서 그와 같은 점을 발견했다. 삶을 살아온 모양대로 얼굴에 나타난다고 하는데 나의 아버지의 삶이 보이는 듯 하다.
아침에 출근하는길에 새로운 것을 보았다. 매일 보는 길이라 전혀 새로운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새로워 보였다.
꽁꽁 얼어붙은 물은 보며 만약 이것을 내힘으로 녹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 이 물길을 어루만져야 할까? 하지만 자연은 다르다. 봄이 오고 날씨가 따뜻해 지면 자연스레 물은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부드럽게 녹는다.
그것은 아마 자연이 나보다 훨씬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그러리라..
´꽁꽁 얼어붙은 겨울 추위가 봄꽃을 한결 아름답게 피우리라.´그가 말했다.
이 겨울은 이리 추워도 봄이 오면 더욱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삶이란 그 무엇(일)엔가에 그 누구(사람)엔가에 정성을 쏟는 일이다.˝라는 이 책이 내게 던져준 선물에 한번 더 밑줄을 그으며 나도 올해부터 진정한 마음으로 그 무언가에게 정성을 쏟으리라 결심했다. 비록 그게 나 자신부터 시작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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