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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지갑
도둑맞은 지갑



1959년 여름,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스페인에 살고 있는 친구 빌 데이비스의 초대를 받았다. 마침 스페인 관광뿐만 아니라 투우를 보고 싶었던 그는 친구의 초대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가 스페인에 도착하자 빌은 유명한 투우사인 안토니오를 소개해 주었다. 그래서 10월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헤밍웨이는 안토니오를 따라 여러 도시의 투우장을 돌아보게 되었다.



어느 날 헤밍웨이는 무르시아의 투우장 관람석에 앉아서 멋진 소를 상대로 호쾌한 솜씨를 보여 준 안토니오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경기가 끝난 뒤 안토니오는 투우장을 한 바퀴 돌았고 그의 훌륭한 솜씨에 기분이 좋아진 사람들은 경기장으로 뛰어내려가 헹가래를 쳤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수많은 사내들에게 들어올려진 채로 투우장에서 호텔까지 가야만 했다. 헤밍웨이도 그 사람들 무리에 섞여서 자랑스러운 친구를 따라갔다.



그런데 헤밍웨이는 호텔에 도착해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아마도 사람들과 기뻐 뛰어다니는 동안 그렇게 된 듯했다. 그는 다음날 지역 신문에 광고를 냈다.



“어제 투우장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지갑을 소매치기한 사람에게 고한다. 그 지갑은 고이 돌려보내 주기 바란다. 아, 그리고 특별히 그 안에 든 150달러는 소매치기 씨의 솜씨에 대한 보수로 증정하겠다.”



장난스러움이 담긴 이 광고는 사실 그의 온 마음이 담긴 광고였다. 잃어버린 그 지갑은 바로 아프리카 코로니에서 사냥꾼이 된 그의 둘째 아들 패트릭으로부터 받은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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