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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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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꽃처럼 불그스레한 얼굴을 가진 그녀와의 결혼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결혼이 얼마 안 남아서일까요? 평소 장난 삼아 그녀를 ‘내 아내’라고 몇 번 불러 보았는데, 그 이름만큼 사랑스럽고 탐스러운 애칭도 없는 듯합니다.



지난겨울 세탁기도 없는 집에 와서는 장롱에 있는 지저분한 제 옷들을 탈탈 털더니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차가운 물에 손빨래를 해 주었습니다. 그날 제 옷들을 빨아 빨랫줄에 너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문득 어머니의 향기를 느꼈습니다. 혹독한 겨울 추위에 눌려 잔뜩 움츠린 채 집에 들어온 어느 날, 역시 집 안에 그녀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울산에서 지내고 저는 직장 관계로 진해에서 지냅니다. 하지만 그 거리 아랑곳 않고 그녀는 참 자주 저희 집에 들러 저를 보살펴 줍니다. 그런데 넓지 않은 집 안 곳곳을 아무리 살펴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겨울내의가 하나밖에 없는 걸 어찌 알았는지 제 내복을 사러 나간 것이었습니다. 그날 그녀는 ‘오빠 하는 일은 모두 잘되어야 한다’며 겉옷은 물론이고 속옷까지 반듯하게 다림질해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울산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왜 왔을까? 나를 보러 온 건데 왜 일만 하고 떠나는가?’ 그 짧지 않은 거리를 달려와서는 둘이 마주앉아 사랑을 속삭일 겨를 없이 줄창 집안일만 하다 가는 그녀가 너무 안타깝고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좋아서 하는 일이니 걱정 말라며 늘 제 마음을 위로합니다.



그토록 어여쁜 그녀가 석 달 뒤에는 제 아내가 됩니다. 저는 왜 이렇게 아내라는 이름을 빨리 부르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늘 사랑스러운 행동만 저지른답니다. 아내 없는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저는 자라면서 직접 보아 왔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내라는 단어가 제일 가슴 아프고 사랑스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영동 님 / 경남 진해시 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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