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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의 선생님
내 마음속의 선생님



저는 하루 버스가 세 번 들어오는 전형적인 산골에서 산과 들을 누비며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골목대장이었던 저는 어느 날 졸개들을 모아 놓고 나무를 오르기로 했습니다. 그 나무의 새집에 들어있다는 전설의 알을 보고 싶기도 했고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나무를 정복해 대장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욕심도 있었지요.


그러나 겁도 없이 덤빈 게 잘못이었을까요? 나무에서 떨어진 저는 코가 부러지고 턱이 찢어진 것도 모자라 양팔은 손가락 두 마디 움직이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온통 깁스를 해야 했지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학교를 못 가는 것은 고사하고 삼십 분 단위로 먹어야 하는 약봉지들이 줄을 섰는데도 아무도 곁을 지켜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병원비로 소 몇 마리 값을 치러야 했던 부모님은 하루도 제 곁에 계실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때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오신 담임선생님은 “이노무 자슥이, 이노무 자슥이…”라는 말만 연발하시다 가셔서는 날마다 친구 두 명을 삼십 분 단위로 우리 집에 보내 주셨습니다. 친구들 덕분에 제 시간에 약을 먹을 수 있었지요.


선생님의 그 마음을 어찌 다 갚아야 할지요. 제가 스무 살이 되도록 선머슴 같다며 절 보실 때마다 “박 군아, 야 박 군아!” 하고 우렁차게 부르시던 선생님이었는데 요즘 건강이 안 좋아지셨습니다.


몇 해 전 남동생의 결혼식 주례를 부탁 드렸는데 두 시간 이상 서 있는 것이 자신 없다고 손사래를 치시며 미안하다시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올해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선생님 생각이 더 많이 납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하셔서 그 우렁찬 음성 다시 한 번 듣고 싶습니다.



박경현 님 / 경남 창녕군 대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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