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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 C. 도어티 |  | |
| 오스트레일리아의 피터 도어티와 스위스의 롤프 칭커나겔은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해명한 공로로 1996년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감염과 싸우는 과정에서 감염 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세포독성 T세포, 또는 킬러 T세포라고 부르는 분화한 백혈구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한 다음 그것을 제거하지만 정상 세포는 해치지 않고 그대로 놓아둔다.
도어티와 칭커나겔의 발견은 면역체계가 어떻게 어떤 세포에 대해 그것이 ´자기´ 세포냐 ´비자기´(非自己) 세포냐 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가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확립했다.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면역체계는 몸의 일부인 ´자기´ 세포는 해치지 않는다. 또한 면역체계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우리 몸에 침투한 미생물을 비롯해 온갖 이물질이나 항원을 인식할 수 있고, 그것을 공격해 죽일 수도 있다.
생리학·의학상을 수여하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연구소에 있는 노벨상위원회는 이렇게 말했다. ˝이들의 연구는 면역반응현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백신은 제쳐놓고라도, 이들의 연구는 종양에서 빠져나온 미세한 암세포를 추적해 파괴할 때 면역체계를 이용하려는 시도의 길잡이가 되어왔다. 이들의 연구는 또한 과학자들이 다발성경화증과 당뇨병에서 볼 수 있는 자가면역반응, 즉 자신의 신체 조직에 대한 면역체계의 유해한 공격을 억제하는 방법을 고안할 때 도움이 되었다.˝
도어티와 칭커나겔은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의 존커틴 의과대학에 재직중이었던 1973~75년에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획기적인 연구를 했다. 1996년 도어티는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에 있는 세인트주드 아동병원의 면역학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1940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1966년에 퀸즐랜드대학교에서 수의학 학위를 받았고, 1970년에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칭커나겔은 1996년 스위스 취리히대학교의 실험면역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1944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1970년에 스위스의 바젤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75년에 캔버라의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어티와 칭커나겔은 연구를 시작했을 때, 실험용 쥐가 림프구성맥락수막염바이러스(lymphocytic chorio meningitis virus/LCMV)에 감염되면 뇌세포가 치명적으로 파괴되는 원인을 알아내고자 했다. 그들은 킬러 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할 때 뇌세포에 해를 끼친다는 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들은 병든 쥐한테서 채취한 T세포를 LCMV에 감염된 쥐의 세포와 섞어서 관찰한 결과, T세포가 정말로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뜻밖의 행운으로 그들이 실험에 사용한 쥐들은 근친교배로 모두 같은 혈통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쥐들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유전적으로 동일했고, 주동조직적합성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MHC) 항원도 같았다.
그런데 도어티와 칭커나겔이 다른 혈통의 쥐한테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채취해 T세포와 섞자, 예기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 그들은 공격할 준비가 갖추어진 T세포가 LCMV에 감염된 세포와 접촉하면 당장 그 세포를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T세포는 바이러스를 못 본 것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도어티와 칭커나겔은 T세포가 바이러스를 인식하려면 감염된 세포 표면에 다른 단백질이 존재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계속된 연구 결과, T세포는 감염된 세포에서 2가지 신호를 인식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는 외부 침입자, 즉 감염된 세포 안에 있는 바이러스의 신호였고, 또 하나는 세포의 MHC 항원이 내보내는 ´자기´ 신호였다. 그들의 실험에서 T세포는 단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처음 실험 대상으로 삼았던 쥐 혈통 특유의 MHC 항원을 가진 세포도 찾고 있었다. T세포는 다른 혈통의 쥐가 가진 MHC 항원을 인식하지 못했고, 따라서 어떤 면역반응도 일어나지 않았다.
면역 세포가 자신의 분자와 이질적인 분자를 동시에 인식한다는 이 개념은 세포 면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확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노벨상위원회는 밝혔다. 그후 연구자들은 골수이식수술을 하기 전에 골수에 있는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세포독성 T세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Michael Woods 글 | 金碩禧 옮김
by http://preview.britannica.co.kr/spotlights/nob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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