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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바 마사토시 |  | |
| 일본의 천체물리학자.
일본 입자물리학계의 거두로서, 일본의 거대한 입자 검출기 가미오칸데와 초(超)가미오칸데의 건설을 지휘하고 이를 이용한 우주선물리학 실험을 선도했다. ´신비의 미립자´로 불리는 중성미자의 존재를 입증해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문´을 연 공로로 2002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레이먼드 데이비스, 이탈리아 태생의 미국 천체물리학자 리카르도 지아코니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고시바 마사토시는 일본제국주의 시절 평범한 군인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때 소아마비 감염으로 오른팔을 못 쓰게 되어 육군 장교였던 아버지처럼 직업군인이 되려던 꿈도, 제2의 장래 희망이던 음악가의 꿈도 모조리 접어야 했다. 대신 아인슈타인의 책을 읽으며 물리학에 심취한 그는 도쿄대학[東京大學] 물리학과에 진학했으나, 아버지가 일본의 패전으로 졸지에 실업자가 되는 바람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뒷바라지해야 했다. 이 때문에 졸업 당시 학업 성적이 밑바닥을 맴돌기도 했으나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의 노벨 물리학상(1949) 수상 기념 장학금인 유카와 장학금의 수혜자로 선정되어 가까스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1955년 미국 뉴욕 로체스터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도쿄대학 교수(1970~87)·명예교수(1987~)와 같은 대학의 소립자물리국제연구 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그의 필생의 업적은 중성미자들을 검출해 ´중성미자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이론의 하나로 꼽혀 온 소립자 표준모형을 갈아엎게 될지도 모를 ´중성미자 진동´(neutrino oscillations) 현상을 관측해낸 것이었다. 고시바는 1978년말부터 기후 현[岐阜縣] 가미오카 시(神岡町)에 있는 한 광산의 지하 1,000m에 약 5,000t의 물을 담은 특수 탱크로 이루어진 거대한 입자 검출기 가미오칸데를 세우는 계획을 진두 지휘하고 1983년 이를 가동시켰다. 원래 가미오칸데는 원자핵 속에 있는 양성자나 중성자의 붕괴 여부를 관측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계획이 확정될 당시 그는 미국에서 비슷한 계획이 진행 중이라는 소문을 듣고는 미국 과학자들이 자신들과 유사한 방법을 채택할 경우 그들을 좀처럼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감광용 광전자증배관(photomultiplier)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관의 지름을 당초 계획했던 20cm에서 50cm로 크게 늘려잡고 기후 현의 하마마쓰포토닉스사(浜松ホトニクス社)에 제작을 의뢰해, 1년 뒤 이론상으로는 달 표면에서 반짝거리는 섬광까지 검출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한 광전자증배관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결국 미국의 입자관측소는 문을 닫았고 중성미자 검출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던 미국 연구자들은 나중에 가미오칸데에 합류했다. 1987년 2월 23일, 고시바와 그가 이끄는 가미오칸데의 연구자들은 우리은하의 위성은하인 큰마젤란운(LMC)에 있는, 지구에서 17만 광년(1광년은 1016m임) 떨어진 초신성 1987A의 폭발에서 일련의 중성미자들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초신성 폭발 때 중성미자 항성이 만들어지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대부분 중성미자로 방출되는데, 초신성 1987A의 폭발 때 방출된 것으로 추산되는 1058개의 중성미자 가운데 약 1016개가 가미오칸데를 통과했고, 이 가운데 12개가 이들에 의해 관측되었다. 중성미자가 가미오칸데의 특수 물 탱크에 있는 물 분자의 전자와 충돌할 때 방출되는 체렌코프 복사(Cherenkov radiation:하전된 입자들이 광학적으로 투명한 물질을 그 물질 내에서의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통과할 때 이 입자들에 의해 생긴 광선)가 물 탱크 내벽에 달린 광전자증배관에 포착된 것이다. 중성미자의 존재를 입증한 이 발견은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이비스의 오랜 실험 결과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들은 데이비스의 실험과는 달리 현상이 일어나는 시각과 방위를 가미오칸데로 면밀히 기록할 수 있었으므로, 중성미자가 태양에서 온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입증했다.
고시바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에 대한 감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가미오칸데보다 16배나 크고 물의 양도 10배(5만t)나 늘린 초(超)가미오칸데를 만들었다. 초가미오칸데를 이용한 실험은 1996년에 시작되었다. 2년 뒤 고시바가 이끄는 연구팀은 대기권 안에서 일어나는 중성미자의 진동 현상을 관측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3가지 중성미자(전자 중성미자, 뮤온 중성미자, 타우 중성미자가 그것으로 각각 전자·뮤온·타우 입자와 단짝을 이룸) 사이에서 형태가 오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었다. 이는 이른바 ´태양 중성미자의 수수께끼´라는, 태양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반응으로부터 나오는 중성미자가 지구에서 관측될 때 숫자가 부족한 현상을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데이비스가 검출한 전자 중성미자는 이론적 예상치(하루에 최소한 2개)의 1/4에 불과했고, 고시바가 초가미오칸데로 2년간 측정한 전자 중성미자도 예상치의 40%에 불과했다. 앞서 일본의 가미오칸데, 옛 소련의 SAGE, 이탈리아의 GALLEX 등에서도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실험이 진행된 바 있었다. 그러나 중성미자 진동 현상의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음을 말해 준다는 데 있다.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이것이 우주의 전체 질량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면, 기존의 소립자 표준모형은 수정되지 않을 수 없다. 소립자 물리학의 이론들을 새로 작성해야 할 엄청난 발견이었던 만큼 중성미자 진동 이론을 확증 또는 반박하기 위한 연구가 전세계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졌으며, 2001~02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서드베리 중성미자 천문대 과학자들에 의해 중성미자의 진동 또는 형태 변화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 전까지 니시나상(1987), 아사히상(1988, 1999), 일본정부 문화장(1988), 일본학술원 학술상(1989), 후지와라상(1997), 울프상(2000)을 비롯한 많은 상을 수상했다
by http://preview.britannica.co.kr/spotlights/nob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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