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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 |  | |
| 미국의 분석화학자.
´전자 분사 이온화´(electrospray ionisation/ESI) 기법을 개발해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2002년 일본의 계측공학자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 스위스의 고분자생물리학자 쿠르트 뷔트리히와 더불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1917년 뉴욕 시에서 태어났다. 버리아대학을 거쳐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1940)를 받은 뒤 한동안 업계에 종사하다가 1967년부터 예일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7년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한 뒤 화공학과 선임연구원으로 이 대학교에 몸담고 있으면서 연구활동을 계속했으며, 1994년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에 있는 코먼웰스대학교로 옮겨가 화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다가 2002년 현재 같은 대학교의 명예교수로 있다.
예일대학교 화공학과 선임연구원 시절인 1988년, 그는 생애 최고의 업적인 ESI 기법을 개발했다. 이 해에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질량 측정에 돌파구를 연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첫째 논문에서 지금까지 질량을 알 수 없었던 폴리에틸렌글리콜 분자에 관한 연구를 통해 ESI 기법으로 거대분자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음을 보여 준 데 이어, 둘째 논문에서는 중간 크기의 순수 단백질들에 ESI 기법을 직접 적용했다. 전기장을 이용해 단백질을 분사시키면 전하를 띤 단백질 용액 방울이 만들어지고, 용매(대개 물을 사용함)가 점점 증발하면서 이 방울들이 가라앉아 마침내 순수 단백질 이온만 남는다. 유기분자의 질량을 측정하는 표준 기법으로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ry/MS)이 있지만, 기존의 MS로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질량을 측정하기에는 원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생물학적 거대분자들을 질량분석계에 통과시키려면 먼저 이것을 이온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변성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펜은 ESI 기법으로 이것을 해냈다. ESI는 연성(soft) 이온화 기법의 일종으로, 거대분자를 순수 이온으로 부드럽게 전환시켜 질량 분석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게다가 순수 이온이 강력한 양전하를 띠어 그 질량-전하 비율은 일반적인 질량분석계의 질량 필터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작아진다. 이렇게 해서 ESI는 생물학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단백질과 같은 거대분자들을 일반적인 질량분석계로도 쉽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해 준다. ESI가 처음 관찰된 것은 1917년의 일이지만 지금껏 온전히 설명되지 못했다. 또한 1960년대에 노스웨스턴대학교의 맬컴 돌 교수가 ESI 기법을 이용한 MS를 처음 생각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ESI의 실용화는 1980년대초 분자 빔 연구자인 펜에 의해 비로소 이루어졌고(그가 적은 비용으로 ESI 기법을 개발했을 때 많은 연구자들의 반응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 ESI와 MS의 결합도 그에 의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로써 펜은 자신보다 한 해 앞서 ´연성 레이저 이탈´(soft laser desorption/SLD) 기법을 개발한 일본의 계측공학자 다나카 고이치와 더불어 MS를 생물학적 거대분자로까지 확장시킨 혁명의 선구자가 되었다.
인간을 비롯한 유기체의 유전자 지도가 속속 작성되고 이 분야의 연구가 진척되면서 새로운 의문들이 제기되었다. 3만여 개의 인간 유전자에서 수십만 개에 이르는 서로 다른 단백질들이 어떻게 발현되는가, 유전자 한 개가 손상되거나 없어질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우뇌해면증(Bovine Spongiform Ecephalopathy:광우병이라고도 함)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가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의문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수많은 단백질과 다른 물질들이 세포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단백질 구조상의 작은 변이들이 그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 역학을 연구해야 한다. 즉 단백질 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바로 그 순간의 모습은 어떠한지,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의 관심은 게놈(genome)으로부터 게놈이 발현하는 단백질 분자들의 집합체인 ´프로테옴´(proteome)으로 자연스럽게 한 걸음 더 나아갔으며, 프로테옴에 관한 새로운 연구 분야인 이른바 ´프로테오믹스´ (proteomics : ´단백체학´이라고도 함)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부상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단백질 분자에서 이온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 모든 것은 당초 불가능한 일이므로, 펜과 다나카 고이치가 개발한 이온화 기법은 ´수레를 끄는 말[馬]´에 비유된다.
저서로 <분자량이 500만g/mol을 넘는 폴리에틸렌글리콜의 전자 분사 질량분석법 Electrospray Mass Spectrometry of Poly(ethylene glycols) with Molecular Weights up to Five Million>(1992, T. 노미 공저)이 있으며, 각종 과학잡지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2년 현재 19개의 특허를 소유하고 있다.
by http://preview.britannica.co.kr/spotlights/nob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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