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블랙홀 |  | |
| 한 수도승이 황량한 산 속을 가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과 마주쳤다. 무시무시한 귀신이 으르렁 거리자 수도승이 말했다.
˝좋다. 원한다면 한번 해봐라. 그러나 난 너를 이길 수 있다.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 세니까˝
˝웃기는군.˝
귀신이 말했다.
˝넌 영적인 일에나 관심이 있는 한낱 수도승에 지나지 않아. 넌 나를 이길 수 없다. 난 폭력을 쓰고, 너보다 세 배는 더 크니까 말이야.˝
˝정 그렇게 힘을 겨뤄 보고 싶다면 이 돌에서 물을 짜내 봐라.˝
수도승은 이렇게 말하면서 주먹만한 돌을 주워 귀신에게 주었다. 귀신이 돌을 받아 쥐어짜 보았지만 될 리가 없었다. 귀신이 말했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 이 돌에는 물이 없으니까. 네가 한번 해봐라.˝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수도승은 돌은 건네 받고 주머니에서 슬쩍 달걀을 꺼내 한꺼번에 쥐어짜고는 귀신에게 내밀었다. 귀신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귀신이나 사람이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는 깜짝 놀라길 잘 하고, 그런 일을 높이 평가하기 마련이다.
˝생각 좀 해봐야겠어.˝
귀신이 말했다.
˝내 동굴로 가자. 오늘 밤, 내 후히 대접하겠다.˝
수도승은 귀신을 따라 그의 거대한 동굴로 갔다. 동굴 속에는 처참하게 살해된 사람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무수히 널려 있었다.
˝여기 내 곁에 누워 잠을 좀 자둬.˝
귀신이 말했다.
˝아침에 다시 한 번 겨뤄 볼 테니까.˝
귀신은 그 말을 마치고 곧장 잠이 들었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챈 수도승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잠든 것처럼 침대를 꾸며 놓고 멀찌감치 숨어서 귀신을 지켜 보았다.
얼마 후 귀신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묵직한 통나무를 가지고 와 수도승이 꾸며 놓은 침대 위를 힘껏 내리치는 것이었다. 그것도 일곱 번씩이나. 그리고 나서 귀신은 자기 침대로 가 다시 잠이 들었다. 잠시 후 수도승도 살며시 자신의 잠자리로 돌아가 누웠다. 그리고 귀신에게 말했다.
˝오, 귀신씨! 당신 동굴은 참 편안하오. 그런데 모기가 좀 있는 모양이군. 일곱 방이나 물렸어. 모기를 어떻게 좀 해야겠소.˝
귀신은 큰 충격을 받고 더는 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침이 되자 귀신은 수도승에게 소가죽을 통째로 벗겨 만든 부대를 던져 주며 말했다.
˝물 좀 떠와라. 아침 준비도 하고 차도 마셔야 하니까.˝
수도승은 귀신이 던져 준 거대한 소가죽 부대를 놔두고(물론 그는 그걸 가지고 가서 물을 떠올 수 없었다), 근처의 물가로 가서 동굴쪽으로 가서 작은 도랑을 파기 시작했다. 귀신은 몹시 목이 말랐다.
˝왜 물을 떠오지 않는가?˝
˝조금만 더 참게, 친구. 동굴 바로 앞까지 샘물을 날라다 줄 영구한 도랑을 파고 있으니가. 그러면 그런 부대를 가지고 물을 길러 다닐 필요가 없어.˝
그러나 귀신은 너무 목이 말라 더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귀신은 갖구 부대를 집어 들고 물가로 가서 물을 가득 담아왔다. 그리고 차를 만들어 여러 통이나 들이킨 후에야 정신이 좀 드는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힘이 상당히 센데 어째서 도랑을 빨리 파지 않고 그렇게 조금씩 파는 건가?˝
˝정말로 가치있는 일은 최소한의 노력 없이는 잘 될 수 없는 법. 세상의 모든 일은 제각기 일정한 노력이 필요한 법. 나는 지금 도랑을 파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라네.˝
by http://cafe.daum.net/tnaruf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