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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좋아
표지에서부터 예쁘장한 벌레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과장도 아니고, 책 파는 이의 설레발도 아니다. 여기에 그려진 벌레들은 정말 귀엽고 또 예쁘다. 그러나 놀랄 일 없다. 전작 <마니 마니 마니>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유쾌한 작가 조은희의 창의력 넘치는 그림을 이미 기대하고 있을터. 그 기대가 이 책에 관심을 갖는 첫번째 이유다.

글을 쓴 이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싯귀와도 같은 글을 쓰는 이로 자주 소개되는 이 작가는 <작은 기차>, <잘 자요, 달님> 등의 책으로 독자들에게 친숙하다. 그 작가의 글과 우리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졌다니, 호오... 이 또한 처음 있는 일. 두번째 이유로 흡족하다.

만 3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인만큼 간결하고 명확하다. ´난 벌레가 좋아´라는 깜찍한 선언 뒤에 검정 벌레, 초록 벌레, 얌체 벌레, 심술 벌레들이 줄을 잇는다. 한 장에 하나의 벌레씩, 선명한 그림과 함께 나타난다. 깔개에 깔린 벌레도, 풀숲에 숨은 벌레도, 벌레라면 모두 모두 한 번씩!

운율을 똑똑 맞춘 짧은 글들이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심술벌레의 기다란 침, 깔개에 깔린 벌레의 으악대는 표정, 멋쟁이 벌레의 공주용 포즈가 그림 짚어보는 재미를 준다. 벌레라면 기겁하는 숙녀들 역시 이 책을 읽고 난 뒤라면 빙긋 웃음지은 채 ´사실은 나도 벌레가 좋아´라고 화답하게 될 듯. - 이예린


by http://www.alad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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