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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 길을 따라 가면 익어 질까
가을은 어떤 빛깔을 낼까요
혹시, 가을 길을 따라 가면 익어 질까하여
뭉게구름 눈에 걸고 물드는 낙엽의 사연 꺼내어
가을이 낸 길. 봄, 여름 지팡이를 짚으며
긴 여행을 떠납니다.

단감이든, 홍시든 하나 물고 서녘 하늘로 저물고 싶은데
가을 홍시처럼 익어 붉어 질 수 있을지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나의 뿌리는 당신이오
내 평생 사랑은 당신이었소
남은 생 거칠어도 당신 손 한 순간도 놓지 않을 거요
내 마지막 돌아 갈 곳은 당신 가슴이오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고 칠십이 되면
당신을 위해 된장찌개를 끓여 아침을 깨우고
지는 노을 함께 바라보며 숨을 내려 놓을 거요˝

서른아홉 해, 산등성이 구름 속 얼굴 내밀고
남은 반생 그려 넣습니다.
들판에 누런 벼가 황금색으로 뛰어 놀고
밤 하늘에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
풀잎 돌아눕는 몸 비듬 소리입니다.

밤새 거미줄 치는 왕거미
끊어지고 이어지고, 끊어지고 이어지고
실오라기 한 줄,
아스라히 꿈의 궁전 지어져 갑니다.
영혼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곳
십 년이 걸려도 좋겠습니다.

당신과 함께 거닐 滿秋의 노을 진 수평선
그리며 지금은, 혼자
가을 길 따라 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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