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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PC 시대의 정보기기 디자인 |  | |
|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대전제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정보기기의 예를 찾아보면 노트PC, PDA, 12줄 컬러 핸드폰, 디지털 카메라, 로봇장난감 라떼와 마카론, PS2 게임기, 휴대용MP3CD 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등이 눈에 띈다. 인터넷과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문화의 흐름이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기호를 바꾸고 있다고나 할까.
이런 동시다발적인 다양한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상품기획, 제품디자인, 마케팅전략수립, 신속-소량생산체제에 맞는 생산라인업 구축, 안정적인 부품조달, 효과적인 재고관리 등 여러 분야의 사업계획들이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하게 됐다.
이 책은 상품기획과 제품디자인이라는 분야에서 사람들의 시선만 끄는 것이 아닌 정말 사용하기 편하고, 그들의 생활 속에 익숙하게 파고들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함께 각각의 디자인 개발 단계에 대한 실무자들과의 대화와 실제 사례연구를 깊이 보여주고 있어 이전에 나왔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관련 서적들의 한계와 사례연구 부족의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정보기기 디자이너들은 PC사용자보다 배경 기술에 대한 지식이 적은 고객들을 상대로 제품을 소개하고 익숙하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가전제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PC도 아닌 애매한 구석이 있는 기기가 서로 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생기는 일종의 간섭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결국 디자이너들이 택해야 하는 매 순간마다의 숙명은 ´취사선택(trade-off)´이다. 이를 잘 할 수 있으려면 많은 경험과 아울러 고객의 입장에서,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각을 한시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이는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user-centered design)이라는 대전제를 잊지 않고 충실하게 논리적인 방법론을 적용하여 개발 단계별로 차근차근 적용해나가는 기본을 잃지 않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제 바야흐로 디자이너들의 계획한 모종의 음모(?)대로 세상 사람들이 따라 움직이는 시대가 되었다. 다양한 생활양식의 제시와 편리한 각종 제품들로 둘러싸인 우리의 생활환경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디자인 철학에 입각한 사회변화에 대한 책임도 디자이너들이 짊어진 셈이다.
한가지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가장 최신의 사례가 미흡하여 읽는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사실인데, 만약에 개정판이 나온다면 DVD 타이틀 내 각종 서플리먼트에 대한 독특한 네비게이션 디자인과 12줄 컬러 핸드폰에서 즐겨야 할 다양한 컨텐츠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의 한손 작동과 즉시 보기 및 추가 메모리 장착 등의 각종 기능에 대한 디자인에 대해서도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점점 네트워크화 되어가고,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모든 삶의 한 부분으로 끼어든 만큼 이에 대한 활용과 적응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접근이 필요할 것이며, 선구자들의 경험담과 난제의 극복방법에 대한 폭넓은 정보공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경제적인 비용 절감 부분의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인류가 좀 더 나은 디자인과 발전적인 진화(evolution)에 대한 희망을 찾기 위해서라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 분야 마땅한 사례연구집이나 잘 정리된 책 한 권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런 책을 쓴 에릭 버그먼의 노력이 고맙기까지 하다. 스스로가 정보기기에 열광적인 팬이고, 아울러 새로운 제품의 디자이너라고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김수민/삼성그룹 웹마스터/인터넷 브랜드 홍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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