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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망의 식물학 |  | |
| 식물의 욕망이란?
욕망의 식물학이라. 흥미로운 주제다. 동물들에게만 욕망이 있어서 서로 아웅다웅 산다고 생각했는데, 식물의 욕망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저 식물은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수동적인 삶을 생각했는데, 식물도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호기심과 흥미로움이 반감되는 면이 있었다. 얘기를 흥미롭게 풀어갈 수도 있는데 참 지루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어떤 경로를 통하여 식물이 유입되고 인간에 의해 발전했는가, 이런 일은 누가 어떻게 했는가에 대해서 지루한 나열을 하고 있다.
감미로운 사과, 아름다운 튤립, 도취 식물 마리화나, 지배 식물 감자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다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들이다. 어떻게 발생했는지, 어떤 경로로 인간에 의해 발전했는지, 어떤 이로움이 있는지를 서양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기쁨을 주거나 욕망을 충족시키는 감미로움을 뜻하는 사과. 초기에는 씨를 심어서 사과를 재배했다. 아주 신맛 이였는데 후에 가지 접붙이기를 통해서 감미로운 사과가 탄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사과를 진정한 의미의 길들여진 과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과의 우수한 품종의 다양성, 생물학적 진화를 보여 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자연의 가장 야생적인 열매를 다양한 문화적 욕망과 결합시키는 인간의 재능, 즉 길들이기의 기술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라 한다. 지금은 여러 종류의,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보편화 되었지만 작가는 유독 튤립에 집중하고 있다. 짝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꽃은 벌이 대신해 주고 있다. 벌의 눈에 띄기 위해 건강한 꽃이 되야하므로 화려한 눈요기와 달콤한 과즙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꽃은 과거에 인간의 역사에 있어서 참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온갖 문화가 융성되고 제국의 역사와 맞먹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꽃이며, 그 모양과 빛깔과 향기는 인간의 사고와 욕망을 반영해 오고 있다. 튤립이 네덜란드의 꽃이 된 배경도 재미있다. 튤립의 무익한 아름다움과 네덜란드 사람의 과시적 성향의 부합이 흥미로운 대목이다. 인간은 꽃에서 덕을 많이 보았다. 꽃을 보며 감각적 즐거움을 누렸고 열매와 씨앗이라는 생계수단을 얻었으며 방대한 양의 새로운 은유를 얻기도 했다. 꽃은 미적 아름다움. 예술의 발전 뿐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암시해 주는 듯하다.
마리화나는 영악한 식물이다? 불가사리한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인간의 의식을 자극하고 자신은 인간에 의해 널리 유포되어 신성한 존재가 된다. 향정신성 식물을 재배하게 된 동기와 의미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사실 동양에서는 마리화나보다는 양귀비와 대마가 더 익숙하다. 마약과의 전쟁으로까지 표현되는 치열한 싸움이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의문이 든다. 신경을 자극하는 식물을 먹음으로써 생물체는 진화론적 측면에서 어떤 이점을 얻게 되는가?
요즘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가 늘 먹고있는 일상 작물이 인공적으로 조작된 유전자 변형이 되었다면 좀 찝찝한 마음이 든다. 당장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평생 먹게 되면 어떤 폐해가 나타나는지 모르지 않는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가 먹는 작물은 어떠한 형태로든 변형된 작물들이다. 인간에 맞게 교배되 변형되었다. 감자는 지금까지 인간의 생명 유지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악마의 식물이라 하여 빈민층에서만 주로 먹었으나 현재는 아주 다양한 요리의 형태로 즐겨 이용되고 있다.
인간의 강력한 욕망으로 인하여 식물을 발전시켜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이렇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도 되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다. 인간 주변의 식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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