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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락 실은 순찰차 |  | |
| ˝할머니, 李경사예요. 별일 없으시죠?˝
˝오메, 경찰관 아저씨 왔구먼. 춥지□ 어여 들어와. ˝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산47 두평짜리 쪽방에서 혼자 살면서 지병인 고혈압과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姜모(81) 할머니. 아픈 몸 때문에 늘 방안에서 지내는 姜할머니는 매일 오후 3시만 기다린다. 추위 탓에 꼭 닫아두었던 방문을 살짝 열어 놓고 바깥을 살피기도 한다. 상도1파출소 경찰관들이 배달해주는 점심 도시락을 받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은 할머니가 하루 중 유일하게 입을 여는 때이기도 하다.
일선 경찰관들이 산동네에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돌보면서 지역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상도1파출소에 근무하는 18명의 경찰관은 지난 5월부터 오후 순찰때 상도동 일대 15명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한다.
독거노인 1백여명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던 인근 상도종합사회복지관이 산동네까지 찾아가기 힘든 어려움을 호소하자 파출소 직원들이 배달을 자청한 것.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준비하면 2명의 오후 순찰조가 경찰차로 배달한다. 빈 도시락을 챙겨오는 것도 순찰조의 몫이다.
추위와 외로움.지병으로 고생하던 상도동 독거 노인들에게 경찰관의 배달이 시작되면서 두가지 작은 변화가 생겼다.
한가지는 이 노인들의 존재조차 모르던 동네 주민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 姜할머니는 ˝내가 경찰 아저씨한테 도시락을 받게 되니까 전기요금 때문에 승강이를 벌였던 이웃이 금방 친절해지더라니까. 내 든든한 빽이야˝ 하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또 한가지 변화는 외롭던 노인들에게 말동무가 생긴 것이다. 상도사회복지관 조삼혁(趙三赫.36) 부장은 ˝노인들이 경찰관의 도움을 받으면서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 며 ˝사회가 자신들을 돌보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을 느끼는 것 같다˝ 고 말했다.
허성훈(許聖熏) 상도파출소장은 ˝배달을 맡은 뒤 주민과도 더 가까워졌다˝ 며 ˝주변 주민들의 신고도 많아지는 등 일석이조인 셈˝ 이라고 말했다.
이민영(李旻寧.42) 경사는 ˝잠깐 얼굴만 비춰도 반가워할 정도로 소외된 노인들이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염려스럽다˝ 고 걱정했다.
[중앙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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