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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입은 ‘수호천사’
(김광선·50·경기도 파주시 아동동)


지난해 가을 지방에 계시는 큰 형님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새벽에 급히 내려갔

다. 상태가 위급해 지방 병원에 모시기는 힘들 것 같아, 서울 적십자병원 응급실로 차

를 몰았다.


적십자병원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연신내 고개를 넘으니 출근길 교통체증

으로 차가 꼼짝할 수 없었다. 형은 차 안에서 사경을 헤매고 형수는 발을 구르고 있는

데, 경찰차가 지나갔다. 급한 마음에 붙들고 사정을 호소했다. 경찰은 환자 상태를 확

인하더니 곧바로 에스코트 해주면서 길을 열어줬다.


서대문 로터리를 돌아 병원입구에 도착해서는 상대차로에서 오는 차량을 막아준 뒤 거

수경례로 예의를 표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곤 말없이 돌아갔다.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

웠다. 고맙다는 인사를 할 겨를도 주지 않고 돌아가는 그 경찰관을 보며, 왜 그렇게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교통경찰관 제복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갖기도 한다. 왠지 불이익을 줄 사람으로 느껴

졌었다. 그러나 우리 가족에게 큰 도움을 준 경찰같이 훌륭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푸

른 제복의 경찰관들이 거리 곳곳에서 밝은 표정으로 운전자들과 마주치며, 밝은 거리

를 만들어간다면 얼마나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인가. 얼마 전 형님은 돌아가셨다. 이

름을 확인 못한 그 경찰관의 고마운 마음을 형님 영전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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