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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택시도…


(신용국 39·교사·경북 영주시 하망2동)

지난 1월 일행 한 명과 대구에 갔다가 영주로 돌아오는 기차를 놓쳤다. 우리는 영주

행 우등 고속버스를 타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택시 운전사는 30대 후반쯤 돼 보였

다. 대도시에서 택시 탈 기회가 거의 없는 나는, 혹시 촌사람이라고 돌아가지나 않을

지 내심 걱정했다.


택시가 동대구 고속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택시 운전사는 “영주행 고속버스는 이곳에

서 타는 것이 아니다”며 2600원 나왔던 요금기를 꺾어버리고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역시나”란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택시는 인근 동부터미널에 섰다. 운전사는 잠시 기다려달라며 “영주행 버스

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택시 운전사는 급히 돌아와선 “다시 타라”는 것

이었다. 아까 고속터미널이 맞다는 것이었다.


터미널에 도착한 뒤 운전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손님, 다음부터는 제대로 모시겠습

니다.” 요금도 2000원만 달라고 했다. 순간 잠시나마 의심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

러웠다. 다시 만날 수나 있을지 모름에도, ‘다음부터는 제대로 모시겠다’는 말에 너

무도 감격했다. 요금을 제대로 주려 했으나, 기어코 사양하더니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

다. 영주로 가는 고속버스 속에서 ‘차 번호라도 알아둘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

날 이후 대도시 택시 운전사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은 말끔히 사라졌다.

(조선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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