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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음 문 열어주는 사랑의 치과의사
소년교도소 무료진료 10년째 이연종씨 (2001.09.26)


충남 천안의 치과의사 이연종(52)씨는 매주 수요일이면 병원 문을 닫고 천안소년교도소에 간다.
치과진료를 위한 몇가지 의료기구와 함께 사진기를 꼭 챙긴다. 한때 실수로 범죄자가 됐지만
아직은 천진난만한 소년수들의 이빨을 치료해주는 한편,그들의 표정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다.

이씨의 병원 곳곳에는 소년수들을 찍은 크고 작은 흑백 사진 수백장이 걸려있다. 짧게 깎은 머리가
아니라면 소년들의 해맑은 표정은 바깥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씨는 이 사진들을 모아
지난 토요일부터 천안소년교도소에서 ‘오늘, 그보다 내일’이란 사진 전시회를 갖고 있다.

이씨가 천안소년교도소를 찾은 것은 올해로 10년째. 10년 전 호송관과 함께 병원을 찾은 소년수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고 “어린 것의 기까지 죽여야 되겠느냐”란 심정으로 무료 진료를 자원한 것이다.
이씨는 “아이들의 범죄는 결국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며 “남이 벌려 놓은 살을 꿰매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료 진료만으로 닫혀버린 소년수들의 마음의 빗장을 여는 것은 불가능했다. “치료를 위해
입은 벌리고 있지만 무뚝뚝한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때문에 이씨는 충치를 치료하는 것보다는 상담을 통해 소년수들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출소 이후에도 편지와 전화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소년수들의 사회 적응에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씨는 소년원에서의 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99년 선·후배 의사들과 ‘한사랑 나눔회’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매년 한두 차례씩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찾아가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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