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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이웃 |  | |
| ˝소년원 무료공연·길거리모금 춘천 박산이씨˝
가수 생활 21년째라는 춘천의 박산이(본명 박경호39)씨.
그가 교도소, 소년원과 군부대에서 무료로 정기 공연을 하고,
길거리 무대를 통해 이웃돕기 성금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그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그는 말로써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젬병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기타를 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가수 답게 노래 이야기가
나오자 투덕투덕한 얼굴에 미소가 감돈다.
화려한 무대는 꾸밀 수 없지만, 저 혼자서 몇 시간씩 공연할 수 있어요.
교도소나 소년원, 군부대에 있는 이들은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잖아요.
따뜻하면서도 신나는 노래를 불러주지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흔들리는 우정 여행을 떠나요등. 가수로서 객석과 하나가 될 때 느끼는
감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3학년때 그룹사운드를 결성해 가수로
나섰다고 했다. 그로부터 18년동안 전국의 호텔 나이트 클럽을 돌며
활동했다. 86년엔 슬픈 미소 짓지 말아요라는 타이틀로 독집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3년전에 아는 선배를 따라
춘천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춘천 사람들이 순후하고 공기, 물이
맑아서 너무나 마음에 든다고 했다.
리조트나 라이브카페 등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거기서 번 돈이 제가
쓰고 남을 정도였어요. 버려진 아이나 노인들이 수용돼 있는 곳을
찾아가 성금만 전달하고 나왔어요. 거기선 제가 누군지도 모를 거예요.
그에게 지금 수입이 얼마냐고 물었다. 그는 들떼놓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월급 80만원씩 받는 곳을 두 군데 뛰고 있다고. 그 정도가 과연 마흔이
다 된 남자가 쓰고 남을 만한 벌이일까.
그는 길거리 공연 등을 통해 모은 돈을 사회복지공동모금(02-360-5990~6)에
기탁해 올해의 모금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요즘 그는 어머니가 가출하고 아버지는 생활 무능력자인 한 결손 가정의
3형제(6810세)를 경제적으로 돕고 있다. 아직 미혼인 그는 매달 한 번씩
그 집에 들러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너무 달콤하다고 했다.
저도 언젠가 결혼을 해야겠지만 갈망은 없어요.
노래에 취해 사는 게 너무나 좋으니까, 노래를 듣는 이들도 좋아하니까.
목청이 허락할 때까지 노래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박산이씨.
그가 즐겨 부른다는 노래의 한 대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문화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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