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난민촌의 천사’ |  | |
| 난민촌의 천사’ 아프간 20살 처녀 나히드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 남서부의 산악도시 퀘타(Quetta).
수십년의 전쟁으로 아프간 난민들의 피난처가 된 지 오래인 이곳의 한 병원에서
3년째 동포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천사’가 있다.
한때 대학교수를 꿈꾸던 스무살의 처녀 나히드 (Naheed). 갸름한 얼굴에 하얀
망사를 두른 그녀는 퀘타시 두라니가의 자메샤파(Jam-e-Shafa) 난민병원에서
오전에는 간호사로, 오후에는 교사로 일하고 있다. 3년전 탈레반 군과 북부동맹
간의 끝없는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온 뒤부터다.
병상이 10개밖에 안되는 이 작은 병원의 이스하크(Ishaq) 원장은 “미군 공습 이후
하루 40~50명의 부상자들이 밀려들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나히드는 오전 내내 병원을 뛰어다니다가, 오후 2시가 되면 병원 옆 공터에 마련된
‘무료 난민학교’로 옮긴다. 학교라지만 책상도 걸상도 없고 담벼락에 기대어 놓은
낡은 칠판 하나가 전부다. 6~15세의 어린이 20여명이 시멘트 바닥에 거적을 깔고
맨발로 앉아 있다. 아이들은 영양 부족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체구가 작아 보였다.
“이 아이들은 나의 동생이나 조카와 다름없어요.
그냥 내버려두면 종일 거리를 헤매거나 구걸이나 할 뿐이죠.”
자신도 아프간 난민의 하나로 형편이 어려운 그녀는 하루 두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주머니를 털어 공책과 연필도 사주었다. 매일 오후 2시와 5시
두 차례씩 아프간 민족 언어의 하나인 파슈투어와 영어, 페르시아어를 가르친다.
퀘타에 오기 전 나히드는 카불대학에서 페르시아어를 전공하는 대학 1학년생이었다.
아버지 망글한(70)씨는 카불에서 탈레반 정부의 건설부문 엔지니어로 일했다고 한다.
소련에 이어 북부동맹과의 포격전으로 이웃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는 것을 본 아버지는
3년전 15명의 가족을 이끌고 이곳으로 피난했다. 그녀는 “전쟁으로 부상한 동포들을
보면 분노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에서)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