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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  | |
| 추억의 힘으로 견디는 생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기억하는가. 나흘간의 불같은 사랑, 그리고 영원한 이별. 독자들은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을 테지만, 소설 속의 두 주인공은 서로의 시선 밖으로 비켜선 채 그 동안 걸어온 삶의 길을 그대로 걸어간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감동적이었던 건, 평생에 한 번 찾아오기도 힘든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랑을 간직하는 주인공들의 희생이 담긴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그리고 그 후 10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추억’이 되어 다시 살아나 그 감동의 여운을 되살리고 있다.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의 시점은 1981년 11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프란체스카가 빗속에서 킨케이드를 떠나보낸 후로부터 16년이 지났다. 남편이 죽은 후 홀로 농장을 지키며 조용히 살고 있는 프란체스카는 여전히 생일이면 16년 전의 추억을 엄숙히 음미하는 의식을 치르고, 몇 차례 킨케이드에게 연락을 시도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 동안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던 로버트 킨케이드는, 그가 죽게될 그해 겨울 폭풍우가 쏟아지던 날, 마지막으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찾아간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만나지 못하고, 킨케이드는 미국에서 가장 쓸쓸한 국도를 타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 지 몇 달 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이 작품은 프란체스카를 찾아 떠나는 로버트 킨케이드의 이야기와 아버지(로버트 킨케이드)를 찾는 칼라일 맥밀런의 이야기가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칼라일 맥밀런’은 전작에 나오지 않았던 꽤 비중있는 인물로, 그의 어머니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로버트 킨케이드의 젊은 시절 이야기에 등장했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사랑이 사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우리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몇 겁을 기다려온 인연이라도 한 순간 쉽게 부서질 수 있는 것이 현실에서의 사랑이겠지만, 어디에선가 하나쯤은 진실된 사랑이 있기 마련.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자, 힘이 된다. 그 동안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지냈던 옛사랑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 가을, 잊으려고 했던, 하지만 잊을 수 없었던… 나만의 추억이 담겨진 곳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고지혜 gomgom@libro.co.kr/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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