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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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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철 아저씨의 작은 행복 |  | |
| 고대앞 영철 스트리트 철판 불고기 버거, 이영철씨
“얘들아! 오늘은 내가 영철버거 쏜다. 자 가자˝
˝영철버거가 생각나는데 집에서 가만히 침만 삼키고 못 견뎌요.
그냥 택시타고 와서 사먹어야 직성이 풀리죠˝
‘영철버거의 전설’. 무슨 영화의 제목인 듯 싶다. 2년전 안암동 고대앞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노점상하나에 얽힌 이야기다. 기껏 햄버거나(?) 파는
노점이 무슨 특이사항이 있느냐 하겠지만 이미 고대생들과 이 노점을
알고있는 사람들에게는 전설이 되어버렸다.
새벽 안암동 고대앞 거리...
조용한 안암동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한쪽에서 웅성거리는 곳이 있으니
이곳이 바로 영철버거(이영철·35)다.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내용물
그리고 갈증걱정 없는 무한대의 제공음료. 이 모든 것을 천원에 누릴 수
있으니 가난한 고대생의 지갑을 풍요롭게 느끼게 해주는 하늘의 선물이
아니겠는가?
새벽 1시에 웬 사람들인가 하고 의아해할 수 있지만 의외로 다양한
사람들이 영철버거를 찾는다. 학교에 남아 보고서를 쓰던 학생들이
야참으로 찾거나, 술자리를 파하면서 후식으로 먹으러 나오는 사람들,
하숙집·자취집에서 갑자기 영철버거가 생각나서 잠옷 바람으로 나오는
사람 등 오는 학생들마다 이유가 다양하다.
비단 학생들만이 아니다. 택시를 몰다가 영철버거 앞에서 잠시 쉬었다
가시는 기사아저씨, 혜화동에서 갑자기 영철버거가 생각나 택시를 타고
영철버거까지 찾아왔다는 사람도 있다
▲문제의 영철버거
도대체 영철버거의 맛이 무엇이길래 왕복 5천원의 차비를 들여가면서
천원짜리 영철버거를 먹으려 할까? 영철버거의 전설은 맛도 맛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사장님 이영철 씨의 장사 철학에서부터 시작한다.
IMF시절 공사판에서 허리디스크로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되어 여기저기
서 노점상을 하다 쫓기던 차에 지난 2000년 9월, 전재산 2만 2천원에
안암동에 영철버거를 차리게 된 것이다.
물론 집도 없어 처가댁에 얹혀 사는 신세.
남는 게 없어도 학생을은 푸짐하게 먹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돼지 뒷다리
살, 양파, 청양고추, 양배추 등 양질의 고급 재료들만을 써가며 푸짐히
담는 아저씨의 맘을 지나가던 사람들 하나 둘씩 알게 되고 이제는 영철
버거를 모르면 간첩이 되어버렸다.
▲영철버거를 만드는 이영철씨와 손님들
학기초에는 신입생을 왕창 몰고 와 영철버거에서 쏘는 선배도 있으니
몇천원 많게는 1～2만원으로 푸짐하게 쏘고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는 선배의 마음은 얼마나 풍요로울까?
˝야! 너 영철버거 먹어봤냐? 야 와서 먹어, 내가 산다.˝
이런 저런 경로로 알게 된 사람들 덕분에 아저씨 손은 하루종일 햄버거
만들기에 분주하다. 물론 아저씨의 손을 떠난 영철버거는 불과 몇 초면
이미 학생들에 작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영철버거 아저씨와의 인터뷰시간은 밤 11시 40분경. 이쯤이면 손님이
없겠지하는 생각으로 나섰다. 하지만 웬걸 여전히 많은 잠깐이면 되겠
지하는 생각은 끊임없이 몰려오는 사람 때문에 결국 마감시간인 1시까
지 기다려야 했다. 하기야 MBC 모PD는 촬영허락을 위해 3시간을 기다
렸다는데 이 정도야 뭐 대수리.
다음은 쥔장 이영철씨와의 대화내용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 무제한 음료수 제공은 어디에서
나왔나요?
- 빵을 먹으면 음료수가 필요하잖아요?
처음에는 한잔씩 직접 줬는데 얼마 후 그냥 직접 맘껏 먹을 수 있도록
컵이랑 음료수를 배치했어요. 아무래도 직접 주게 되면 본전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조금 덜 주게 되는데 사실상 하루 정리할 때 보면 얼마
차이 나지 않는데 인색하게 되는 거죠 조금이라도 더 먹으라고 음료수
무한대 공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 인가요?
- 학생들이 잊지 않고 찾아 와줄 때 보람을 느껴요. 돈을 벌기 위해서
라기보다 내가 만든 영철버거를 먹고 사람들이 행복해 하면 보람을
느끼죠.
언제까지 영철버거를 팔 계획인지요?
- 학생이 내 영철버거를 먹으로 오는 한 이 일을 계속 할겁니다.
물론 더 크게 확장할 생각도 없구요. 이걸 먹으러 오는 사람이 있고
아는 척 하는 친구가 있어서 고되기는 하지만 즐겁고 행복하기만 해요.
영철버거를 운영하면서 힘들지 않으신지?
- 일을 끝내고 바로 새벽장터에 가서 직접 야채를 골라옵니다.
신선하고 좋은 야채를 사기 위해서 집 대신 새벽 장터를 택한 것이지요.
그래서 평균 일하는 시간 17시간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이 영철버거
가 학생들에게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영철버거의 마진은 얼마나 되나요?
- 피망, 배추... 야채들을 5천원을 마진선으로 잡고 가격을 천원으로
측정한 것인데 요즘 야채가격이 2～3만원 선이어서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진짜 힘들면 학생들의 양해를 구해서 장부를 공개할겁니다.
하지만 진짜 힘들지 않는 한 품질과 함께 천원의 가격은 지켜나갈 계획
입니다.
힘들게 시작해서 독특한 요리로 자리를 잡아가는 요즘 비법을 알려달라
고 오는 사람들이 많 은데 이씨는 기꺼이 가르쳐 주신다.
이씨와 같이 힘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서라고 할까.
요즘 영철버거에 가보면 방송국 공채 탤런트 출신의 두 분이 아저씨와
함께 일하고 있다. 누구냐고 물으니 이씨는 “이분들 자리 잡을 때까지
도와주기로 했어요”라며 “영철버거 만드는 법도 가르쳐주고 자리도
알아 봐 줘야 완전히 맘을 놓을 수 있을꺼 같아요”라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도움을 줄 예정이란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이씨의 모습은
‘베푸는 자에게는 항상 그 만큼의 보답이 돌아온다’는 평범한 진리가 떠
오른다.
학생들에게 형이나 오빠와 같이 살갑게 대하며 인생상담을 도맡아하는
이씨의 진솔한 모습이 커뮤니티 사이트인 프리챌에 영철버거 마니아들
의 모임(http://www.freechal.com/ychburger)까지도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고연전 기간이 되면 웃으면서 1000개의 영철버거를 학생들에게 뿌릴 수
있는 영철버거 아저씨. 고대인의 행복을 오래도록 책임져주세요.
[해피인에서]
http://www.happy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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