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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까지 치료해주는 악기병원 |  | |
| 대전 대흥동의 이창수씨]
대전의 도심지 한가운데에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도청과 대전역 사잇길을
걸어가다보면 관현악기를 전문으로 수리하고 피아노 조율 및 각종 악기를
판매하는 ＇악기병원＇이라는 곳이 눈에 띄는데 그곳에서 즐겁게 일하고
계시는 이창수(56)님을 만나봤다.
전화통화를 마친 뒤에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계량한복을 입은 분이 반가히
맞이해주신다. 자리에 앉아 옆을 보니 신문에 실리셨던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벽면을 오랫동안 쳐다보자 사람들이 취재한 기사의 내용을 가져온 것이라고
하였다.
많은 취재기자들과의 만남이 있으셨던터라 자연스럽게 질문과 대답형식이
아닌 살아온 삶에 대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군대를 가기 전까지 자신이 장애인인줄 몰랐던 분, 그 사실을 알고 인생에
딱 한번 좌절감을 느꼈다는 이창수님은 장로인 아버지와 집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때부터 손재주가 좋고 성격 또한 활발해서 항상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그때 친구들중 많은 수의 사람들과 계속해서 연
락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채팅을 해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가끔씩 어울려서 술도 한잔 기울이는
매우 개방적이면서도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계셨다.
못 쓰는 물건을 주워다가 새롭게 고쳐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변모시키고 불우한 이웃이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분. 컴퓨터를
고쳐서 불우한 이웃에게 주고 버려진 각종 악기들을 가져다 고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비가 오는날, ‘악기사랑’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서 있
으면 우산을 공짜로 얻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나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서 평상시 사람들이 버리거나
못쓰는 우산들을 손질해서 모아두었다가 이것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가게에 보이는 것들의 99%가 다 재활용품이었다.
손수 만들었다는 악기 고치는 기계에서부터 못과 나사등이 빽빽이 차 있는
30년된 공구함, 개조해서 만든 난로, 커피를 끓여먹기 좋게 개조한 커피포트
등 다양한 물품이 빼곡히 차 있었다.
옆문을 열고 나가자 바깥에 수많은 재활용품들이 놓여 있었다. 창고안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수많은 물건들 - 우산, 자전거바퀴, 난로, 각종공구 - 이
놓여있었다. 옛날에는 바깥 전체에 물건들을 나두었는데 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이 들어와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물건들은 바로 나누어주고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은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아는 단골들이나 친구들은 뭐가 필요하면 우선 나한테 오지. 왠만한 것은
다 있으니까. 나사나 못은 하나씩 팔지 않잖아. 그럼 근방 지나가다가 들려서
하나씩 가져가곤 해.”
일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가게에서 고치는 물건중에 많은 것들은 다른
곳에서 고치지 못하고 마지막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기술자들
이 한분야에만 정통하지만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등 모든 악기를 다 고칠수
있는 기술을 지니고 계신다.
미국 유학기간동안 피아노조율사로 근무도 했었고 현악기제작 및 수리도 하신
분이라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옆에 놓여있는 파일속에는 옛날에 공부했던 내용
들이 빼곡히 정리되어 놓여있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직업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돈도 중요하지만 조금 덜 받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이라고. 공휴일은 반드시 쉬는데 주로 낚시를 간다고 하셨다. 몸과 마음의 피로
를 풀고 다시금 새로운 일주일을 시작한다고 하셨다.
개량한복을 입고 다니는 터라 몸가짐을 항상 주의한다고 한다.
아파트의 쓰레기를 항상 주우셨고 아침마다 집앞 놀이터에 의자를 닦았다고 한
다. 남들이 알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는 됨됨이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먼저 실천하면 주위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같이 동참하게 된다는 것이다.
2명의 자식과 부인이 있는데 가족 역시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부인은 유치원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그 외에 시간에는 성가대 활동을 하면
서 불우한 이웃을 돕고 있고 큰 아들은 사회복지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했다.
막내는 하사관으로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생활속에서 항상 봉사를 몸소 실천
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때 부모님의 행동을 보면서 자연스레 배우
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외국에서는 어렸을때부터 봉사활동을 자연스레 배우기 때문에 커서도 남을 돕
고 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지. 아이들이 걸어다닐때부터
생활화되었으면 좋겠어. 옛날에는 아파트라도 옆집에 누가 살고 윗집에 누가
살고 다 알았는데 요즘은 아무도 모르잖아. 빵을 하나 사도 이웃간에 나누어
먹을 수 있는 문화가 이루어지면 좋겠어. 부자란 마음이 풍년인 것 아니겠어?
이웃간에 정이 오고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
미국에서는 주말마다 자신이 쓰던 물건을 파는 장이 선다고 했다.
자기 집 앞이나 몇집이 모여서 공동으로 물건을 내어놓고 싸게 파는 것인데
여기에 가 보면 오래된 물건에도 겉포장과 설명서가 고스란히 들어있다고 한다.
다음 사람을 위한 커다란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였다.
돈을 벌기 위해서 직업을 선택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보수가 좀 적어도 자기가 하는 일이 즐거워서 해야 그게 진정한 일이지 오직
돈만을 보고 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후회만 들 뿐이라고 하셨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1시간 30분씩 달리기나 수영을 하면서 체력을 다지
고 하루를 시작하는 분.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즐겁게 일을 하고 언제나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 생활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취재를 마치고 칼국수
를 먹는 시간에서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
를 들을 수 있었다.
수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계셨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으셨다.
그저 조용히 남들을 돕고 계시는 것이었다. 사회를 위한 봉사를 실천하고 계시
는 분들을 많이 알아서 그분들의 삶을 해피인들의 마음속에 심어주고 우리도
거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해피인의 특강이 계획된다면 꼭 연사로 초청하고 싶은 그런 분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사는 삶,
그러면서도 항상 낙천적이시고 개방적인 그런 해피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으면 한다.
[해피인에서]
http://www.happy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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