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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  | |
| 백 서른 아홉 개의 이야기
어렸을 때는 타의에 의해 혼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른이 된 후에는 반은 자의에 의해 또 반은 타의에 의해 여전히 혼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아무런 꾸밈 없이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해 준다.
이 땅에 혹은 먼 이국의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시간에 살거나 혹은 먼 과거의 시간을 캐고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
독일의 뮌스터 대학에서 고대근동고고학을 공부한다는 작가는 몇 천년 전의 유물들을 찾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해 준다. 그것은 곧 시간을 캐는 작업이 아니겠는가!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이 지구라는 땅은 그다지 넓지도 않을 뿐더러 언어가 다르다 하여 사람 자체가 다름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백 서른 아홉 개의 짧은 이야기........
백 서른 아홉 개의 사람 사는 이야기.......
그리고 백 서른 아홉 번의 자잘한 감동과 그 속을 비워둔 여백들........
방해물을 제거해 준다는 힌두교의 <가네쉬>라는 코끼리 상을 가진 신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속과 바깥에 있는 장애물들을 제거해주는 가네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사람들의 앞에 가로놓인 장애물은 이 가네쉬가 나서서 처리해준다면 사람들이 겪는 슬픔의 절반정도는 줄어들지도 모르겠다는 헛된 바람을 가져보기도 했다.
양파썩는 냄새로 죽은 어머니를 기억하는 어떤 여자의 이야기, 그 여자에게 있어 부엌에서 나는 양파 썩는 냄새는 늘 마음 한구석에서 그리움이고 안식처일 것이다.
이 짧은 토막글들이 나에게 생각해 볼 시간들을 던져주었듯이 또 누군가 읽게 되면, 이제껏 잊고 지냈던 그리움의 냄새를 읽어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백 서른 아홉 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것이 꼭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짧은 이야기들이 몇 년 전을 회상하게도 하고, 아니면 아주 먼 몇 천년 전으로도 독자를 데리고 가 주는 것 같다.
전혀 꾸밈없는 문장들, 조금은 냉소적이고 조금은 날이 선 듯 날카로운 문장들에서 비릿하게 슬픔이 묻어난다. 외로움 같은 것.......
by 리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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