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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과문학의만남 |  | |
| 인류문화가 전성기를 구가했던 19세기와 20세기는 또한 문화예술계의 격변기였다. 유럽을 중심으로 미술과 문학의 새로운 이념과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각 장르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교유와 반목을 넘나들며 예술혼을 불태운 끝에 현대 예술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던 것이다. 얼핏 보기에 서로 다른 속성으로 영위될 듯한 미술과 문학이 융화와 교차를 거듭해 왔다는 사실은 예술이 곧 하나임을 보여주는 중대한 단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역사에서도 문인들은 곧 대개의 경우 시(詩)?서(書)?화(畵)에 고루 능했으며, 비록 장르가 다르더라도 당대의 문화적 토양 위에서 활발한 교유를 행했었다. 신사임당, 허난설헌, 안평대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그리고 현대 미술과 문학의 거장들에 이르기까지 미술과 문학이 가까웠음을 증명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또 그림과 문학이 어울려 빚어내곤 했던 학창시절의 ´시화전(詩畵展)´이 주는 감동은 문학에의 열정을 한순간이라도 품었던 이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예술과 예술 사이에 있을 법한 그 무엇에 대한 연구가 일천한 실정이고 보면 비록 유럽 중심의 내용일망정 <미술과 문학의 만남>이 풍기는 향기를 소홀히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을 일별해 보면 흥미는 더욱 배가된다. 피카소와 엘뤼아르/자코메티와 사르트르/미로와 브르통/마그리트와 로부그리예/몽드리앙과 뷔토르/모딜리아니와 장 콕토/브라크와 아폴리네르/르동과 말라르메/고흐와 아르토/모네와 바슐라르/마네와 바타이유/쿠르베와 플로베르/제리코와 아라공/세잔과 졸라/드가와 발레리/샤르뎅과 프루스트/와토와 보들레르/푸생과 솔레르스 <미술과 문학의 만남>은 이처럼 예술사를 관통하는 ˝18인의 미술가와 18인의 문학가들이 시공을 넘나들며 교유한 사상과 우정, 그리고 치열한 예술혼의 울림과 되울림을 꼼꼼하게 추적˝하고 있는 예술에세이집이다. 부제 ˝´그림´ 속의 문학, ´문학´ 속의 그림을 찾아나선 예술여행˝에서도 드러나듯이 시인이면서 불문학을 가르치고 이는 저자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미술과 문학의 만남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형식으로 1년여 동안 <월간 미술>에 연재했던 칼럼들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아울러 전면 원색 인쇄로써 명화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편집과 작품들의 소장처를 일일이 밝히고 있어 자료로서도 손색이 없도록 구성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점점 읽는 일보다는 보는 일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살다 보면 우리 뇌세포는 그에 비례해서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생각하고 기억하며 행동하던 사람들이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기억 용량에 의존해서 살아야 한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런 점이 바로 읽는 행위가 배척당하는 세태를 두고 보기 힘든 까닭이며, 고전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진지한 ´읽기´로부터 솟아나는 감동은 결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읽으면 행복합니다´라는 슬로건은 결코 과장된 홍보 문구가 아니다. 누구든지 읽으면 행복해지는 책세상으로의 여행은 손에 이 책을 잡는 순간부터 순조롭게 시작된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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