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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는물고기 |  | |
| 인간의 입장이 아닌, 자연의 입장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맑은 물이 있어야 물고기가 산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다양한 물고기가 물을 맑게 한다. 우리나라 하천에는 200여 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그 가운데 50여 종이 우리의 고유종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민물고기 126종의 생태와 생활습성을 담아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로 만들었다. 하천의 생명을 이어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따라 사는 물고기들이다 하천은 물이 시작되는 상류부터 중류와 하류로 굽이굽이 흐르면서 중간에 호수와 여울을 만들고, 염분농도가 옅은 기수역을 거쳐 바닷물과 만난다. 이처럼 서로 다른 환경이 만들어지는 곳마다 다양한 생태 특성을 지닌 물고기들이 보금자리를 만들어 아름다운 강의 모습을 이루는 것이다. 생활습성과 생태는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환경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다른 생물을 먹고 살면서 자신은 또 다른 물고기의 먹이가 되어주고, 한 종이 너무 많이 번식하여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일 없이 자연스럽게 하천의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물 속의 찌꺼기들을 먹어 환경을 정화시키는 모래무지나 돌마자도 하천생태계의 신비함을 알게 해주는 물고기들이다. 하천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조언 오랜 세월에 걸쳐 아주 서서히 자연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그곳에서 살아온 물고기의 형태와 유전자 구성이 달라지게 되고, 결국 생식적으로 갈라지면서 새로운 종이 생겨난다. 그렇게 진화되어 우리나라 강의 역사를 말해 주는 것이 200여 종의 우리나라 민물고기들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치 제공자이다. 오랫동안 요긴한 먹거리가 되어왔고, 생명수를 끊임없이 제공해 주고, 관상어로서도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해 왔다. 또한 호기심 많은 사람들에게는 과학적 연구의 재료, 문학과 미술의 소재로 이용되어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혼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서를 순화시키는 역할까지 감당해 낸 것이 묵묵히 흘러온 강줄기이다. 그러므로 강은 인간이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공동운명체이다. 물고기가 사람의 관심 대상에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맛이 좋다든가 하는 이유로 남획되는 것은 삼가야 할 일이다.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사막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환경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생명을 존중하면서 자연을 자연답게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생물종의 많고 적음은 한 나라의 경제적 부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면적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살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고요종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세계적으로 낙후된 사고를 가진 국민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하천에 사는 민물고기들의 이름이라도 알고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이들은 저버리지만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자연을 자연 그대로 유지시키고 세계적으로 풍요로운 나라를 만드는 길일 것이다. ◈ 저자 소개 김익수 어류연구 분야에서 손꼽히는 학자로서, 현재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동물분류학회 회 장, 한국어류학회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물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이학박사를 수여했으며,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학에서 연수했다. 그 밖에도 한국생태학회 편집위원, 일본어류학회 회원, 미국어류양서파충류학회 회원으로 있다. 저서로 교육부에서 발간한《한국 동식물도감 동물편(담수어류)》과,《원색 한국 담수어류 도감》《원색 한국어류 도감》《은빛 여울에는 쉬리가 산다》가 있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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