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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으로 세상을 바꾸겠습니다.” |  | |
| “마을도서관 짓기는‘좋은 세상’만들기” 김수연 목사
사재를 털어가며 문화의 불모지인 농어촌 산간벽지와 섬마을을 찾아 고르고 고른 양서를 매번 수천권씩
기증하는 등 작은 마을도서관 짓는 일을 올해로 17년째 하고 있는 ‘좋은책읽기가족모임’ 대표 김수연(57·
사진)목사의 필생의 화두다. 김목사가 그동안 전국 산간벽지 농어촌, 파출소, 지하철등에 기증한 책만도
약40만권, 액수로는 무려 20억∼30억원이 된다.
김목사는 “독서량과 국가발전 속도는 정비례한다”고 말한다. 한국 성인이 1년에 평균 0.7권, 일본인이 21
권을 읽는데 독서량의 차이가 국가발전 속도와 그대로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좋은 책이 좋은 사람을 만들고, 좋은 사람이 많으면 세상이 좋아집니다. 좋은 책을 읽고 길러진 소박하
고 선한 심성이야말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입니다.”
그러나 도시에는 책이 넘치지만 안읽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김목사는 책을 읽고 싶어
도 읽을 책이 없는 농어촌 산간오지 섬마을을 책을 들고 찾아가는 일을 시작했다.
“책이 없는 아이들에게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고 떠든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아이들에게 책
을 가져다주면 너무나 좋아하지요. 이들을 보면 책을 읽으면 사람이 바뀐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절재 김종서장군의 18대손인 김목사는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은 책을 가까이 하는 일’이라는 가훈의
영향으로 어릴때부터 책을 가까이했다.
아르바이트로 책장사를 하기도 했다. 대학 농촌봉사활동 갈 때면 책을 한보따리 사가지고 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방송국 기자를 하던 그의 삶을 180도 바꿔놓은 것은 1984년 둘째 아들의 죽음이었다.
집에 혼자 있던 6세된 아들이 화재로 사망한 것이다.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그는 86년 신학대에 들어가 종교에 귀의, 좋은 세상 만드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
심했다. 그 방향 중의 하나가 바로 마을도서관 짓기다.
“죽은 아이가 저를 이렇게 변하게 했습니다.” 김목사는 마을도서관 개관식에 가면 책을 반기며 즐거워하
는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저세상에 먼저 간 둘째를 만난다고 했다.
김목사는 87년 지리산 뱀사골 초입 남원군 산내면에 원천마을도서관을 건립한 것을 시작으로 학교나 마
을회관 교회 보육원등으로부터 받은 도서관 운영계획서를 검토한뒤 매년 대여섯개의 마을도서관을 지어
주고 있다. 92년에는 옌볜(延邊)과학기술대학에 4만권을 기증했다.
최근들어 도서관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마을도서관 운동은 새 전기를 맞고있다. 지자체등
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는데다가, 주민들의 도서관건립 지원요청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이 마을의 주민문화센터로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제 역할은 좋은 책읽기 운동이 들
불처럼 번져나가도록 하기 위한 불쏘시개입니다. 남을 위한 삶은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이기도 하죠.”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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