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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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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벌 (이슬기) |  | |
| 붕붕---.
꽃밭에서 꿀을 따던 나는 하늘로 슬쩍 날아올랐어요.
˝어디로 가볼까? 옳지 저기가 좋겠군.˝
나는 날개를 팔락팔락 움직이면서 이리 저리 날아다니다가 어느 커다란 집으로 날아갔어요.
거기는 바로 학교였어요.
동그란 눈을 떼룩떼룩 크게 뜨고 교실 안을 들여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안으로 쑥 들어갔어요.
˝봄이 왔습니다.
들길에는 들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소리가 너무 맑고 좋았어요.
나는 아이들 모르게 교실 뒤쪽 화분에 심겨져 있는 꽃나무에 살짝 앉았어요. 거기에서 보니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잘 보였어요.
그런데, 열심히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네요.
어머, 쟤 좀 봐요.
교실 뒤쪽에 앉아 있는 아이인데, 연필로 지우개를 자꾸만 콕콕 찔러대고 있는 거예요.
˝아야, 아야!˝
연필로 콕콕 찌를 때마다 지우개가 소리를 지르면서 울고 있는데도 그 아이의 귀에는 들리지 않나 봐요. 거기에다가 지우개의 얼굴에 낙서까지 하고 있어요.
´어휴, 이 심술꾸러기야! 너는 장난으로 하는지 몰라도 지우개는 몹시 아파한단 말이야!˝
나는 소리를 치고 싶었어요.
가만히 살펴보니 그 아이의 양 볼에는 심술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요.
나는 그 아이에게로 날아가 볼을 콕콕 찔러 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요. 왜냐하면 엄마가 그 침은 한 번 밖에 쓸 수 없는 거라고 아끼라고 했거든요.
어머, 선생님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는 아이가 또 있군요.
그 아이는 선생님 눈을 몰래 피해서 앞에 있는 여학생을 자꾸 괴롭히고 있었어요. 손가락으로 뒤통수를 쿡쿡 찔러 보기도 하고, 머리칼을 잡아당기기도 했어요.
여학생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했어요.
´어휴, 저런 나쁜 녀석.´
그런데, 말썽꾸러기가 또 하나 있었어요.
공책에다가 자꾸만 낙서를 하는 녀석이었어요. 아이가 낙서를 하다가 훌쩍 펴는데 보니 쭉 찢어진 공책장 마다 이상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어요.
˝난 싫어. 왜 내가 너 같은 아이가 주인이 되었는지 몰라.˝
공책이 잉잉 울었어요.
´어휴, 저런 꾸러기들.´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내 작은 입이지만 꽉 깨물어 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연필로 지우개를 콕콕 찌르고 있는 녀석 앞으로 날아갔어요.
˝어? 벌이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자, 교실 안에서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던 다른 아이들도 모두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어요. 그 많은 눈동자들을 보니까 갑자기 겁이 더럭 났어요.
˝진짜, 벌이다.˝
˝잡자!˝
제일 먼저 심술꾸러기, 말썽꾸러기들이 벌떡 일어나더니 두 팔을 번쩍 들고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어요. 어떤 녀석은 빗자루까지 꺼내 들고 나를 쫓아왔어요. 나는 깜짝 놀라 달아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 일일까요?
분명히 아무 것도 없는 하늘같았는데, 내 몸이 무엇에 부딪쳐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다시 몸을 뒤로했다가 날아보았지만 내 몸은 계속 걸렸어요.
뒤에서는 아이들이 막 따라 오고, 앞으로는 나갈 수가 없고.......
온몸에서 진땀이 바작바작 났어요.
˝잡아라!˝
˝잡아!˝
아이들은 내 아래쪽에까지 와서 두 손을 뻗치고 팔짝팔짝 뛰었어요.
분명히 들어올 때에는 들어왔는데, 왜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일까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가 들어온 곳은 열린 유리창이었고,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닫힌 유리창이었어요.
˝그만 둬!˝
선생님이 소리를 버럭 질렀어요.
˝저 아기 벌에게도 엄마가 있단다. 엄마에게 살려 보내 줘야 해.˝
그제서야 아이들은 슬금슬금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며 나를 따라오지 않았어요. 선생님이 유리창을 드르륵 열었어요.
마침내 교실 안에서 쑥 빠져 나올 수가 있었어요.
˝잘 가!˝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창문에 올망졸망 붙어 서서 손까지 흔들어주고 있었어요.
나는 교실 근처를 한 바퀴 빙 돌아서 하늘 높이 올라갔어요.
저 멀리 친구들이 윙윙거리며 꿀을 따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나는 그쪽으로 날아갔어요. 조금 전에 교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줄까, 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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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
가끔 우리 교실에 아기 벌이나 나비, 잠자리들이 날아 들어올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여러 분은 어떻게 하나요?
모른 척하고 공부한다고요.
아니죠. 대개는 그걸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지요.
그러면 벌이나 나비들은 유리창 밖으로 달아나려고 하는데, 유리창 때문에 날아가지 못하고 쩔쩔 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유리창을 열고 날려보내 준다면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겠어요?
아기 벌이 교실에서 차례차례 보았던 것처럼 행동을 하는 친구들은 없는지 생각해 보세요.
소나기
짝꿍과 싸우고
토라져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소나기가 쫙쫙.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고,
˝어?˝
저 앞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짝꿍.
부를까,
말까.
망설이는데.
짝꿍이 돌아보며
씽긋이 웃는다.
˝빨리 와.
같이 쓰고 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워 본 적이 가끔 있지요?
싸우고 나서, ´조금만 참을 걸.´ 하고 금방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내가 먼저 사과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뜻 친구에게 말을 걸지 못할 때도 많이 있지요.
이 동시의 글감은 바로 친구와 싸웠던 날입니다.
토라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비가 쏟아져서 곤란하네요. 이럴 때 먼저 손짓을 해 준 친구가 얼마나 고마워요. 혹시 여러 분 중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었나요?
그래요. 친구는 싸우는 상대가 아니랍니다.
서로 돕고, 아껴주면서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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