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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문 |  | |
| 지난 한 세기는 아시아에 속한 국가들에게 있어서 시련 그 자체였다. 서양 제국주의의 물결에 의해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들은 하나하나 몰락해갔고, 그러한 흐름은 너무도 거세게 그리고 빠르게 전개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불안감만이 존재했고, 특히나 세상에 눈을 뜨고 있던 일부 지성인들에게는 모든 면에 있어서 격동기가 아니었나 한다. 우리 나라가 그러했듯이, 아니,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욱 큰 혼란을 겪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그 순간 나의 머릿속엔 가득 찼었다. 강성한 중국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수많은 움직임들이 존재했고, 그들의 주된 목적은 결국 중국의 부강이었지만, 그러한 하나의 목표를 놓고도 다가서는 방식에 있어서의 차이점은 극복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아니, 그로 인해 대립하고, 갈등하고 맞부딪히게 되는 그 과정 하나하나는 어쩌면 비극이었던걸지도 모른다. 나라를 되살리는 길이 청조의 부강이라고 믿었던 위안스카이, 우유부단함 때문이라고 하긴 머하지만 결국 바라보며 안타까워할 수 밖에 없었던 뤼쉰,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쑨원과 그의 뒤를 이은 장제스. 그 외의 모든 인물들. 시대가 위인을 만든다고 하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그들이 살아가던 그 시절 중국이 강성했다면, 그들은 아마도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없었을 것이다. 부강했던 시절의 역사는 왕 하나의 이름만으로 정리되는 면이 없지 않은게 동양의 역사이니 말이다. 그들은 역사가 만들어낸 위인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그들이 위대해진것은 아니었다. 그들만의 끊임없는 고민과 번민들, 수많은 민중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모습들, 서양 자본의 침투로부터 중국을 지키고, 나아가 발전시키고자 했던 실천들이 모여 오늘날 그들의 이름을 역사에 남게 한게 아닐까 싶은 것이다. 지난 80년대 천안문 사태 이후, 천안문 이라는 이름은 국제적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곳은 피로 물든, 중국 역사의 아픔의 상징이었고,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로 다가가고자 하는 시련의 몸부림이 묻어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천안문은 투쟁하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의 거점이었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인물들, 이 시대 중국에서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서려있는 장소였음을, 이 책을 읽고난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때론 커다란 대의에 앞서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바라보기도 했고, 원대한 꿈에 비해 뒤떨어지는 행동력으로 인해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던 그들. 그들은 결코 완벽친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수많은 자본주의 국가들 틈에서 중국이, 비록 조금씩 자본의 흐름을 수용하고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라는 하나의 체제를 견고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이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들이 겪었던 시련의 역사가 존재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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