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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혁명-무엇을할것인가 |  | |
| 세계 최초로 사회주의 국가를 이루었던 나라. 러시아의 화려한 역사도 이제는 더 이상 현실로 여겨지지 않는다. 매섭게 몰아치는 시베리아 바람과 가난과 통제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모습. 우리는 ´소련´이라는 단어와 함께 이러한 이미지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 자체가 그러한 가난을 불러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논쟁을 벌임에 있어서 어떠한 체제가 더 우월하다 라는 하나의 가치판단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인해, 그와 같은 현상들이 마치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혁명으로 인해 야기된 것마냥 매도되었던게 지금까지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주의에 대해, 특히 그러한 사회주의를 불러일으킨 하나의 혁명에 대해 논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위험하다. 특히나 완전하다 말할 순 없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공고하다 여겨지는 ´북한´이라는 사회주의 체제를 국경에 접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더더욱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러시아혁명은 어쩌면 이미 하나의 역사로 한 걸음 우리에게서 물러섰기에 논하는 것이 가능한게 아닐까 한다. 아니, 더 이상 러시아가 예전만한 강대국일 수 없기에, 미국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힘과 세력의 균형을 이루는 국가일수 없기 때문에, 조금 더 혁명에 대해 유연하게 바라보고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기전 정말 무지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레닌으로 대표되는 볼셰비키당이 폭력을 동원한 혁명을 일으켜 하나의 나라를 장악하고 동유럽의 여러나라들 역시도 폭력을 통해 암묵적으로 사회주의 체제에 동조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라는 식의 사고. 그것이 지금까지 나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식으로 러시아 혁명을 이해하려 들었던 것은 착각이지 않나 싶다. 실제의 러시아 혁명은 그보다 더 복잡했으며, 상부의 혁명에 대한 지시가 있기 이전에, 기층으로부터 올라오는 현 사회의 부정부패, 보수화에 대한 반동의 움직임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시대는 분명 격동기였던 것이다.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그런 시기 말이다. 결국 혁명을 일으킨 주된 세력은 볼셰비키였지만, 그러한 볼셰비키가 절대적 권력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가진 농민층의 경우에는 볼셰비키에 대해 무지했으며, 오히려 멘셰비키를 지지하기도 했었다. 레닌이 100% 볼셰비키와 뜻을 함께 했던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그들의 의견이 엇갈렸던 적도 많았고, 레닌이 주장한 혁명의 방식에 대해 너무도 급진적이고 굳이 그렇게 할 필요까진 없다는 식의 온건 노선을 주장했던 볼셰비키당이기도 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여지는 그림과 사진들은 혁명의 생생함을 더 활기차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살아있는듯한, 마치 지금 나의 눈앞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많은 군중이 모여서 지금의 전제권력을 대표하는 황제의 상을 파괴하고, 모두가 같은 구호를 외치면서 사회의 변혁을 꿈꾸는...러시아 혁명은 제대로 아는 그 순간부터 결코 단순한 폭도들에 의한 한 전제황권의 무너짐 혹은 사회체제의 붕괴가 아니었다. 그것은, 진정한 변화를 꿈꾸는 세력, 비록 소수이긴 했지만 행동치 않는 모든 이들의 욕구를 가슴에 품고 있는 이들에 의한 사회변혁 운동이었던 것이다.
by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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