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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웃긴남자
물론, 김용옥의 방송쇼가 나름대로 개그 쇼라는 점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적어도 김용옥의 노자 해석은 인류 역사 2000년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방송 쇼와는 별개의 문제로 그는 전문적으로 세계 유수의 철학자들로부터 철학훈련을 받아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용적으로도 그의 노자 해석은 인류 역사 2000년간의 모든 철학자들의 노자 해석에 연결되어 있다. 한편, 저자의 번역은 저자 나름대로의 생각이다. 최근 세태가 아무리 포스트 모던의 시대이고, 개인 합리화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노자의 철학에 대한 학문적 이해가 거의 희박한 상태에서, 현대인의 단순 경색적인 사유 바탕을 가지고 김용옥의 해석을 원색적으로 비판한다면, 저자의 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다. ´도를 도라 말하면, 도가 아니다.´라는 구절은 동양 철학을 학문적으로 약간만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이해하고 있는 아주 기본적 내용이다.----이 글귀는 ´도´의 철학이 결코 ´爲´로서의 처세학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서두에 함축하는 것이다. 김용옥이 ´도´를 way라고만 해석한다고 했지만, 김용옥을 포함해 동양철학을 조금이라도 깊게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그 ´도´를 현대적 의미의 ´길´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김용옥의 인격이나 그가 하버드에서 동양학을 공부한 것등에 대해 신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런 김용옥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노자 철학의 ´노´자도 이해 못한 저자에 의해 김용옥이 비판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옛말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노자에 따르면, 모든 것을 ´무위´로 행한다는 말이 있다. ´無爲´ 개념을 ´爲´로 받아들이는 저자의 노자 해석은 졸렬하기 짝이 없다. 이런 저자의 해석보다는 중국인 철학자의 저작인 <감산의 노자풀이>를 권한다. 그러면 저자의 해석이 얼마나 오도되어 있는지를 아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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