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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울뿐인세계화 |  | |
| 구조조정, 신자유주의,… IMF 이후 너무도 익숙해진 단어들이다. 갑자기 어려워진 생활과, 그러한 경제난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 IMF를 극복했노라고 이야기하는 언론. 하지만 여전히 나아진 건 없는 서민들의 생활. 그 안에서 왠지 모를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 본인이 재학중인 학교에서는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양성이라는 목적과 함께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컴퓨터 자격증을 하나 획득해야 하며, 토익, 토플 등의 영어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만 한다. 그렇게 두 가지를 모두 통과했지만 난 여전히 외국인 앞에서는 주눅들다 못해 도망가기 일쑤이며,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과 지금의 컴퓨터 사용, 그 깊이면에 있어서는 그다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구비해야만 하는 서류를 준비한 것만 같은 느낌, 졸업 후 기업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양식을 갖춘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세계화 라는 구호 아래 지구촌은 모두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모두가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심지어 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해야 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를 간단히 바라만 보아서는 안 될 듯 하다. 다양성을 침해하고 더 나아가 모든 인간에게 ‘소비’라는 하나의 성향만을 강요하는, 우리는 왠지 모르게 동질화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닌 특정 기업이고, 내가 구입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특정 광고의 이미지에 이끌려 별로 필요도 없으면서, 실제 구입하고픈 의사도 없으면서 순간적인 호기심에, 억누를 수 없는 이끌림에 그렇게 하나하나 긁어모르게 되는 것들. 이러한 삶의 패턴에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3 세계의 국가라 하여 이러한 소비행태로부터 대중들이 안전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곳에서는 소위 선진국이라 이름붙이어진 기업들에 의한 잠재고객 획득 마케팅이 활성화되어 있다. 아니, 그곳 사람들은 단지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국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때문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킬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선조 대대로 살던 땅을 잃는다, 나의 집이 있는 이곳에 갑자기 나의 삶과는 상관없는 도로가 건설되고, 댐이 생긴단다. 그리고 난 하루 아침에 집 없는 부랑자가 되어야만 한다. 그렇게 생긴 도로 근처에는 나의 삶과 상관없는 기업들이 생겨난다. 심지어 그 기업의 국적은 알 수 조차도 없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느 나라에 가도 볼 수 있는 간판을 내건 기업들이니 말이다. 신자유주의 아래서 좀더 작은 것에 대해 선호하는 경향이 커져가고 있단다. 정부는 자신들의 것을 민영화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민영화하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투여되는 공적자금. 민영화되는 그 순간 이미 그 기업은 정부 산하에 있을 때보다 더 큰 무언가가 되어버리고 만다. 정부로부터 지금껏 받아낸 돈으로 구축한 탄탄한 기반. 그리고, 민영화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탄생을 했지만 여전히 정부와는 좋은 관계라는 미명하에 은근슬쩍 받을 수 있는 금전적 도움. 그렇게 그들이 잠식해 들어간 시장은 우리와 같은 소규모 상인들에게 어떠한 틈도 허락치 않는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그들은 부도라도 날만 싶으면, 국가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미명하에 국민들의 혈세를 지원받게 된다. 우리 그 어느 누구도 그러한 국가의 경제정책에 동의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과정은 이미 성장과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암묵적 동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 하다. 내 감정에 치우치다보니 글이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지금의 현실이 나에게는 못 마땅하게 느껴지나보다. 지역친화적이며 친환경적, 그런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달라져야만 하는게 너무 많은 사회. ‘세계화’라는 단어가 왠지 모르게 말장난처럼 느껴만 진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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