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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춤육체 |  | |
| | ˝맞춤육체˝ 도대체 맞춤육체가 무엇일까? 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제목에서부터 오는 묘한 궁금증이었다. ´맞춤´ 이라는 단어는 ´맞추다´라는 동사를 명사화한 것이고 ´육체´라는 단어는 주체(subject)가 명확한 우리의 몸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했다. 남녀가 육체를 결합한다는 뜻인가? 나는 언 듯 요즘 나오는 뭐 그렇고 그런 책 중의 하나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말았다. 더구나 표지에 실린 그림은 우리 눈에 익숙한 비너스 조각상이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러한 나의 음흉한 생각은 표지를 넘기게 만들었고 다시 역자의 서문까지 읽게 만들었다. 그제서야 나는 이 책이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성형수술의 내면세계를 파헤치는 좋은 분석서임을 알았다. 그와 동시에 얼마 전 집사람과 한 산부인과에 들렀을 때 의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의사는 우리부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배속의 아이를 미스코리아로 만들 수 있다´ 결국 나는 이책을 읽기로 했다. 오늘날 우리시대의 화두는 육체인 것 같다. 과거 선현들은 끊임없이 정신세계를 통해 만족과 이상을 찾으려고 노력한데 비해,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육체를 통해 자신을 선보이고 육체를 통해 만족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 몸은 자산이자 무기가 되어 버렸다. 입사시험에도 한 사람의 자질과 능력이 테스트되기보다는 얼마나 날씬하고 예쁜가가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우리의 내면세계를 성형수술을 시도하는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치밀하고 분석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성형외과 의료진의 도움으로 성형수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들이 어떤 이유로 수술을 결심하게 되고, 수술후의 만족도는 얼마나 되며, 의사가 치료가 목적이 아닌 환자의 만족을 위해 칼을 들이대는 수술과정을 잘 기록하고 있다. 결혼후 아이로 인해 가슴이 작아졌다고 불만인 여성의 가슴확대 수술, 사고로 인해 잃어버린 과거 얼굴을 찾고자 수술을 하는 연인, 그리고 13년동안 11번의 코 수술을 하는 남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심리분석을 통해 현대인의 육체에 대한 편견과 집착, 그리고 소망 등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급적 성형수술을 하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점점 어렵고 위험한 수술을 기피하려는 요즘의 의사들의 세태에 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성형수술이라는 것도 우리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며 미용사에게서 머리를 자르고, 영화관에서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사실 다를 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을 같은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열병같이 불어닥친 현재의 성형열풍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결국 성형수술이라고 하는 의료행위와 이 사회의 자주성 상실과 맞아 떨어져서 발생되는 행태가 아닌가 싶다. 현대인들은 비록 바쁘게 살고 그로인해 어느 정도 물질적 풍요를 얻은 것도 사실이지만 점점 자기존중과 자존심을 상실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현대인들은 나 자신의 삶보다도 남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더 궁금하다, 나는 나의 일을 묵묵하게 해내며 나 자신의 계획대로 차근차근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나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해본다. 그래도 이제 그만 몰려다니자고 말하고 싶다. 나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성형수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주체성 문제를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고 그리고 많은 대화를 통해 나의 이러한 편견도 비판받고 싶다. 기회 있으면 같이 고민해 보자고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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