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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시작을위한선택 |  | |
| 새벽은 장엄하다. 어두움과 밝음을 위해 어두움이 밝음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는 시간, 아니 밝음이 어두움을 물리치는 시간이다. 아침은 찬란하다. 새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여태껏 동해의 해돋이를 직접 보지 못했지만 나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이 벅차다. 해돋이앞에서 춤추는 무희를 생각했다. 벌겋게 물드는 바다와 호흡하듯 무희의 몸도 벌겋게 달아 오른다. 정오는 뜨겁다. 태양의 극치, 하루의 극치, 절정이기 때문이다. 최정점에서 최고인 때. 모든 것을 밝히 드러내는 적나라함이 두렵기 조차 한 때가 지나면 부드럽고 따뜻하며 온순한 오후가 온다. 겸손하게 어둠을 맞을 준비를, 어두움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자리를 정돈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오후. 지는 해를 우리는 서러워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후가 없으면 어떻게 저녁이 오고 밤이 오겠는가. 또 아침이 올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은 생각을 함께 하는 책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선택>은 원래 제목이 이다. 그러니까 짐 다시 싸기라고 하면 될까? 글쓴이는 아프리카 오지 여행중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온갖 장비와 도구들을 죄다 배낭에 싸매고 여행을 떠났다가 거기서 마사이족을 만났는데 그는 창 하나에 맨몸인데도 여행하는데 큰 부족함이 없었던 데 비해 자기는 무거운 배낭속에 든 물건들을 하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메고 다니느라 심신이 지쳐 제대로 자연을 즐길 수 없었다는 것.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만 싸들고 나섰으면 훨씬 몸과 마음이 가벼웠을 여행이 짐꾼 정도밖에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화 하나는, 격무끝에 아내와 휴가를 보내려던 남편이 벼르고 별러 집에서 떨어진 곳까지 가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 제대로 여행을 즐기지고 못했는데 아내가 하는 말즉슨 도대체 우리가 뭐하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얼마든지 집근처의 훌륭한 식당에서 멋진 음식을 먹고 집에서 푹 자도 좋았을 둘만의 시간을 기를 쓰고 멀리 가느라 낭비한 셈이 된 것이다. 휴가의 목적이 둘만의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었지 결코 먼 곳에서 보내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들의 얘기 골자는 일, 사랑, 장소, 목적이 분명하면 나머지는 죄다 쓰레기처럼 하잘 것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인생과 여행에서 중요한 것, 네 가지를 정확히 알고 목적을 갖고 행동한다면 영양가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예화는 이런 것인데 딸과 함께 멋진 곳을 여행하려던 아버지는 목적지 도착하는데만 열을 올린 나머지 가는 여정중 곳곳에 있는 경치와 풍광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돌아올 때 여유를 갖자 장소마다 다른 풍경과 느낌이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과정을 즐기는 삶의 여유는 쫓기지 않는 삶, 누리는 삶에서 비롯됨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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