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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동화(들쥐부부의 썩은 콩)-김문기
들쥐 부부의 썩은 콩


어느 가을 날, 들쥐 부부가 밭에 찾아왔어요.

참 부지런한 그들은 밭 이랑에 아늑한 집을 지었어요. 이곳 저곳에 떨어져 있는 콩과 배추 잎사귀와 새끼 고구마들을 열심히 거두어 들였어요.

˝와! 우리는 이제 부자다.˝

들쥐 부부의 집에는 먹을 것이 가득 쌓였어요. 그런데,

˝여보, 저 썩은 콩들은 버려요.˝

˝그렇게 합시다. 우리 같은 부자가 썩은 콩까지 먹어서야 되겠소.˝

들쥐 부부는 모아놓은 콩 중에서 썩은 것만을 골랐어요.

그런데 그 밭에는 개미들도 수없이 찾아와 먹을 것을 모으고 있지 뭐예요.

˝그 썪은 콩들을 버리려고 하나요? 그럼 저희들을 주세요.˝

˝싫어. 이 얄미운 개미들아!˝

들쥐 부부는 썩은 콩을 먹기는 싫었지만 그렇다고 개미들에게 주기도 싫었어요.

하지만 개미들 때문에 버릴 수 없었어요. 또 다른 곳으로 가 썩은 콩을 버리려고 하면 어느새 개미들이 다가와 있지 뭐예요.

˝참 악착같은 개미들이군. 개미들이 모르는 아주 먼 곳에 갖다 버립시다.˝

들쥐 부부는 썩은 콩을 가지고 길을 떠났어요.

˝아니? 여기도 개미들이 있네!˝

더 먼 곳으로 갔어요.

개미들이 보이지 않는 아주 먼 곳으로 계속 갔어요. 그런데,

˝여보, 여기가 대체 어디지요?˝

˝글세…….˝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들쥐 부부는 먹을 것이 참 많이 쌓여 있는 그들의 집을 다시는 찾아갈 수 없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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